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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핵실험 수소탄 서울 통째로 날릴 수 있다

정부, 수소탄 아닌 증폭핵분열탄으로 평가절하 “北 핵무장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 대응센터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6(Sat) 13:00:00 | 14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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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북한은 지난 9월3일 전격적으로 6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 쓰인 것은 수소탄 탄두라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다. 핵위협이 상시화되다 보니 수소탄 폭발실험이 얼마나 커다란 위협인지 무뎌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시험결과는 매우 심각했다. 우리 정부는 폭발로 인한 진도가 5.7이었고, 이를 파괴력으로 환산하면 50kt 정도라면서 다소 평가절하하고 있는 듯하다. 주변 4강이 보는 시선은 다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진도 6.3으로 관측했으며, 일본은 6.2로 관측했다. 심지어는 북한의 핵 위협을 고의로 낮게 평가해 온 중국과 러시아도 각각 진도 6.3과 6.4로 평가하면서 이번 실험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인식하고 있다. 진도 6.3으로 관측했을 경우는 작게는 100kt, 많게는 1Mt급의 파괴력을 갖춘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히로시마에 사용된 핵은 15kt급이었으며 나가사키는 21kt이었다.

 

상황이 급박해졌지만 우리 정부는 위협 평가에 인색하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6차 핵실험의 파괴력을 수소탄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부 정부 브리핑을 보면 수소탄의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수준으로 평가하는 듯한 느낌이다. 핵폭탄은 크게 수소탄과 원자탄으로 구분되지만, 그 폭발력은 수소탄이 훨씬 강력하다. 수소탄이 원자탄의 수천 배 파괴력을 지녔다. 증폭핵분열탄은 원자탄에서 수소탄으로 가는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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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핵과 전술핵의 차이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전략핵 능력의 확보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전략핵과 전술핵을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통상 핵탄두의 도달거리(운반수단)와 파괴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술핵은 보통 하나의 전구(전쟁을 수행하는 구역) 내에서 활용하는 핵무기다. 예를 들어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면서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들어오는 적의 대규모 병력을 절멸시킬 때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 실제 6·25전쟁이 끝난 이후 미군이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시키면서 병력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배치했던 것이 전술핵이다. 전술핵은 전구 내에서 사용되므로 아군에게도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기 때문에 파괴력이 제한된다. 재래식 폭탄과 파괴력이 별 차이가 없는 수 톤(t) 규모의 전술핵에서부터 수십kt 파괴력까지 다양하다.

 

이에 반해 전략핵은 말 그대로 전략적 목표를 조준한다. 적국의 도시나 산업 시설을 파괴하는 용도다 보니 파괴력도 수백kt에서 심지어는 Mt급에 이르기도 한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수소탄이 바로 전략핵무기에 해당한다. 5차 핵실험의 핵탄두가 서울시로 치면 동(洞) 1개를 증발시키고 구(區) 1개를 초토화시킬 능력을 가졌다면, 6차 핵실험에 사용된 수소탄은 서울시를 통째로 절멸시킬 정도의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이 탄두는 수십kt에서 수백kt까지 파괴력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식(variable yield) 핵탄두다. 전략핵으로도 전술핵으로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미국과 소련은 수소탄을 실용화한 1950년대부터 가변식 수소탄 탄두를 개발하고 실전배치했다. 북한도 그 전철을 뒤쫓고 있다는 말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할 때는 반드시 그 전후로 전략미사일 시험발사를 병행해 왔다. 핵탄두의 위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이 탄두를 운반할 수단의 능력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함이다. 1, 2차 핵실험에서는 대포동2호 미사일을, 3차 핵실험에서는 은하3호를, 4차에서는 광명성4호를, 그리고 5차에서는 북극성-1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보통 미사일 발사는 핵실험을 실시한 후 1개월을 전후해 이뤄졌다. 6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약 1개월 전부터 북한은 전략미사일을 2차례나 발사했다. 7월28일에는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화성-14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2차로 발사했고, 8월29일에는 괌 포위사격을 위협하던 화성-12형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을 일본 상공 넘어 태평양으로 날린 바 있다. 어김없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정해진 수순을 밟은 것이다.

 

 

北, 핵무장 국가로서 운용능력 과시

 

북한은 미사일 자체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발사뿐만 아니라 운용능력 검증을 위한 실전적 발사도 반복하고 있다. 이미 배치돼 있는 스커드·노동 계열의 미사일은 작년 7월부터 3~4발씩 묶어서 동시에 발사하면서 실전태세를 과시했다. 올해 북극성-2형과 화성-12형의 경우 실전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시험발사 이후 3개월 만에 정상 각도로 발사한 바 있다. 이미 2차례나 발사한 화성-14형이라면 한 달여 만에 쏠 수도 있다. 그래서 9월9일 북한 건국기념일을 앞두고 화성-14형의 실전검증 발사를 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또 다른 신형전략미사일인 ‘북극성-3’형 SL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듯 북한은 이제 단순히 무기체계의 능력을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 실제 핵무장국가로서 운용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압박을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지난 8월15일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한 것이나, 8월29일 화성-12형을 일본 상공 너머로 날린 것은 모두 실전발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실전적 능력을 과시할 수 있도록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다양한 현지지도와 미사일 발사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핵 시위의 강도를 높여 관련국들로 하여금 이제 북한이 핵무장국가임을 사실상 인정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북한이 이렇게 핵무장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그 위협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북핵 대응의 레드라인이란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단계’라면서 기준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이번 핵실험에 사용된 탄두를 증폭핵분열탄 정도로 낮춰 보는 것은 정부부처들이 대통령의 지침을 따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지점이다.

 

북한의 능력을 평가 절하하는 태도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정부들에서도 북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레드라인 기준이 높아지면 질수록 북한 핵개발 단계를 정당화시켜주는 모양새가 된다는 것이다. 레드라인이 점차 높아지다 보니 어느새 북한은 수소탄까지 개발하며 전략핵 능력을 보유해 나가고 있다.

 

 

우리 정부 대응책 있나

 

북한 핵 도발에 맞서 우리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제시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발족 초기에 일반 환경영향평가 실시 등으로 지연되던 사드(THAAD)의 추가 배치도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사드포대 배치가 완료됐다. 사드 배치완료는 단순히 미사일을 막는 차원이 아니다. 북핵에 대응하는 미국의 확장억제 자산이 한반도에 추가된 것이다. 또한 한·미 대통령 간의 전화통화에서는 수십억 달러의 미국산 무기와 장비를 구입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개념적 승인’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었지만, 결국 한·미 동맹을 어느 때보다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다.

 

‘스스로 책임지는 국방’을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사일 중량제한 폐지다. 1979년 한·미 미사일 지침이 발효된 이후 최대사거리에서 탄두중량은 500kg으로 제한돼 왔다. 중량제한이 철폐돼 탄두중량이 1톤 이상으로 증가하면 적의 군사시설에 대한 파괴력은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특히 탄두에 벙커버스터와 같은 특수한 기능을 포함할 수 있게 된다. 지하벙커에 아무리 핵심장비를 숨겨도 이를 파괴하겠다는 말이다.

 

사실 미사일 중량제한 폐지가 갖는 다른 함의(含意)가 있다. 즉 1톤 이상의 탄두를 실을 수 있게 함으로써 만에 하나 우리가 핵을 개발했을 시에 곧바로 탑재하고 쏠 수 있는 플랫폼을 미리 갖게 된다는 뜻도 있다. 애초에 미국이 탄도미사일의 중량을 500kg 이하로 제한했던 것도 결국 핵무기 탑재를 못하게 하겠다는 숨은 뜻이 담겨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단 하나, 바로 핵탄두다. 우리는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를 만들 수 있을까.

 

일부 핵공학자들은 단 6개월이면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3~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민국은 원전 폐기물의 재처리 권한이 없어 핵을 무기화할 수 있는 경험을 쌓지 못했다. 심지어 이웃 국가인 일본은 진작부터 하고 있는 일이다. 핵 재처리 능력을 갖지 못한다면 6개월 내 핵개발은 허무한 공언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잠재적 핵능력을 갖는 데 가장 큰 난관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다. 원전을 쓰지 않겠다는 나라가 재처리를 할 이유가 없다.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려고 해도 우리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스스로 명분을 없애고 있단 말이다. 그래서 원전문제는 환경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안보문제로 봐야 한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는 중국과 러시아의 맹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한반도 비핵화의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핵 재처리 능력을 확보해 잠재적 핵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국제적 규범에 따르면서도 실제로 주변국을 압박하는 절묘한 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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