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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發 중국 엑소더스’ 이거 실화냐?

“우리도 롯데처럼 당할 수 있다”…중국 진출 국내 기업들 우려 확산

유재철 시사저널e. 기자 ㅣ yjc@sisajournal-e.com | 승인 2017.09.26(Tue) 07:00:00 | 14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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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도 중국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그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철수는 없다”고 공언했던 롯데마트가 중국 내 매장 99곳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다른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더욱더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의 매각 결정은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로 인해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고, 중단 상태인 현지 영업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재개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당국이 영업중지로 사실상 철퇴 수준의 제재를 가한 과정을 감안할 때 다른 유통기업 역시 ‘롯데처럼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흐르고 있다. 지난 8월24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스타필드 고양점’ 개점 행사에서 이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혀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유통업계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바로 중국 내 99개 점포를 갖고 있는 롯데마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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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서비스법인, 잠재적 사드 보복 위험군

 

중국 내 매장이 26개에서 6개로 줄어든 이마트의 영업손실이 1500억원이 넘는데, 롯데는 사드 보복이 해제되기만을 기다리면서 ‘버티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마트의 중국 내 사업 손실은 이마트와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점포영업이 사실상 중단됐지만 9500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의 임금은 매월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점포 임차료로 매월 250억~3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롯데 측은 올해 약 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사드 보복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누적 피해액은 1조원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롯데는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손실 추정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가 ‘버티기’에 들어갔던 이유로, 금융투자 업계는 사드 보복이 머지않아 해제되고 정상영업이 시작되면 누적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중국 롯데마트의 한 해 매출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사드 보복이 해제되기만 하면 그간의 손실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14일 롯데마트가 중국 사업 철수를 전격 발표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다른 국내 기업들도 현 상황을 보는 자세가 달라졌다. 롯데가 치밀한 내부 조사를 통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향후 더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겠느냐는 분석 때문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그간 철수설을 줄곧 부인해 왔는데, 갑자기 이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사드 보복이 얼마나 갈지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하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현황’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02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매년 300개 이상 한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총 3466개 법인이 설립돼 있다. 유형별로 보면, 생산법인이 1967곳(56.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서비스법인(659곳·19%), 판매법인(439곳·12.7%) 등이 뒤를 잇는다.

 

이번 중국 당국이 롯데마트를 압박하는 과정을 보면 공장과 판매시설을 보유해야 하는 생산법인과 서비스법인은 잠재적 사드 보복 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 직후인 지난해 11월29일,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 등을 실시하고, 소방안전법 위반을 구실로 영업을 중지시켰다. 중국이 롯데마트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대외적인 이유는 ‘스프링클러 주변에 물건이 쌓여 있다’는 등 소방법 위반이다. 다만 중국 당국이 영업정지 기한이 지난 점포에 대해서도 영업 재개를 위한 재점검에 나서지 않고 있어 롯데마트는 무작정 사드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 때문에 공장이나 대형 매장 등을 보유한 또 다른 국내 업체들이 롯데와 같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 공장이 있는 한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 장기화하면 중국 당국이 또 어떤 곳을 찍어낼지 모른다. 롯데마트의 사례처럼 언제든지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소방·위생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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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업체들도 ‘초비상’

 

롯데의 경우, 마트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도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3조원을 투자한 롯데월드 선양(瀋陽) 건립 사업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현재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에 과자와 음료를 공급하는 중국 현지 롯데칠성·롯데제과도 롯데마트의 매각설로 판로가 막히게 돼 ‘패키지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굴지의 국내 대기업이 중국 당국의 제재에 속절없이 무너지자 다른 기업들도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재평가에 들어갔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중국 당국은 얼마든지 제재 수위를 격상시킬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진출 기업뿐만 아니라, 수출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우리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8월 들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을 국내 수출업체로 확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수출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회복 속도가 강화될수록 주력 수출시장의 리스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9월1일 발표한 ‘경기 회복 강화를 가로막는 5대 리스크 요인’에서 “여전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의 한한령(限韓令)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을 예의주시하면서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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