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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가 위험하다” 주택가 안심벨의 현주소

[대학언론상-우수상] 주택가 안심벨, 대부분 설치 여부 몰라… 관리 허점도 존재

김지현(중앙대)·김소원(단국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8(Thu) 20:00:00 | 14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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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많은 청춘들이 언론인의 길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저널리즘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험난한 길을 택한 이유는 바로 ‘세상에 짱돌 하나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일 것이다. 시사저널은 9월15일 제6회 대학언론상을 시상식을 가졌다. 3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에 선정된 작품들은 모두 취재력과 문장 구성, 기획력 등에서 기성 언론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6회에 걸쳐 수상작을 소개한다. 

 

7월12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의 어두운 밤 골목. 김아무개씨(여·23)는 일을 마치고 집에 가다 수상한 사람이 뒤따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112에 신고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었으나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였다. 김씨는 “가까스로 집에 오긴 했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어 너무 두려웠다”고 호소했다.

 

오원춘·박춘풍 사건 등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며 ‘범죄 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경기도 수원시. 그 중에서도 김씨가 사는 팔달구는 2015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전국 성범죄 위험도 측정·분석 보고서’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팔달구청은 2015년 갓매산 삼거리에서 고등동 오거리 일대 전봇대에 안심벨을 부착했다. 2016년에는 고등동 주민들과 협의해 3개소에 안심벨을 설치했다. 주택가 안심벨은 경보음이 울린 뒤 CCTV와 연동해 관제센터에 위치정보를 전송, 경찰에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서비스다. 김창범 팔달구청장은 한 지역신문 인터뷰에서 “안심벨 서비스의 24시간 방범 역할을 통해 인근 주민의 치안 불안을 없앨 것”이라고 약속했다. 과연 그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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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허술·소통부재로 무너진 마을의 안전

 

현장을 찾았다. 유흥가와 붙어 있는 고등동 외국인 밀집지역에선 안심벨을 찾을 수 없어 수원 다문화 경찰센터장에게 위치를 물었다. 센터장은 “우리는 2차적인 기관일 뿐 신고가 들어오면 관제센터가 먼저 확인한다”며 “위치에 대한 정보는 시청에 문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마을 지정사업 대상도시’에서 발견한 안심벨의 개수는 단 3개뿐이었다. 5km 반경 내, 다문화센터를 중심으로 500m 떨어진 곳에 한 개, 각각 100미터와 300미터 간격으로 2개가 설치돼 있었다. 그나마도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골목 구석구석에는 경고문구만 붙어 있었다.

 

약속과 다른 모습에 취재진은 팔달구청과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다. 팔달구청 생활안전과는 “주민이 심리적 위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실제 활용사례가 없다”며 “그러므로 2016년 추가 설치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주민의 입장은 달랐다. 지역 주민 최아무개씨(43·남)는 “이 동네에 오래 거주했는데, 안심벨이 설치돼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주민은 거의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 동에 거주하고 있는 이아무개씨(여·37)는 “시에서 홍보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며 “지나가다 보면서 설치가 부족한 것 같아 의아했다”고 말했다. 안심벨의 설치 여부에 대해 잘 안다는 박아무개씨(남·65) 역시 “설치된 때는 알지만, 갑자기 사라진 이유를 모르겠다”며 “순찰차가 다니긴 하지만 밤길은 여전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박씨와의 인터뷰 직후 안심벨이 사라진 이유를 찾기 위해 고등동 주민센터로 향했다. 주민센터 직원은 “안심벨의 고장이 잦아 작년에 수원시에서 자체적으로 철거했다”며 “주민에게 따로 통보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보여주기식 사업이 내실을 갖추지 않아 마을 안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안심벨 늘린다던 용인시도 ‘빛 좋은 개살구’

 

경기도 용인시는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프레임을 내걸며 ‘안전우선 안심 도시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용인시청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안심벨 설치를 늘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안심벨 설치와 관련해 용인 서부경찰서 생활안전과 양정호 경위는 “용인 지역 범죄 예방을 위해 안심벨을 공중화장실, 주택가 일대에 설치하고 있다”며 “범죄 예방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시 공원녹지과에서 관리 중인 근린공원 및 체육공원 수는 83개. 작년에 25개 공원에 있는 27개 화장실에 144개 안심벨을 설치했고, 올해 나머지 20개 공원에 114개 안심벨을 추가했다. 주택가에도 현재 200여 개 안심벨이 설치돼 있으며, 올해 192개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원룸과 고시텔이 밀집해 있는 단국대 죽전캠퍼스 주변을 따라 안심벨 유무와 관리 실태를 확인해 본 결과, 반경 5km 이내 안심벨 개수는 총 7개였다. 도로변에 1개, 공원에 1개, 골목의 구석진 곳에 500m 간격으로 5개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어 눈에 띄지 않았으며,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가려져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7개 중 1개는 설치된 흔적만 남아 있을 뿐 장치는 제거돼 있었다. 단국대 학생 김아무개씨(여·22)는 “주변 원룸에 거주하지만 안심벨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며 “안심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남아무개씨(남·24) 역시 “어디인지 알지만, 쓰레기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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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인해 공중화장실 안심벨 설치는 도시마다 10여 곳에서 100여 곳 이상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 시내 안심벨 개수만 2만3000개 정도 된다. 안심벨 설치가 공중화장실에만 집중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택가 안심벨의 경우, 공중화장실 안심벨의 3분의 1 정도로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사후약방문식 대처로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범죄 발생 통계에 따르면, 노상, 단독주택, 연립다세대, 숙박업소 순으로 범죄 비율이 높았다. 공중화장실은 10위권 밖에 위치했다. 단독주택 및 연립다세대의 범죄 발생 총계는 14만4605건으로, 공중화장실 발생 범죄 1981건에 비해 72배나 높았다.

 

CCTV 설치 수 증가, ‘안심이’ 앱 등 안심벨을 대체하는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CCTV의 경우 서울시에 총 3만2579대가 설치돼 있다. 모든 지역을 다 감시하기엔 무리다. 애플리케이션 역시 스마트폰의 특성상 전원이 꺼지면 사용할 방도가 없다. 위급 상황 발생 시 빠른 조치를 위해서는 주택가 안심벨 설치가 필수다.

 

설치 문제와 더불어 홍보 부재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수원시와 용인시의 사례에 비춰보면, 홍보 부재는 안전의 적이 될 수 있다. 취재진이 직접 서울 강남과 경기 용인, 수원 지역에서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1%의 사람들은 안심벨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그중 위급상황 발생 시 안심벨을 사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87%가 ‘그렇다’고 답했다.

 

 

위급상황 발생 시 범죄예방 어려울 수도

 

전문가들은 시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안심벨 교육도 필요하다. 시청과 경찰 간 소통도 문제다. 경찰서마다 안심벨 위치를 공유하고 경찰서 내에 알려야 한다.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문제 발생 시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 자체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안심벨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에서 정보제공 역할을 해야 한다.

 

안심벨을 표준화하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7월13일 서울시는 안심벨을 ‘표준형 디자인’으로 개발해 전역에 설치 또는 교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심벨이 표준형으로 통일되면 시민이 쉽게 안심벨을 인식할 수 있어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해경 용인시 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적극적인 홍보는 여성뿐만 아니라 범죄 취약계층에게 심리적 도움이 된다”며 “설치를 늘린 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범죄 취약계층이 위험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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