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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아플 땐 무위도식(無爲徒食) 하자

[유재욱 칼럼] 이유 없이 온몸 아플 때 이겨내는 법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 ㅣ sisa@sisajournal.clom | 승인 2017.10.15(Sun)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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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해시 한림면에서 환자분들이 많이 오신다. 김해시 한림면은 딸기로 유명하다. 초겨울이 되면 맛좋은 하우스 딸기가 나온단다. 하우스 농사를 하게 되면서 요즘은 딱히 농한기가 없다. 특히 딸기 농사는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이 많고, 품이 많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한림면에서 오신 환자분은 아픈 곳이 많다. 김해에서 온몸이 다 아프신 아주머니가 오셨다. “열 손가락이 다 쑤시고 뻣뻣해서 잘 안 움직여.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려고 하면 발바닥이 아파서 못 걸어. 팔꿈치가 아파서 뭘 들지도 못해.” 아픈 곳이 하도 많아서 다 받아 적기도 벅차다. 이러다가는 안 아픈 곳을 표시하는 것이 빠르겠다. 

 

이런 분 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대부분 50~60대 아주머니들이다. 아저씨들은 열심히 일을 안 해서 그런지 별로 없다. 통증 부위가 한쪽만 아픈 것이 아니라 양쪽이 다 아프다. 그리고 아픈 부위가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손이 아파서 손을 치료하다 보면 발이 아프고, 발을 치료하면 무릎으로 통증 부위가 옮겨 다니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이런 분을 치료할 때 아픈 곳을 하나하나 찾아가서 치료하려 들면 의외로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치료해야 할 부위가 너무 많을뿐더러, 통증 부위가 도망 다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오히려 전신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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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이라고 부르는 신장 위에 작게 붙어있는 호르몬 저장고에서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서 스트레스를 이겨내게 도와준다. 아드레날린은 몸이 비상 상황일 때 분비돼서 몸 전체의 컨디션을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고마운 호르몬이다. 그런데 문제는 스트레스를 너무 오랫동안 받으면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부신의 호르몬 우물이 말라버려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더 이상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병을 의학적으로는 ‘부신스트레스증후군’이라 부르고, 한의학적으로는 ‘신허(腎虛)증’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두 질환은 이름만 다를 뿐 결국 같은 병이다. 호르몬이 고갈돼서 제때 나오지 못하면 온몸이 다 아파진다. 흔히 통증이 발생하는 곳은 양측 발뒤꿈치, 양측 팔꿈치, 손목, 골반 등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나는 안 아픈 데가 없이 온몸이 다 아프고, 통증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하면 부신스트레스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잠이 보약…불끈 채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도움

 

부신스트레스 증후군은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기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푹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하면 통증이 줄어든다. 요즘 무위도식(無爲徒食)이 유행인데, 무위도식하면 낫는 병이다. 푹 쉬는 것의 일등은 잠이다. 8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자. 10시에는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하자. ‘요즘 누가 10시에 잠을 자?’ 하는 분도 있겠지만, 잠이 안 오더라도 불 끄고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가능하다. 숙면도 몸이 건강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피곤하다고 숙면을 하는 것은 아니다. 몸이 불편하면 잠도 깊게 못 잔다. 푹 쉬어주다 보면 점점 잠이 드는 시간도 빨라지고 숙면도 취할 수 있다. 

 


온몸이 아플 때 운동으로 극복하려 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미 몸이 지쳐서 이겨낼 힘이 없기 때문에 너무 심하게 운동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호르몬이 안 나오면 인대도 약해져서 쉽게 다친다. 땀이 쭉 나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는 가벼운 운동을 하자. 운동은 하루 30분 정도 천천히 산책하듯이 걷는 정도면 충분하다.  

 

한편으로 종합 비타민이나 녹용이나, 홍삼 등 보약을 먹어도 도움이 된다. 부신호르몬은 콜레스테롤의 대사산물인 프로게스테론에서 합성되는데 프로게스테론이 풍부한 보약을 먹으면 고갈된 호르몬의 우물에 다시 생기가 돌고 부신기능이 좋아져서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가뭄이 들어서 수위가 낮아지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바위들이 수면위로 드러나 보이게 되는데, 이 바위들은 원래 수면 아래 있었던 것이다. 이때 바위를 없애는 방법은 튀어나온 바위를 모두 뽑아내는 방법보다는 수위를 예전처럼 높여주어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가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 것이다. 온몸이 다 아플 때 하는 일, 나 자신을 사랑하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무위도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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