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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승계 없다” 박현주 회장 약속 지켜질까

[재벌家 후계자들 (31) 미래에셋그룹] 조카 토마스 박의 행보에 관심…큰딸은 퇴사 후 유학 중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9(Thu) 13:00:00 | 14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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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민간 금융그룹이다. 총수는 증권업계 전설로 통하는 박현주 회장. 박 회장은 1988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입사 후 1년 만에 주식운용과장으로 승진했고, 32세에 최연소 지점장이 됐다. 이후 1992년 11월 동원증권 사상 최초로 주식 약정 1000억원을 기록하며 지점장으로 있던 서울 중앙지점을 전국 1위에 올렸다. 이를 발판으로 1995년에는 최연소 강남본부장(이사)에 올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97년 박 회장은 개인투자자 돈 100억원을 모아 미래에셋캐피탈을 만든다. 이 회사가 오늘날 미래에셋그룹의 모태가 됐다.

 

적절한 시기에 신규 시장에 진출하거나 공격적 M&A(인수·합병)를 시도한 것은 미래에셋의 성공 전략이다. 박현주 회장은 1998년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이듬해 12월에 미래에셋증권, 2000년 7월에는 미래에셋투신운용을 세웠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설립 6개월 만에 자산 규모 2조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1년 뒤인 2000년 10월 업계 최단 기간 금융상품 판매 총액 1조원을 넘어섰다. 5개월 뒤인 2001년 3월 금융상품 판매 잔고 2조원을 돌파한 것 역시 국내 최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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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회사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몰아주기 논란

 

2005년 SK생명을 인수해 ‘미래에셋생명’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생명보험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 5월 PCA생명까지 인수하면서 덩치를 더욱 키우고 있다. 본업인 증권 분야에서 미래에셋은 발군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2015년 말 산업은행이 관리 중이던 KDB대우증권을 인수한 뒤 미래에셋증권과 합쳐 국내 최대 증권사로 키웠다.

 

재벌기업 반열의 기준으로 통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는 2008년 처음 지정됐다. 당시 재계 순위는 52위, 계열사 수는 21개, 자산총액은 3조4000억원이었다. 그랬던 것이 9년 뒤인 올해 2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계열사 수는 28개, 자산총액은 15조2000억원이다. 국내 재계순위 30위권 내에서 금융기업으로는 미래에셋이 유일하다.

 

계열사 간 물리적 결합은 됐지만 화학적 결합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적인 것이 미래에셋 노조의 제한적 역할 논란이다. 금융가엔 “박현주 회장은 삼성 이상으로 노조를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SK생명을 인수하기 전까지 미래에셋에는 노조가 없었다. 미래에셋생명 때문에 ‘무노조’ 원칙이 깨졌다. 이후 미래에셋생명 노조와의 갈등은 수년간 계속됐다. 손준달 미래에셋생명 노조위원장은 “사측과의 고소·고발 건수만 10여 건에 달했다”면서 “미래에셋에 인수된 이후 직원 간 공동체 의식이 많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2015년 말 KDB대우증권 노조가 미래에셋 인수에 반발한 것도 미래에셋생명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해서였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에서 핵심은 미래에셋컨설팅이다. 이 회사는 호텔 등 관광숙박시설과 골프장 등 레저시설을 운영하는 것 외에 부동산 관리업과 금융지원 서비스업을 담당하고 있다. 올 2분기 현재, 최대주주는 48.6%의 지분을 보유한 박현주 회장이다.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이는 부인 김미경씨(10.2%)다. 큰딸 박은민씨와 둘째딸 박하민씨, 아들 박준범씨도 각각 8.2%씩 갖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은 박 회장과 미래에셋컨설팅이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특수관계인이 9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지배하고 있고,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대주주다.

 

미래에셋컨설팅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가장 큰 지적은 매출의 상당 부문이 계열사로부터 나온다는 점이다. 자연히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1999년 설립된 투자회사 케이알아이에이(KRIA)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랬던 것이 2008년 9월 케이알아이에이와 미래에셋컨설팅으로 나눠졌다. 당시 미래에셋컨설팅의 주사업은 부동산 임대 컨설팅이었다. 그러다가 2010년 12월, 2년 만에 다시 케이알아이에이와 합치면서 사업 영역이 늘어났다. 2014년에는 호텔사업이 추가됐다. 또 2015년부터는 계열사 푸른산(이후 법인청산)을 통해 강원도 홍천의 27홀 대중골프장 블루마운틴CC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그 사이 자연스럽게 매출 규모가 커졌다. 금감원 전자공시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14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체 매출이 1064억2600만원인 걸 감안하면, 전체 매출에서 13%가량을 계열사 일감으로 채웠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비율인 12%를 조금 넘는다.

 

단적으로 호텔부문 매출 구조는 다음과 같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산하 펀드가 소유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을 임차, 관리해 주며 운영수입을 버는 구조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금산법에 따라 금융회사가 호텔을 소유할 수 없고, 자본시장법상 펀드가 호텔을 직접 운영할 수 없어 비금융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맡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또 “본사인 센터원빌딩과 포시즌스호텔 등을 제외하고 미래에셋 펀드가 소유한 부동산의 70% 이상을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어 일감몰아주기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미래에셋컨설팅은 올 7월31일 블루마운틴CC 운영권을 YK디벨롭먼트로 넘겼다. YK디벨롭먼트는 미래에셋컨설팅이 6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지난해 8월 홍콩계 기업 시노 레인보우(Sino Rainbow)와 함께 세운 회사다. 이 회사는 현재 전남개발공사와 계약을 맺고 여수 경도 개발에 뛰어들었다. 경도는 현재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으로의 편입이 목표다. 이렇게 되면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도 YK디벨롭먼트가 주도하는 경도가 들어오면 시노 레인보우라는 외국계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게 된다. 동시에 미래에셋은 블루마운틴CC 운영권을 TK디벨롭먼트에 넘기면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노 레인보우라는 회사의 실체는 또 다른 논란을 만든다. 이 회사는 홍콩에 법인을 둔 유한회사라는 것 외에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현재 이 회사는 YK디벨롭먼트의 지분 33.3%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시노 레인보우는 대만의 조선그룹인 칭푸 그룹이 투자한 컨설팅, 개발 전문기업이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자녀에게 경영권 넘기는 일 결코 없을 것”

 

미래에셋캐피탈도 핵심 계열사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 역시 지분 34.3%를 가진 박현주 회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박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29.5%)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의 지분 18.6%를 가진 최대주주다. 미래에셋생명 지분 19.0%도 갖고 있다.

 

2007년 펴낸 저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박현주 회장은 자신의 회사 운영 철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미래에셋에는 나와 사촌 이내로 가까운 친인척이 없다. 가까운 친척의 자제가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팀에 전화 걸어 불이익을 주라고 한 적도 있다.” 과연 이 원칙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을까? 큰딸 박하민씨는 예전 미래에셋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박씨는 미국 코넬대 사학과를 조기졸업한 뒤 맥킨지컨설팅 한국법인(인턴)과 다국적 부동산컨설팅기업 CBRE에서 근무했다. 그 경력으로 2013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홍콩법인 내 해외부동산투자본부(리서치 업무)에서 일했다. 현재는 퇴사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박씨가 과거 CBRE와 미래에셋에서 근무할 때 호텔 투자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것을 놓고, 그녀가 지금의 학업을 끝마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미래에셋에서 호텔·빌딩 투자 분야에서 근무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박씨가 기술 벤처의 산실인 스탠퍼드대학에 진학한 것은 향후 창업을 위해서며, 박 회장도 자녀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본부장을 맡고 있는 토마스 박의 역할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토마스 박은 박 회장의 큰형 박태성 교수의 아들이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 MBA 졸업 후 골드만삭스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활동했다. 토마스 박의 역할을 두고 “웬만한 전문경영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다”와 “M&A 등 필요한 부문에 조언만 해 줄 뿐 경영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맞선다.

 

박 회장은 또 자신의 저서에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며 “우리사주 보유를 통한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는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책이 처음 쓰인 2007년 당시 기준으로 미래에셋 임직원들은 미래에셋증권 지분 15%, 미래에셋생명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좀 다르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우리사주 지분은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0.36%, 미래에셋생명은 5.3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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