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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삼성 통해 뉴스에 간섭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난센스”

[2017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인터뷰]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문제제기를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6(Tue) 17:43:01 | 14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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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라는 이름은 이제 대한민국 언론인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은 시사저널의 ‘2017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부문에서 1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목률이 무려 85.2%에 이른다. 2위 그룹이 2~3%에 그친 것을 봤을 때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 사장의 ‘장기집권’ 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목률이 매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40%대이던 지목률은 2014~15년 60%대, 2016년 70%대, 올해는 80%를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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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분야에서 13년째 1위다. 갈수록 손 사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감사한 일이다. 그래도 지목률 85%는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아마 작년 탄핵 정국을 촉발시킨 태블릿PC 보도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어깨도 무겁고, 머리도 무거운 느낌이다.”

 

손 사장의 독주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손 사장 외에는 믿을 수 있는 언론인이 없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현재 국민들이 생각하는 언론의 모습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언론에 대한 불신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권위주의 정부나 대기업 지배의 시장 구조 속에서 자업자득한 측면이 강하고, 나 역시 그 언론의 일부분이다. 뉴미디어가 넘쳐나고 1인 미디어까지 성황(盛況)이어서 정보를 얻는 통로가 다양하다 보니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그럼에도 전통적 저널리즘의 정신을 폄하할 수는 없다. 그건 본질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걸 지켜가다 보면 신뢰도 점차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JTBC가 언론매체와 관련한 모든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촛불’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촛불 전후의 사회 모습을 평가한다면.

 

“오랜 기간 동안 권위주의 정부의 폐단과 그로 인한 그들 내부의 균열을 목도한 뒤에 촛불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촛불과 광장은 매우 합리적이고 성숙한 모습이었다. 놀라웠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이후의 상황이다. 선거와 새 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그 합리성이 보편화돼 있다는 것이다. 과거 민주화 이후 격동기를 겪었던 것에 비하면 우리는 그만큼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JTBC 보도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또한 최근의 기사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있다면.

 

“JTBC 뉴스는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사실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우리가 장기간 취재하고 보도했던 이슈들, 예를 들면 세월호 참사나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원 해킹 의혹, 4대강 문제 등이 모두 정권 앞에선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본다.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는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우리는 그것이 우리 사회가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슈라고 판단되면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어젠다 세팅’에 이은 ‘어젠다 키핑’이라고, 평소에 주장하는 편이다. 최근에 나온 건 물론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투기 출격 대기’ 기사다. 많은 사람들이 증언을 자처했고, 국방부는 특별조사팀을 꾸렸다. 우리에게 증언했던 분들이 조사팀의 요청에 응할 것이다.”

 

이른바 ‘노룩 취재’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손 사장의 사과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반면 이른바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의 과도한 비난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남녀 간의 결혼 문제로 얘기해 보자. 요즘은 잘 안 하는 편이지만 과거에는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약혼식을 갖고 결혼 전까지를 약혼기간이라고 했다. 그 기간 동안에 결혼 준비도 하고 마음의 준비도 하고 그랬던 거다. 그리고 아마 그 기간이 가장 행복한 기간이겠지. 왜냐하면 결혼 후에 닥칠 여러 가지 골치 아픈 일도 없고 양가의 각종 관계 속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때니까….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런 국민들과의 약혼 기간이 없었다. 정혼하자마자 바로 결혼 생활을 시작한 거다. 지지한 사람들도 뭔가 편한 마음으로 희망을 갖고 새로운 정부의 탄생을 기다리는 즐거움을 누렸어야 하는데, 그게 없이 바로 들어갔으니 정부나 국민이나 언론이나 경황이 없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북핵에다, 여소야대에다, 미국의 압박에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다. 그래서 적극 지지자들의 입장에선 서운한 일이 더욱 많은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친정인 MBC가 총파업 중이다. KBS도 마찬가지다.

 

“‘언론의 정도’와 ‘저널리즘의 책무’를 다하면 된다. 민영 언론들도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공영방송이 그러지 못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파업이란 것이 시작하긴 쉬운데 끝내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다. 모쪼록 그 끝에 가서는 훗날 다시 파업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 내 동기들이야 모두 회사를 떠났지만, 내 바로 밑의 후배들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 머리가 반백이 돼서도 파업현장에 있으니 그 광경을 보는 나도 착잡하다.”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방송장악 문건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등장했다. MB(이명박 대통령) 시절 사찰을 당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정권을 몰락시키는 결정적인 보도를 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당시 얘기를 시시콜콜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도 다 듣고 있었다. 《시선집중》 시절엔 MB 정부 들어서서 거의 내내 참견이 들어왔고, 이제 와서 보니 그 내용이 국정원 방송장악 문건과 거의 똑같아서 놀라고 있는 중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에서 나왔다는 말(손 사장 그만두게 하라)도 그 직후에 회사 고위층을 통해 다 들었다. 삼성 통해서 우리 뉴스에 간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난센스다.”

 

올해로 언론 생활 34년째인 것으로 알고 있다. 퇴임 후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정계 진출에 대한 얘기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정계 진출 얘기를 어디서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최근 들어서는 들은 바 없다. 이젠 그런 소문에 대답할 필요도 못 느낀다. 어디든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긴 하는데, 그것도 내 마음만 갖고는 안 될 테고. 아무튼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정하진 못했으니 아직 은퇴를 생각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언론인 중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만약 아들이 언론에서 일하고 싶다면 찬성할 것인가. 지금 언론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선배 언론인으로서 꼭 한 가지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좋아서 하는 일이면 찬성한다. 언론인 지망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사실 예나 지금이나 한 가지다. ‘문제의식이 있어야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를 발견해야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문제제기를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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