성추행 누명 쓴 故 송경진 교사의 마지막 하루
  • 정락인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06 14:00
  • 호수 14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 부안군 상서면에 있는 상서중학교는 남녀공학으로 전교생 수가 19명인 작은 시골학교다. 고 송경진 교사는 30년 교직생활 중 이곳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었다. 송 교사는 평소 학생들을 끔찍하게 아꼈다고 한다. 특히 가정이 불우한 아이들은 자식처럼 챙겼다.

 

고 송경진 교사의 빈소. 오른쪽은 피해 학생들이 쓴 탄원서 © 유족 제공

송 교사가 숨진 후 장례식장에는 졸업생 포함, 200여 명의 학생들이 문상을 다녀갔다. 송 교사의 부인에 따르면, 지금도 제자들이 전화나 문자를 보내 “우리 선생님 같은 좋으신 분이 왜 이런 일을 당했는지 믿을 수 없다”는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런 송 교사였기에 ‘성추행 오명’은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부인에 따르면, 송 교사는  모욕감과 치욕감을 견딜 수 없어 했다. 그는 결국 ‘성추행 오명’을 쓰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송 교사는 죽음을 앞두고 어머니와 마지막 식사를 하고 학교로 가서 짐을 정리했다. 그리고 책상에서 가족에게 남기는 유서를 쓴 후 차고에서 목을 맸다. 제대로 눈도 감지 못한 상태였다. 유족들은 “고인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겠다”며 모든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