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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백 조건으로 CCTV 설치하다 패가망신

설치업체 돌연 폐업으로 피해 사례 잇달아 …경찰 “잠적한 업체 대표 추적 중”

차성민 인천취재본부 기자 ㅣ sisa312@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6(Sat) 11:30:00 | 14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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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부평공원 앞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진국씨(가명·53)는 지난 5월 가게에 CCTV를 설치했다. 가끔 취객과 수상한 손님을 대면해 왔던 터여서 덜컥 계약을 한 것이다. 김씨는 설치비용을 싸게 해 준다는 영업사원의 말을 순진하게도 믿었다.

 

김씨는 계약 당시 캐피털 업체를 끼고 대금을 납부했다. CCTV 설치비용 240만원가량은 캐피털에서 완납하고 김씨가 캐피털에 매달 6만6000원씩 갚는 조건이었다. 업체 쪽에서는 영화할인권을 비치하면 매달 6만원을 돌려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업체가 되돌려주기로 한 6만원은 통장에 입금되지 않았다. 당장 항의하려고 담당자에게 연락해 보니 회사가 문을 닫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업체가 설치한 제품은 시중에서 40만원에서 50만원이면 충분히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이어서 더 화가 났다. 김씨는 “나만 당한 것은 참을 수 있는데, 내가 소개해서 옆집까지 피해를 입게 됐다. 동네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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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상품권·페이백 미끼로 CCTV 설치 주의

 

한 CCTV 설치 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애먼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해당 업체에 피해를 입은 상인들만 전국적으로 100여 명이 넘는 데다, 피해금액도 수억원에 달하고 있어 대규모 사기극으로 확산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낸 고소장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업체 대표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 부천시에 사무실을 둔 ◯사는 지난 8월31일 경영상의 이유로 폐업한다는 문자를 계약자들에게 보냈다. 실제로 해당 업체는 8월14일 국세청에 폐업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 계약자들은 김씨와 같이 ‘페이백’ 조건을 담은 이면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이렇게 속은 피해 상인들은 현재 1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적게는 240만원부터 많게는 960만원까지 피해금액도 다양하다. 피해액을 대략적으로 산출해도 수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업체가 LED 전광판 영업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고, 피해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피해가 발생한 지역도 서울, 경기, 인천, 대전, 부산, 울산 등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보니 피해자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체의 영업전략은 이렇다. 우선 전화상담원이 무작위로 상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CCTV와 LED 전광판 설치를 권유하고 담당 영업사원이 가게를 방문한다. 영업사원들은 상인들에게 영화할인권을 미끼로 ‘페이백’을 약속한다. 여기에 속은 상인들은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다. 이들의 영업전략에는 전통적인 사기 수법들이 등장한다. ‘페이백’이라는 그럴듯한 사기 수법으로 상인들을 현혹시키고 ‘영화할인권’을 미끼로 쓰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영화할인권과 페이백을 동원한 사기행각이 잇따라 발생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해 영세 자영업자 142명으로부터 2억1000만원을 편취해 온 임모(36)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임씨는 지난 2014년 6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전국의 커피숍, 식당, 치킨집 등을 상대로 홍보 업체를 운영하면서 영화예매할인권을 공급해 왔다.

 

업체가 보증금 150만원을 입금하면 매월 영화예매할인권 300~500장씩을 주고 손님들의 영화예매를 대행하는 방식이었다. 임씨는 의무사용기간 8개월이 지나면 보증금을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돌려주지 않고 회사 사업자를 변경하는 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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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는 ‘페이백’을 통해 구매대금을 돌려준다는 권유를 믿고 블랙박스를 구입했지만 해당 업체가 영업을 중단한 사건이 발생했다. 블랙박스 판매 업체들은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스마트상품권(포인트)을 구입하면 대금을 돌려받아 블랙박스를 공짜로 장만할 수 있다며 서비스 이용을 유도했다. 하지만 회사가 지급능력 부족을 이유로 최근 영업을 중단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 몫이 됐다.

 

이번에 사기를 당한 CCTV 계약 과정도 비슷하다. ‘페이백’과 ‘영화할인권’이라는 전형적인 코드가 동원된 만큼 피해자들은 계획적인 사기행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한 상인은 “페이백과 영화할인권은 상인들을 현혹하기 위해 미끼로 쓰인 것이 분명하다”며 “영업사원들도 이런 과정을 모를 리 없다. 대규모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영업사원들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사기행각을 부인하고 있다. 한 영업사원은 피해자들이 만든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영업사원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 영업사원은 “처음부터 교육을 받고 사기를 치러 다닌 영업사원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며 “나를 포함해 일부는 정말 친한 지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해 주었고 지금 여러분들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무분별한 사기 영업이 아닌 회사 대표와 간부들의 회사 경영 실패로 일어난 사태”라고 주장했다.

 

 

경찰, 잠적한 업체 대표 검거에 수사력 집중

 

현재 피해 상인들이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보니 각 지역 경찰서에 별도로 고소장이 접수되고 있다. 해당 CCTV 업체 주소지 관할인 부천 원미경찰서에만 현재까지 30여 건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부천 원미경찰서에 우편으로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로 고소장이 접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천 원미서 관계자는 “계약서 등 서류를 검토한 결과 사기행각이 이뤄졌다고 판단돼 회사 대표 검거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전형적인 사기수법이 동원된 만큼 조직적인 사기극인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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