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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입소 않은 장애인들의 버팀목 되고 싶어"

장애인환경사회복지협회 서울주지회장의 늦깍이 봉사 인생

박동욱 기자 ㅣ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8(Mon) 16: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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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집에서 외롭고 힘들게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진정한 가족이 되고 싶습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의 장애아동 재활시설에서 만난 방수호씨(50)는 아이들을 돌보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희망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가 지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환경사회복지협회(중앙회장 김성진)는 지난 2013년 장애인의 권리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조직된 사단법인이다. 이 협회는 지난 4년 동안 전국 각지에 23개 시도협회 및 지회를 둘 정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방씨가 지회장으로 있는 서울주지회는 울산협회 아래 언양읍과 상북·삼남면 등을 관할하고 있는 조직으로, 지난해 말 결성됐다. 장애인환경사회복지협회는 명칭 그대로 장애인의 환경 재활과 주거복지 지원을 활동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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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 세상 밖으로…"재활원서 봉사 참뜻 새겨"

 

방 지회장은 그 자신이 다리 한쪽을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선천성 지체장애 3급이다. 어릴 때부터 온몸이 굳어지는 고통을 일상적으로 겪어오면서 세상에 한을 품기도 했다.

 

학창시설 반항심이 생겨 부모님 속을 어지간히 썩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나쁜 짓한 못난 자식인데, 25년 전 광산에서 노동에 힘겨워하다가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을 하면 가끔씩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방 지회장의 아버지는 언양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자타칭 자수정 전문가였다. 언양 인근은 예부터 자수정 광맥이 발달한 특이한 지역이다. 현재는 자수정 광맥이 거의 끊겼지만 20여년 전까지 만해도 상북 향산리 인근 산과 현재 자수정 동굴에는 자수정을 캐는 작업이 계속됐다.

 

그런 아버지를 둔 방 지회장의 어릴 적 기억은 엄마나 두 남동생과 집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어두운 장면뿐이다. 돈을 적지 않게 만지던 아버지였지만, 남에게 퍼주기 좋아하는 무골호인인 탓에 가정형편은 항상 어려웠다.

 

견디다 못한 엄마가 언양시장에서 곰탕 장사를 한지도 벌써 30년. 고생하는 엄마의 현실을 나이 마흔이 지나면서 눈에 들어왔다고 방 지회장은 술회했다.

 

불혹을 넘기면서 어엿한 가정을 꾸리며 잘 살아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어느 순간 큰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만 끼치는 못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란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집에서 칩거하다시피하던 그는 마음 먹은 대로 이끌려 오지 않는 한쪽 다리를 질질 끌어가며 밖으로 나섰다. 그렇게 선후배 도움을 받으며 세상을 배우다가 봉사라는 참뜻을 알게 됐다.  

 

어느 시설에 찾아가면 모습이 비슷하게 생긴 (다운증후군) 아이들이 막 뛰어와 안깁니다. 처음에는 얼떨결에 이 아이들을 그냥 안았는데, 그 다음엔 뭔가 슬픔이 전해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과 마음을 포갠다는 생각으로 꼭 안아줍니다.

그는 울주지역 재활원에서 그렇게 조금씩 마음으로 배워갔다. 집 밖에서 세상의 또다른 아름다움을 알게 된 그는 자신도 누구보다 사랑할 줄 알게 됐다. 꾀죄죄하기만 하던 그의 옷차림도 그의 바뀐 마음에 걸맞게 환한 모습으로 변했다. 주변 사람들이 붙여준 그의 별명은 '앙드레 방'이다.  

 

그가 주도하는 서울주지회의 회원은 130명. 비장애와 장애 회원 비율이 3대 7 정도다. 지회 초창기이지만 그의 꿈은 크다.

 

환경감시단 활동 강화를 통해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갈 생각입니다. 남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장애인이 아니라 떳떳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도록 서로 어깨 겪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세상을 직접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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