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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도전을 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

[인터뷰]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검토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지영·구민주 기자 ㅣ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7.10.23(Mon) 14:16:47 | 14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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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을부터 2017년 현재까지, 대한민국 1년은 그야말로 거친 격랑에 휩쓸려왔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비롯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조기 대통령선거, 적폐청산 작업. 뒤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앞만 보고 질주해 왔다.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난해 10월6일 충남도청에서 만났었다. 본지의 차세대 리더 1위에 올라 인터뷰하는 자리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불과 얼마 전이었다. 당시 안 지사는 올해 12월20일로 예정됐던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고 예열하는 중이었다. 자연스럽게 인터뷰 질의도 대선 출마에 무게가 실렸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사, 세상사라 했던가. 지난 10월18일 정치 분야 차세대 리더 1위에 5년째 오른 안 지사를 다시 만났을 때는 세상이 바뀌어 있었다. 1년 새 안 지사도 변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인터뷰 때 다소 철학자다운 풍모가 나왔다면 이번엔 정치인다운 면모가 강했다. 취재진을 향한 시선과 어투에도 힘이 실렸다. 결기 어린 표정도 나왔다. ‘뜨거운’ 촛불 정국과 ‘치열한’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을 거쳐온 탓도 클 것이다. 그런 안 지사가 지난해엔 대선에 대해, 이번엔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얘기했다. 여의도 정가에선 안 지사가 충남지사 3선 도전 대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연말 연초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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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치 분야 차세대 리더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5년 연속 정상에 올랐는데.

 

“영광이다. 보내주시는 격려와 사랑이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저를 선정해 주신 많은 시민과 전문가들께 감사하다.”

 

 

지난해 10월 본지와 인터뷰한 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다. 지난 1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굉장히 역사적인 대전환이었다. 시민주권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정리하고 싶다. ‘선정을 베풀어 주십시오’라는 청원 수준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주권자가 명실상부하게 국가의 주권자로서 자신의 권능·권위를 확고히 확인시켜준 역사적 대전환이었다. 그것이 촛불광장의 역사적 의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동안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얼핏 생각했다. 하지만 선거만 갖고는 절대 시민주권,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이 여론과 선거라는 두 축을 갖고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할 때 우리 대한민국은 시민주권자들이 실제적으로 국가 운명을 결정하는 가장 역동적이고 생생한 민주주의를 실천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대선 과정에 대한 소회를 말해 달라.

 

“내가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최종 선정되진 못했지만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호소했던 의제, 새로운 정치, 새로운 민주주의, 그리고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통합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지지와 박수를 보내줬다. 그러나 2017년 국정농단 국면에서 국민들은 적폐청산의 적임자를 선택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적임자로 선정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주권자들과 시민들의 결정을 존중한다. 국민들께선 ‘청소를 먼저 해라’ 요청하셨고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의 시대적 사명을 띠고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켰다. 또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와 통합의 미래를 향해서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모든 대선후보들의 승리였다고 말하고 싶다.”

 

 

대선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들도 있었을 텐데.

 

“내가 생각했던 큰 방향과 흐름에 대해선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과정에 대해 내가 준비된 대화를 하지 못했다. 오히려 내 부족함을 많이 배운 (민주당) 경선이었다.”

 

 

‘준비된 대화를 못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예를 들어 대연정(大聯政) 제안의 경우, 대연정이 목표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고 의회와 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시대적 과제를 풀기 위해 대연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그런데 경선 과정에서 마치 대연정 자체가 지고지순한 목표인 것처럼 주장을 반복했던 것은 내 실수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내 모습을 봤던 많은 분들께 앞으로 꾸준히 이해를 구해야 할 대목이다. 내 모든 발언은 선거용 발언이 아니었다. 김대중·노무현 시대를 함께했고 지방정부를 이끌어오면서 가져왔던 소신이다. 의회가 작동해야 한다. 의회가 작동하고 민주주의가 작동하려면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성립돼야만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대화가 가능하려면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여줘야 한다. 선악(善惡)이나 정의와 불의로 싸우는 게 아니라, 각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때만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내 일관된 민주주의자로서의 신념을 말씀드린 거다. 그런데 그게 당시 국정농단 사태와 결합하면서 선거용 발언으로 잘못 받아들여졌다. 바로 그 점에서 난 앞으로도 국민들에게 많은 이해를 구해야 한다. 내 소신에 대해 많은 이해를 얻기 위해선 시간이 더 걸릴 거라고 본다.”

 

 

“대선 정국에서 내 부족함 많이 배웠다”

 

북한 핵·미사일 실험으로 북·미 갈등이 심하다.

 

“대한민국이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운전자론도 곧 대한민국이 주도하겠다는 거다. 그러려면 여야 국정 협의체를 통해 초당적인 의견과 전략에 대한 합의, 높은 수준의 정치적 리더십의 합의와 단결이 필요하다.”

 

 

국정 협의체가 잘되면 우리가 운전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대한민국이 힘을 모을 수 있으면 당연히 우리가 운전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제는 단어 몇 개만 가지고 한·미 공조가 불안하다느니, 깨졌다느니, 코리아 패싱(passing)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정쟁을 반복한다면 우리가 주도할 수 없다. 우리가 운전자석에 앉아 주도하려면 외교·안보에 대해 초당적인 전략 목표에 합의하고, 그 전략 목표에 대해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면 당연한 거고 한국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면 한·미 공조가 균열된다느니, 대한민국이 무시당했다느니 이런 우리 내부의 공격이 나온다. 그렇게 자중지란해선 결코 주도할 수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서 당당하게 얘기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어떤 입장을 갖고 딱 버틴다면 미국과 중국도 우리의 주도권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보유하려는 거라 주장하는데.

 

“북한 입장에선 당연히 자위권이라 주장할 거다. 그러나 한반도 핵무장은 민족과 동북아시아 전체의 이익이 될 수 없다. 핵이 인민의 밥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핵무장을 통해 벼랑 끝 외교·안보 노선으로 치닫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북한이 대한민국과 좀 더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로 나와야 한다.”

 

 

개헌 문제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개헌이 이뤄진다면 가장 핵심은 자치분권 개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민주권의 시대로 가기 위해선 시민의 기본권을 넓히고 확대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현재 경제권이나 사회권, 천부인권 등 각종 기본권에 대해 국가주의적 관점으로 국가가 훈육하거나 보장해 줘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개헌이 이뤄진다면 기본권과 자치분권으로서의 개헌이 꼭 필요하다. 물론 여기엔 선거제도와 정당, 의회제도, 대통령의 권한 등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 논의는 각 정당의 많은 이해가 얽혀 있다. 때문에 국가의 통치체제로서의 권력구조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 국가의 작동방식과 관련된 자치분권을 국가 원리로 삼는 자치분권으로의 이행, 그리고 시민주권 시대에 사람이 중심이고 먼저라는 기본권을 확대하는 역할, 이 세 가지로 크게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이 논의를 내년 6월까지 다 끝낼 수 있겠는가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다.”

 

 

시간상으로 봤을 때,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이 가능할 것으로 보나.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너무 많은 쟁점들이 있어서 그 기간 내 개헌 논의가 안 끝날 수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개헌을 언제 어떻게 어떤 과정을 통해 할 것인지만이라도 합의하자’고 했다. 로드맵만이라도 좀 정하자고 했다. 그런데 그 로드맵은 다른 법률로 정할 수 없다. 개헌에 대한 로드맵은 헌법 규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그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도 결국 개헌이 필요하다. 더 앞으로 나가면 좋겠지만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개헌 정도만 합의하자는 거다. 지지부진 더 논쟁하다 시간에 쫓겨서 또 다 뒤집지 말고, 언제 어떤 과정을 통해 개헌을 하자는 것만이라도 합의해서 헌법 안에 넣어놓으면 어떨까 싶다. 이건 최악의 상황이다. 그 이전에 의회와 국민적 공감을 통해 권력구조라든지 기본권 조항이라든지, 내가 가장 강력히 주장하는 자치분권 문제에 대해 어떤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원래 약속했던 대로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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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로드맵이라도 합의하자”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나. 정치권에선 충남지사가 아닌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예상하는데.

 

“지금 전반적인 여론을 말씀드리면 이렇다. 도민(道民)들께선 이번 대선 도전을 계기로 좀 더 중앙정치에 진출해 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3선 도전보단 다른 정치적 도전을 해 주기를 도민들이 많이 바라고 있다. 지역을 다니다가 만난 어떤 어머님께서 ‘우리가 놔줄 테니 더 넓은 데로 나가봐요’ 얘기했다. 그런 도민의 바람이 현실적으로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년 계획에 대한 마음을 굳히지 않았다. 현재 내 마음은 도지사로서 임기 내 성실하게 도정에 전념하고 마무리하는 일에 좀 더 맞춰져 있다. 내가 당을 위해서나 문재인 정부를 위해서나 대한민국을 위해서 어떤 도전을 해야 좋을지 고민해 보려고 한다.”

 

 

언제쯤 결단을 내릴 것인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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