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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생산의 수렁에 빠졌다

공급 차질 빚고 있는 아이폰X…부품 공급에 생산 병목 현상 발생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10.24(Tue)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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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금 부족한 게 많아서 문제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등장했던 아이폰X의 생산 수량이 부족할 거라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10월27일 예약과 11월3일 출시라는, 새로운 아이폰의 등장을 눈앞에 둔 때 들려오는 나쁜 뉴스다. 공식 발매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아이폰X는 약 200만~300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 아이폰 초기 생산 숫자와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숫자다. 2015년 출시한 아이폰6S와 아이폰6플러스는 공식 출시 3일 동안 13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그만큼 생산이 가능했단 얘기다.

 

애플 제품의 정보에 능통한 밍치궈 대만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에 들어서야 생산량이 조금씩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전망을 바탕으로 밍치궈는 2017년 4분기 아이폰X 출하량을 3000만~3500만대에서 2500만~30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어쨌든 기대를 받는 새 제품을 충분히 내놓지 못한다는 건 애플이 해결해야 할 다급한 문제다. 이전에는 수요가 많아 공급을 쫓아가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원래 공급조차 채우지 못하는 게 고민거리다. 10월 하순의 어느 날,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만에서 궈타이밍 팍스콘 회장을 만났다는 소식이 IT 전문매체들을 통해 전파됐다. 팍스콘은 애플의 대표적인 하청 기지로 아이폰X의 조립을 독점하며 담당하는 기업이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들은 아이폰X의 생산 문제가 주제였을 거라고 짐작했다. 생산 공정의 병목 현상을 두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을 거라는 추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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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지 못해 생긴 일”

 

애플은 왜 이런 부족에 시달리게 됐을까. 최근부터 거꾸로 거슬러 가보면 그동안 제기됐던 ‘부족’에 관한 문제를 정리할 수 있다. 최신 소식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지 못해서 생겼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아이폰X에서 사용할 얼굴 인식 기능인 페이스ID에 사용되는 3차원 센서, 그중에서도 ‘도트 프로젝터’의 생산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로미오(Romeo)’라고 부르는 부품이다”고 보도했다. 

 

사용자의 얼굴을 인증해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하거나 애플페이의 결제를 돕는 ‘페이스ID’는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는 핵심 기술이다. 2013년 이후 애플의 중요 기술 중 하나였던 터치ID를 대체할 장치다. 얼굴 인식의 핵심 부품이 도트 프로젝터다. 이 부품은 3만개 이상의 보이지 않는 점을 얼굴에 투사한다. 그리고 이걸 적외선 카메라가 읽고 해석해 얼굴을 인식한다. 도트 프로젝터가 로미오기 때문에 적외선 카메라는 ‘줄리엣(Juliet)’인데, 이 둘이 좀처럼 아이폰X라는 장치에서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생산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월에 이미 비슷한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는데 이 문제가 좀 더 명확해진 셈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문제 이전부터 여러 이유로 아이폰 차기작의 공급 부족 문제는 루머로 떠돌았다. 앞선 월스트리트 저널의 지적이 보도되기 직전인 9월15일, 애플 전문 매체인 ‘애플인사이더(Apple Insider)’는 밍치궈의 리서치 노트를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X의 시장 수요에 완전히 적응하는 건 2018년 상반기일 것이다”고 전했다. 

 

그보다 더 과거로 거슬러가 2017년 4월을 살펴보자. 애플 전문 매체인 ‘맥루머(Mac rumers)’는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컴퍼니의 애널리스트 자료를 입수해 보도했다. 자료는 “아이폰X는 디스플레이와 ID를 포함하는 제조공정에서 최대의 병목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건 현실이 됐다. 아이폰X가 터치ID 대신 페이스ID를 채택하면서 더욱 분명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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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부품과 시스템, 애플의 위험한 도전

 

10월 초 궈타이밍 회장은 도트 프로젝터를 공급하는 샤프(SHARP)를 방문해 관련 문제를 협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샤프 임원의 얘기를 빌려 “부품 수율(收率·완성품 비율)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출시일인 11월3일까지 아이폰X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도트 프로젝터 외에 다른 문제도 제기된다. 밍치궈는 안테나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의 공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이폰X의 안테나는 아이폰8보다 요구 사양이 높고 특별한 공정 설계 및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일본의 무라타 제작소와 대만의 커리어테크다. IT 전문매체인 ‘기즈모도(Gizmodo)’는 "아이폰X의 안테나 FPCB는 원래 무라타 제작소에서 60% 이상 생산할 예정이었는데 2018년 2분기까지 부품 생산량을 향상시킬 수 없어서 현재 커리어테크가 전면적으로 생산을 담당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부품과 시스템이 탑재된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한 일이다. 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위험한 도전일 수 있는데 생산 수렁에 빠진 아이폰X가 친숙한 사례다. 10월27일 예약, 11월3일 출시라는 애플의 약속은 어느 정도나 지켜질 수 있을까. 아이폰X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어쩌면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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