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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발탁한 ‘재상들’ 대중 앞에 서다

中 시진핑, 신임 상무위원 5명·중앙정치국원 25명 공개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1.04(Sat) 18:00:00 | 14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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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5일 오전 10시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 개막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수백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5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기자회견장에 600명이 넘는 기자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예정된 11시45분이 가까워지자 장내 분위기는 점차 달아올랐다. 예정보다 10분 늦은 11시55분, 시진핑(習近平·64) 국가주석을 선두로 새로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단상으로 들어섰다.

그 순간 일부 기자는 탄성을 터뜨렸다. 입장하는 순서대로 상무위원 서열이 정해지는 데다, 들어온 이들 모두가 60대였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 뒤로 리커창(李克强·62) 총리, 리잔수(栗戰書·67)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汪洋·62) 부총리, 왕후닝(王滬寧·61)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자오러지(趙樂際·60) 중앙조직부장, 한정(韓正·63) 상하이시 서기 순이었다. 시 주석과 리 총리는 약간의 미소를 띤 채 여유가 있었다. 이에 반해 신임 상무위원 5명은 긴장해서 상기된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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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이 상무위원을 한 명씩 부르며 소개하자, 호명된 상무위원은 앞으로 나와 고개 숙여 인사했다. 마치 황제에게 발탁된 재상이 대중 앞에서 첫인사를 하는 광경이었다. 이에 한 기자는 “오늘 이 자리가 시 주석의 진짜 대관식”이라고 읊조렸다. 그러나 기자회견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 주석이 간단한 연설만 하고 상무위원단은 곧바로 퇴장했다. 다만 같은 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상무위원을 포함한 중앙정치국원 25명의 명단이 발표됐다. 또한 중앙서기처, 중앙군사위원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등 핵심기구의 위원명단도 함께 공개됐다.


언론 예상 빗나간 상무위원 발탁

10월초까지 해외언론이 점쳤던 상무위원 명단은 조금 달랐다. ‘7상8하(七上八下)’ 원칙이 지켜져,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의 퇴임은 확정적이었다. 7상8하는 67세 이하는 유임하고 68세 이상은 은퇴하는 관례로, 덩샤오핑(鄧小平)이 세운 공산당의 불문율이다. 다만 덩이 만든 또 다른 전통인 ‘격대지정(隔代指定)’에 따라 50대인 후계자를 상무위원으로 선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격대지정은 중국 최고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그다음 세대의 리더를 미리 지정해 공개하는 관례다.

실제 1992년 덩샤오핑은 장쩌민(江澤民)을 이을 후계자로 후진타오(胡錦濤)를 낙점해 상무위원에 앉혔다. 2007년엔 이미 퇴임한 장쩌민의 의중에 따라 시 주석이 상무위원이 됐다. 2012년 후진타오는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와 쑨정차이(孫政才·54) 전 충칭(重慶)시 서기를 정치국원으로 선출시켜 후계구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쑨 전 서기는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이에 따라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 직전까지 후 서기나 천민얼(陳敏爾·57) 충칭시 서기가 상무위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개막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오러지가 급부상한 것이다. 원래 자오위원은 다크호스로 꾸준히 제기됐던 인물이다. 다만 비서로 썼던 웨이민저우(魏民洲) 전 산시(陝西)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이 지난 8월에 비리 혐의로 낙마하면서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한데 상무위원에 발탁됐을 뿐만 아니라 중앙기율위 서기에까지 선임됐다. 자오 위원은 내년에 국가감찰위원회가 출범하면 감찰위원장까지 맡아 시 주석 집권 2기의 반부패사정을 총지휘한다. 즉, 자오 위원이 시 주석의 오른팔로 등극했음을 의미한다.

사실 자오 위원은 시 주석이 당을 장악하도록 도운 일등공신이다. 중앙조직부장은 당 간부의 인사권을 가진 막강한 지위다. 자오 위원은 이를 이용해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세력)을 중앙과 지방의 요직에 심었다. 지난 5년 동안 왕치산 서기가 반부패 사정으로 반대세력을 몰아냈다면, 자오 위원은 인사권으로 인적 청산을 완성했다.

왕후닝은 다른 면에서 주목되는 인물이다. 왕 위원은 본래 상하이 최고 명문대인 푸단(復旦)대학 국제정치학 교수였다. 학자였던 그를 정계에 끌어들인 건 장쩌민이었다. 1995년 중앙정책연구실 정치팀장으로 발탁되면서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세력)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특히 1998년에는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이 되어 장쩌민의 지도사상인 ‘3개 대표론(三個代表論)’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흥미롭게도 후진타오는 이런 왕 위원을 중용했다. 2002년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으로 승진시켰고, 2007년에는 중앙서기처 서기까지 맡겼다.


‘사드 이슈’ 맡을 양제츠 눈길

그에 보답하듯, 왕 위원은 후진타오의 지도사상인 ‘과학적 발전관’을 만들었다. 2012년 정치국원이 된 왕 위원에 대해 시 주석은 한동안 거리를 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해외순방 시 반드시 대동하고 나갔다.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위시한 시 주석의 국정기조 대부분이 왕 위원의 머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19차 전당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에 새로 삽입된 ‘시진핑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도 왕 위원이 입안했다. 

이 밖에 리잔수 위원은 우리의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시 주석의 직계 측근이다. 왕양 위원은 리커창 총리와 같은 공청단(共青團)파 출신이다. 한정 위원은 상하이에서 줄곧 관직을 거친 정통 상하이방이다. 이번 1중전회에서 나타난 서열 순에 따라 내년 3월에 리 위원은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왕양 위원은 서열 4위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에 선임된다. 왕후닝 위원은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 위원은 중앙기율위 서기, 한 위원은 부총리 직을 맡는다. 

정치국원도 엄연히 중국을 이끌어가는 ‘당 중앙(黨中央)’이다. 이번에는 25명의 기존 정치국원 중 15명이 바뀌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이는 양제츠(楊潔篪) 국무위원이다. 양 위원은 지난 5년간 외교사령탑으로 막후에서 대외정책을 진두지휘했었다. 외교사령탑이 정치국원으로 진입한 것은 첸치천(錢其琛) 이후 14년 만이다. 첸치천은 11년간 외교부장을 지낸 뒤 11년간 외교담당 부총리로 일했다. 따라서 첸 이후 없어진 외교담당 부총리가 부활돼 양 위원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사드(THAAD) 사태로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된 우리 입장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인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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