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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짜 커피를 보고 발상을 전환하라”

[인터뷰] ‘퇴사준비생의 도쿄’ 저자 이동진 트래블코드 대표… “고민의 과정 벤치마킹하라”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6(Sat)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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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퇴사준비생의 도쿄’는 사실 퇴사와 거리가 멀다. 이 책은 퇴사를 장려하지 않는다. “도쿄에서 퇴사의 이유를 찾았다”는 식의 얘기를 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다. 책의 세련된 디자인과 예쁜 사진들을 보면 차라리 여행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책을 펴낸 트래블코드의 이동진 대표가 말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CJ E&M에서 콘텐츠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했었다. 이후 회사를 그만 두고 2015년 10월에 여행 콘텐츠 기획사 트래블코드를 설립했다. 지난해 7월 연세대 졸업생 3명도 합류했다. 이들도 모두 회사를 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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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제안한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도쿄는 트래블코드가 도쿄에서 찾은 독특한 장소 25개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독특함’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이 대표는 “각각의 장소에선 특유의 철학과 가치를 전하는 비즈니스가 운영되고 있다”면서 “독자들이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서 발상을 전환하고 통찰력을 길렀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 비즈니스란 게 뭘까. 책에는 ‘시루카페’란 곳이 나온다. 이곳은 스타벅스 등 대중적인 카페와는 다르다. 정확히 말해 고객이 다르다. 시루카페가 커피 값을 청구하는 대상은 기업이다. 대신 기업은 시루카페를 찾는 학생들에게 회사를 홍보하거나 채용 설명을 한다. 물론 학생들은 공짜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손님 입장에서 공짜 커피는 시루카페만의 특징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강조하려 했던 부분은 아니었다. 그는 “시루카페를 탄생시킨 창업자의 고민을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는 제품이 꼭 커피가 아니어도 된다”면서 “고객을 차별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제품에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발상의 전환이자 시사점”이라고 했다. 


단순 흉내내기는 퇴사 후 사업 망하는 지름길

그런데 꼭 머리를 쥐어 짜내 발상을 바꿔야 할까. 그냥 시루카페를 서울에 열고 삼성과 계약을 맺으면 안 되는 걸까. 이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을 이어갔다. 

“아이템을 그대로 들여온다는 생각은 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순간 성공 가능성은 낮아지거든요. 도쿄와 서울은 환경도, 문화도, 사람들의 성향도 다릅니다. 무엇보다 일본은 지금 구인난입니다. 회사가 사람을 못 구해서 먼저 찾아가고 있죠. 근데 우리나라는 구직난이에요. 시루카페가 정착하기엔 사회적 상황이 너무 다르죠.” 
결국 고민 없는 따라하기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고민의 결과가 아니라 고민의 과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면서 “남들과 똑같은 모델로는 세분화된 고객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내 현실은 이 대표의 주장과 거리가 멀다. 획일화를 강조하는 프랜차이즈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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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따라하기’가 다른 점은?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만8100개로 조사됐다. 2010년(14만8700개)에 비해 5년 사이 약 40% 증가했다. 또 2010년에 2550개였던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15년에 4840개로, 같은 기간 동안 50% 늘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일본에도 카피 상품은 많지만, 다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형태를 따라하는 건 쉬워요. 그렇지만 철학까지 따라하긴 어렵죠. 일본 무인양품(잡화 소매업체)의 상품들은 복제하기가 간단합니다. 디자인이 보편적이거든요. 그래도 사람들이 굳이 무인양품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는 베끼지 못하는 무인양품만의 철학과 분위기가 있거든요. 그 고유의 철학을 파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죠.”
무인양품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7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562억원)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정답은 없다. 주체적으로 재해석하라”

이 대표에게 ‘고민 없이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자기계발서를 보면 ‘이거 해라’ ‘저거 하면 망한다’ 등의 직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퇴사도 마찬가집니다. 꿈꾸는 부분은 사람마다 전부 다릅니다. 각자가 저마다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조언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꼭 하나를 강조했다. ‘주체적인 삶’이다. 그는 “퇴사도, 창업도 모두 주체적인 결정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답은 없으니 주체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체적인 삶은 그가 회사를 박차고 나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가치관은 책 속에 충실히 반영됐을까. 그 답은 인터넷에 올라온 서평 가운데 한 대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는지 다양하게 보여주다 보니, 그동안 내 자신이 얼마나 안일했었는지 극명하게 깨닫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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