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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 기부금, 대선 기탁금으로도 사용…기부금 출처는 어디?

경찰 “탄기국, 25억5000여만원 불법 모금…새누리당 대선 기탁금과 창당대회 비용으로 불법 사용”

조해수·안성모·조유빈 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11.06(Mon) 09:30:00 | 14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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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1월3일 기부금품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 정광용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시사저널이 지난 4월 “태극기집회 40억원대 기부금 불법 유용…새누리당 창당 자금으로도 사용” 단독기사를 통해 탄기국의 불법 기부금 문제를 고발한 지 10개월 만이다.

 

경찰은 “정씨 등 탄기국 간부 4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7개월간 기부금 모금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5억5000여만원을 불법 모금하고, 기부금을 새누리당 대선 기탁금과 창당대회 비용 등으로 불법 기부했다”고 밝혔다. 탄기국이 이 기간 동안 모금한 돈은 63억4000여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이들이 박근혜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박사모) 회원을 상대로 모금한 37억9000여만원을 제외한 금액을 불법 기부금으로 보고 있다. 탄기국은 불법 모금한 기부금을 새누리당 대선 기탁금이나 창당대회 비용 등에 사용했다. 불법 기부한 정치자금은 대선 기탁금 3억원 등 6억6000여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탄기국 기부금 모금 및 사용처에 대한 불법성은 밝혀졌지만,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기부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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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된 태극기집회

 

지난 10월2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며 시작된 촛불집회가 1주년을 맞았다. 촛불집회에 대응해 시작된 태극기집회 역시 1년여의 시간 동안 광화문을 지켰다. 그러나 태극기집회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19대 대선 등을 거치면서 사분오열됐다. 현재 태극기집회 진영은 대한애국당,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새누리당 등으로 나눠진 상태다. 이 세 단체의 뿌리는 탄기국이다. 문제는 탄기국이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속에서 거둬들였던 수십억원의 기부금이 여전히 족쇄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탄기국은 기부금을 사용하면서 리베이트 등을 통해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부금 중 일부가 새누리당 창당 자금으로 사용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부금의 출처다. 최근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를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청와대 실세에게 정기적으로 상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정원을 비롯한 청와대의 특수활동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눈먼 돈’과 다름없는 특수활동비가 태극기집회로 흘러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태극기집회 계좌에는 지난 2월 출처를 알 수 없는 약 1억원의 뭉칫돈이 입금됐다.

 

지난해 4월 시사저널은 ‘어버이연합 게이트’ 단독보도를 통해 탈북자 알바가 보수집회에 동원됐다는 사실과 청와대 행정관이 관제데모를 지시했던 정황 등을 보도했다. 탄핵 정국에서도 보수집회는 계속됐다. 보수단체들은 이른바 태극기집회에 참여했고, 탄기국을 만들어 수십억원대 기부금을 모았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탄기국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수백만 국민집회의 두 축이었다. 그러나 탄기국의 수입·지출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청와대와 국정원이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에 자금 지원 등 특혜를 준 ‘화이트 리스트’ 사건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태극기집회의 기부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탄기국(태극기집회) 수입·지출 내역을 단독 입수했다(2017년 4월18일자 [단독]“태극기집회 40억원대 기부금 불법 유용…새누리당 창당 자금으로도 사용” 기사 참조).

 

탄기국은 이 기간 동안 40억3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모아 37억8000여만원을 사용했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기부금을 모집하려는 단체는 성금 목표액, 기간, 사용계획 등을 등록청에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모금행위를 할 수 있다. 모금 목표액이 1000만원에서 10억원 이하일 경우 광역지방자치단체, 10억원을 초과하면 행정자치부에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탄기국은 4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지만 행자부의 지정 기부금 단체로 등록돼 있지 않다. 기부금품법 16조에는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기부금을 모집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탄기국 측도 기부금법 위반을 인정했다. 탄기국 관계자는 “기부금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2~3월쯤 이 법에 대해 알게 됐고 등록을 하려고 했으나 소급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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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기국, ‘가짜 뉴스’ 발행비 지급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부금 중 일부가 새누리당 창당 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점이다. 정광택 탄기국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로 등록하는 등 탄기국과 박사모가 중심이 돼 창당된 새누리당은 4월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창당대회를 열었다. 이때 사용된 제반 비용이 기부금에서 충당된 것이다. 정치자금법 31조에 따라 누구든지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정치자금법을 어겼을 경우 기부받은 사람은 물론 기부한 사람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영모 정의로운시민행동 대표는 “지난 2월 중순경 탄기국 사무총장 명의로 단체문자가 발송돼 애국보수 단체장과 관계자들이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이날 모임에서 새누리당 창당 자금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면서 “탄기국 측이 ‘(새누리당) 발기인을 모집해야 한다’면서 그 조건으로 ‘1000만원을 일단 납부하고 월 10만원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사람 1000명 정도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탄기국이 이미 이때부터 새누리당 창당 자금을 모금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기국은 버스 임차료로 총 기부금의 4분의 1 이상인 11억여원을 지출했다. 탄핵 반대 집회가 절정을 이뤘던 2월의 경우 700여 대의 버스를 빌리기도 했다. 버스 임차와 관련해 탄기국 내부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박사모 한 관계자는 “각 지역 본부장들의 회계가 전무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차량 수조차 언급이 없다. 공지에서 50여 대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10여 대 정도만 지원된다”면서 “지역본부장들이 중앙지원비를 착복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실제로 한 지역에서는 사무국장과 본부장이 1000여만원을 두고 심한 다툼을 벌였다”고 밝혔다. 횡령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버스 임차료는 절반 정도만 지원하고 나머지 반은 실제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현장에서 걷어서 충당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영모 대표는 “버스마다 인솔자가 회비를 별도로 징수하는데 평균 5만원 정도 낸다”면서 “현장 모금액은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다. 이 돈이 도대체 누구 주머니로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탄기국은 신문 광고비 5억2000여만원, 문자 발송비 1억4000여만원 등을 지출했는데, ‘가짜 뉴스’ 의혹을 받았던 보수신문들의 발행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탄기국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 동안 신문발행 관련 지출로 총 6600여만원을 사용했는데,  2월 한 달간 미래한국신문, 뉴스타운신문, 노컷일베신문, 프리덤뉴스 발행에 약 1600여만원을 지출했다. 미래한국신문 발행에는 900만원이 지원됐고, 뉴스타운과 노컷일베에는 각각 100만원, 프리덤뉴스에는 569만원이 지원됐다. 이들 대부분 탄기국이 매주 태극기집회에서 배포한 신문이다. 이 매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내용들을 보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프리덤뉴스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창간돼 탄기국 측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직접 발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프리덤뉴스 관계자는 창간 당시 탄기국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창간 당시 탄기국에서 일부 지원을 해 주셨다. (집회에서 신문 배포하는 것이) 시간을 다투는 일이었기 때문에 인쇄비 같은 것을 그 쪽에서 지원해 줬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탄기국이 사용하고 남은 기부금이 현재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시사저널은 지난 6월 탄기국의 3월분 수입·지출 내역을 단독 입수했다. 탄기국은 탄핵 반대 집회가 절정을 이룬 올해 3월 한 달 동안에만 15억7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중에서 버스 임차료, 신문 광고비 등으로 11억6000여만원을 사용했다. 3월까지 기부금 잔액은 6억5000여만원에 이른다. 정영모 대표는 “탄기국은 탄핵 결정이 나고 새누리당이 창당하면서 4월까지만 활발히 활동했다”면서 “3월까지 사용하지 못한 기부금만 6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4월 기부금 수입도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이 어디에 사용되고 얼마나 남았는지 탄기국은 하루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기국 기부금의 실제 사용 내역은 정광용 당시 탄기국 대변인과 일부 핵심 간부들밖에 알지 못한다고 한다. 민중홍 당시 탄기국 사무총장(현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내가 탄기국에서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지만 자금과 관련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자금과 관련해서는 정광용 대변인과 일부 박사모 실세들밖에 알지 못했다. 얼마 전 탄기국의 기부금 문제와 관련해 경찰수사도 받았지만 자금과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 “탄기국이 탄핵 선고 후 ‘탄핵무효를 위한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로 바뀌면서 기부금 역시 국민저항본부 쪽에서 관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의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탄기국의 기부금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대한애국당의 입장 역시 다르지 않다. 탄기국에서 회계를 담당했던 정아무개씨는 “지난 4월 새누리당 창당대회 당시 장충체육관 임차료, 청소비 등으로 기부금 중 몇 백만원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창당한 후 재정 면에서 탄기국과 완전히 분리됐다”고 주장했다. 반(反)정광용 세력이 주축이 돼 창당된 대한애국당 역시 탄기국의 기부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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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여원 뭉칫돈, 출처는 어디?

 

현재 정광용 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 당일인 3월10일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하고 선동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된 상태다. 탄기국이 받은 기부금은 3월까지 잔여분이 6억원을 넘어섰지만, 이 돈이 현재 어디에서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는 아무도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탄기국의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탄기국에 입금된 액수는 적게는 2만~3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기부됐다. 그런데 탄기국의 2월 수입 내역을 보면 ‘행사분담금’이라는 명목으로 은행계좌에 9800여만원이 입금됐다. 이 금액은 두 번에 걸쳐 각각 5000만원, 4800만원씩 입금됐다. 이 ‘행사분담금’이라는 돈에 대해 탄기국 재정 담당자는 “탄기국 행사에 참여한 다른 단체가 부담한 금액”이라고만 밝혔다. 탄기국 관계자는 “자금 부분은 탄기국 핵심 실세만 알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출처는 나 역시 알지 못한다”면서 “3·1절 행사 등에는 많은 단체들이 참여하는데 비용도 많이 든다. 개인 이름인지 단체 이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큰 금액이 들어와서 (수뇌부 측에) 자금 출처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나 정확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지난 10월31일 태극기집회와 관련해 ‘보도지침’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노조는 태극기집회의 경우 참가자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도록 편집했으며, 참가자가 적어 보이는 장면일 경우 화면의 빈 공간을 잘라내는 편집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는 태극기집회를 위해 언론보도까지 왜곡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받은 상태에서도 35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사용했다. 국정원의 청특수활동비는 청와대에 정기적으로 상납됐을 정도로 눈먼 쌈짓돈에 불과했다. 탄기국의 기부금 출처에 대해 의혹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탄기국 기부금 사건을 곧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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