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맹점과 이익 나누는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주목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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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림스치킨이 국내에서 첫 가맹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40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프랜차이즈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란 소리를 들으며 매년 고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돈이 된다’는 소리에 너도나도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과 오너 리스크, 납품 비리, 먹튀 논란 등이 잊을만 하면 불거져 나왔습니다. 여론의 뭇매가 이어지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공정위가 칼을 빼들었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프랜차이즈가맹본사의 원가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가맹점주와 나누는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가 최근 주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익공유제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을 ‘갑을’  관계가 아닌 ‘상생’ 관계로 본 정부 지원 사업입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동시에 성장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만큼 협동조합정관이나 가맹계약서에 ‘이익공유 계약항목’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게임자판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안 하우스 콘셉트의 돈까스 전문점인 부엉이돈까스도 최근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로 지정됐습니다. 부엉이돈까스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CK(Central Kitchen) 공장 설립으로 발생된 소스 제조 원가의 절감 비용을 가맹점과 나누는 것입니다. 이 경우 가맹점 한 곳당 월 30만원 정도의 이익 공유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매년 당기 순이익의 10%를 다음 년도 각 가맹점들의 마케팅 비용과 물류지원 예산으로 편성해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부엉이돈까스의 한 관계자는 “본사가 성장함에 따라 가맹점과 나누는 이익공유 금액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2019년 이익공유 금액이 2억4000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전균 부엉이돈까스 대표

 

젊은 CEO의 상생 철학이 빚어낸 결과 

 

부엉이돈까스가 새로운 시도에 뛰어든 배경으로 30대의 젊은 CEO인 유전균 대표(39)의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유 대표는 2013년 부엉이돈까스를 론칭하기 전에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였습니다. ‘전단지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열심히 전단지를 돌리고, 매장 운영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행히 그 브랜드의 가맹점 매출이 전체 3위 내에 들어갈 정도로 장사는 잘 됐습니다. 매출은 높았지만, 막상 가져가는 수익은 작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프랜차이즈의 잘못된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어요. 제대로 된 매출이 나오면 수익도 당연히 높아야 했지만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바꿔보고 싶었죠.” 

유 대표는 2013년 12월 젊음의 거리 홍대에 수상한 돈까스 전문점을 오픈했습니다. 경양식 스타일의 왕돈까스와 일본식 돈까스로 양분돼 있던 국내 돈까스 시장에 이탈리아 커틀렛 콘셉트의 돈까스가 등장한 것입니다. 사용하는 소스에는 MSG나 화학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모두 채소와 과일로 맛을 냈습니다. 4개월이 지나면서 홍대의 1등 돈가스 매장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부엉이돈까스의 시작입니다. 

 

이후 유 대표는 가맹점과의 수익 공유에 골몰해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같이 잘 살 수 있을까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이익공유제 프랜차이즈였습니다. 올해 8월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서비스 관련 벤처기업인증도 받았습니다. 

 

“가맹점주에게 정직한 브랜드, 가맹점주에게 제시한 수익을 그대로 낼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한 젊은 CEO의 상생 철학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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