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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역기 들던 산삼박사, 마이크를 들다

앨범 ‘애정전선’ 낸 심마니·보디빌더 출신 가수 장장출씨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2(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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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꽉 찬 카페 속에서도 그를 찾는 건 쉬웠다. 말끔한 회색 정장에 파란색으로 ‘깔맞춤’한 넥타이와 포켓치프, 손목 안쪽에 언뜻 보이는 굵은 체인팔찌와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선글라스까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소위 ‘포스’가 예사롭지 않았다. 나이 오십 줄에 늦깎이 데뷔를 한 트로트가수 장장출씨(53)다.  

 

“아따 마… 오는 데 안 힘들었습니꺼?” 굵고 힘 있는 목소리엔 경상도 사투리의 억양이 그대로 배어있었다. 장씨는 지난해 10월에 첫 앨범 ‘애정전선’을 발표했다. 제목의 뜻에 대해 그는 “남녀 간 사랑이 너무 물질적으로 이뤄지는데다 쉽게 끝나버리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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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애정전선’ 발표한 심마니 출신 가수 장장출씨 

 

가수로서 장씨의 삶은 인생 3막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 1막은 심마니였다. 대구 출신의 장씨는 “처음에는 가수가 되고 싶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왔다”며 “하지만 사기를 당해 수중의 500만원을 몽땅 잃고 대구로 다시 내려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신수양을 할 목적으로 절에 들어갔다고 한다. 산삼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은 이때부터다. 

 

장씨는 “심마니였던 친구의 형을 절에서 만나 같이 산삼을 찾아다니곤 했다”면서 “이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심마니로서 기본기를 닦았다”고 했다. 그는 군대를 갔다온 뒤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전국의 심마니들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회사 ‘심산유곡(深山幽谷)’을 세웠다. ‘깊은 산속의 고요한 골짜기’란 뜻이다.  

 

“저는 일종의 산삼 중개상 역할이었죠. 그 당시엔 정말 특이한 직업이었지예.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거든요. 산삼은 있다 아입니까, 천운이 닿아야 만날 수 있는 겁니다. 아주 영험하죠. 예전에 한 백발의 일본인이 제가 판 산삼을 먹고 검은머리가 났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스님 한 분이 제 산삼의 향만 맡고 그 날로 시주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는 말도 들었지예.”

 

 

유명 탤런트와 운동선수, 재벌도 그의 산삼 먹어

 

장씨의 산삼을 먹은 사람 중엔 내로라하는 유명인이 꽤 많다고 한다. 안정환 전 축구선수, 김승현 전 농구선수, 개그맨 이휘재씨, 탤런트 구본승씨 등이 그 예다. 재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장씨는 “이름을 밝힐 순 없다”면서도 재벌들의 성(姓)을 줄줄 읊었다.

 

그는 1990년대 말 KBS ‘TV진품명품’에 산삼 감정사로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산 가짜 산삼이 국산 진짜산삼으로 둔갑된 경우가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물 받은 산삼은 가짜다” 등의 주장을 펼쳐 매스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심마니로 유명해진 장씨는 인생 2막에 도전했다. 불혹의 나이에 보디빌딩을 시작한 것. 그는 “집념 하나로 살아왔는데 못할 게 뭐 있나 생각했다”며 “8년 가까이 주말에도 쉬지 않고 하루 평균 3시간씩 운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닭가슴살과 계란, 토마토, 오이 등으로 구성된 식단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9월 성남시가 주최한 보디빌딩 시대표 선발전 중장년층 부문에서 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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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에 시작한 보디빌딩… “집념으로 못할게 뭐 있나”

 

장씨는 “지금도 술·담배를 멀리하고 계속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팽팽한 셔츠에서 노력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장씨는 휴대폰에 저장된 선수 시절의 사진을 보여줬다. 가슴 밑엔 라인이 뚜렷했고 복근은 선명했다. 그의 손바닥을 만져봤다. 손가락 마디마다 박혀있는 굳은살이 여전히 딱딱했다.     

 

이번에 시작한 노래는 장씨가 거의 30년 만에 다시 이룬 꿈이다. 그는 “젊었을 때 지방에서 노래대회 나가면 매번 우승하다시피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본인의 노래실력을 점수로 매기면 몇 점을 주겠는가’란 질문에 주저없이 “100점 만점에 100점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이런 얘길 꼭 해야 하나요?”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하지만 그저 실력에 자신이 있어서, 혹은 본인만 좋아서 가수에 도전한 건 아니라고 한다.

 

 

“봉사정신에 입각해 가수 시작했다”

 

“요즘에 TV 한번 틀어보이소. 성인가요 틀어주는 방송이 얼마나 있습니까? 트로트계가 너무 침체돼 있다는기라. 저는 봉사정신에 입각해서 가수를 시작했습니다. 내 목소리는 작지만 트로트의 부흥에 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동료들과 선후배들이 이런 정신으로 서로 도와준다면, 트로트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하지 않겠습니꺼!”

 

봉사정신은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다. 장씨는 서울 각 지역의 문화센터에서 무료로 노래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음반도 공짜로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장씨의 바람은 ‘애정전선’의 노랫말에 녹아있다. 

 

“잊지 말아다오. 너의 인생에 나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만을 사랑한다. 이 약속은 꼭 꼭 꼭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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