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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홈앤쇼핑, 왜 180억 더 비싸게 신사옥 지었나

경찰, 홈앤쇼핑 신사옥 시공사 선정 의혹 수사 착수…前 정권 비리 수사로 확대 가능성 있어

박혁진 기자 ㅣ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8(Mon) 09:30:00 | 14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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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인 홈앤쇼핑의 서울 강서구 마곡동 신사옥 설립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동안 홈앤쇼핑 주변에선 신사옥 시공사 입찰 당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냈던 대림산업이 제외되고 삼성물산이 선정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계속 불거져 왔다.(시사저널 제1452호 ‘이인규 출국, 단순 외유인가 도피성인가’ 참고) 홈앤쇼핑 측은 이런 의혹을 부인해 왔으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올해 초부터 이 문제에 대해 은밀하게 조사를 벌여왔다. 홈앤쇼핑은 민간기업이긴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주주로 있어 민정수석실의 관리 대상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이어진 대선으로 인해 잠시 접어뒀다가 최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가 사건을 넘겨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나 지능범죄수사과는 주로 청와대 하명 사건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사옥 건설 과정에 참여한 삼성물산 하청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전 홈앤쇼핑 신사옥 건설본부장에게 소환통보를 했다. 경찰은 조만간 강남훈 홈앤쇼핑 사장까지 소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안이 강남훈 사장의 배임 혐의는 물론이고 홈앤쇼핑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전임 회장단 관계자들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신사옥에 설치된 미술품 납품 과정에 강남훈 대표의 고교 동창이자 홈앤쇼핑 고문변호사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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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강남훈 홈앤쇼핑 사장 소환 예정

 

시사저널 취재 결과, 경찰이 우선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은 대림산업이 신사옥 입찰 과정에서 떨어지게 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다. 홈앤쇼핑은 2014년 11월24일 사옥 신축공사 관련 제한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내서, 2015년 1월13일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총 다섯 개 회사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삼성물산이 970억4600만원을 써냈다. 문제는 삼성물산보다 180억원(낙찰가 아닌 입찰가 기준) 이상 적은 금액을 써낸 대림산업이 입찰에서 떨어진 것이다. 특히 홈앤쇼핑 측은 ‘대림산업이 써낸 가격이 너무 낮아 문제가 있다’며 일방적으로 대림산업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홈앤쇼핑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이외에 나머지 세 개 업체는 고만고만한 가격을 써냈다”며 “결국 대림산업만 콕 집어서 떨어진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홈앤쇼핑 내부에선 절차상 크게 세 가지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첫 번째는 대림산업이 제안한 가격을 설계가의 70%에도 미치지 않는 ‘덤핑’ 가격으로 보고 떨어뜨린 것이다. 대림산업의 입찰가를 덤핑가로 판단하기 위해선 시공사(설계회사)가 제안한 설계가가 아닌 시행사(홈앤쇼핑)가 자체적으로 예정가격을 내야 한다. 통상적으로 예정가는 설계가의 80% 정도다. 그런데 홈앤쇼핑은 예정가격을 산정하는 작업을 건너뛰고, 대림산업이 제안한 금액이 설계가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버렸다고 한다. 두 번째는 어떻게 이렇게 낮은 가격으로도 건축이 가능한지 여부를 대림산업 입장을 들어보는 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절차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예정가 작업과 청문 절차를 거쳐서 나온 결과물을 가지고 이사회에서 이 사항을 결정해야 하는데, 홈앤쇼핑은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전 홈앤쇼핑 고위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회사가 아무리 낮은 가격을 써냈다 하더라도 그것은 시공사(대림산업)가 떠안는 것이고 시행사(홈앤쇼핑)와는 관계가 없다”며 “그런데 홈앤쇼핑이 일방적으로 ‘너희 회사는 너무 낮은 가격을 써내서 안 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사 덤핑 가격을 문제 삼는다 하더라도 예정가 산출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측 요청으로 관련 내용을 제보한 관계자 역시 “삼성물산이 대림산업보다 훨씬 나은 건설사라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강남훈 사장이 무슨 권리로 혼자서 170억~180억원 손해를 보는 일에 사인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이 부분과 관련한 복수의 참고인 조사를 이미 마친 상태다.

 

 

검찰도 면세점 사업권 매각 관련 의혹 수사

 

경찰과 홈앤쇼핑 안팎에선 이번 수사가 단순히 강남훈 대표의 배임 의혹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이번 사건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기초 조사를 하고 경찰이 넘겨받은 사건이다. 민간기업인 홈앤쇼핑 대표의 배임 의혹만을 가려보자고 본청에서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경찰 역시 강 대표의 배임 혐의보다는 홈앤쇼핑이 굳이 180억원 이상 비싼 가격을 주고 삼성물산을 사업자로 선정한 배경으로 사건을 넓혀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홈앤쇼핑 내부에선 전(前) 정권 실세 그리고 홈앤쇼핑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전직 임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 임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것이 중소기업 업계의 정설이다. 실제로 이번에 소환통보를 받은 전 홈앤쇼핑 건설본부장 역시 전직 임원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홈앤쇼핑 한 내부 관계자는 “경찰이 강남훈 대표의 배임 혐의를 들여다보는 것은 그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며 “강 대표는 문서에 단순히 사인만 한 정도이고 시공사 선정은 중소기업중앙회 측에서 어느 정도 정해 놓고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미 삼성물산 하도급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사전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서울남부지검에서도 홈앤쇼핑 면세점 사업권 매각 관련(시사저널 제1441호 중기청-중기중앙회 홈앤쇼핑 배임 의혹 ‘폭탄 돌리기’ 기사 참고) 강남훈 대표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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