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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와 닮을 뻔했던 트럼프의 DMZ 방문

기상 탓에 취소된 文-트럼프의 깜짝 DMZ 방문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11.08(Wed) 11: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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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DMZ(비무장지대) 방문을 결정하지 않은 채 한국을 방문했다. 그랬던 그의 DMZ 방문은 11월7일, 방한 첫날에 결정됐다. 계기는 전날 한미 단독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던진 제안이었다. 문 대통령은 "일정을 바꿔서라도 DMZ를 방문해보는 게 어떠냐. 나도 동행하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문 대통령이 간다면 나도 가겠다"고 답하면서 DMZ 방문이 전격 성사됐다.

 

하지만 11월8일 트럼프 대통령의 DMZ 깜짝 방문은 무산됐다. 짙은 안개 등 기상이 안 좋은 탓에 가시거리가 너무 짧자 이륙한 헬기는 기수를 돌려 회항했고 일정은 취소됐다. 문 대통령 역시 기상 탓에 목적지가 보다 앞선 곳에 우선 착륙한 뒤 육로를 이용해 먼저 만날 장소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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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방문을 결정하지 못한 건, 그 방문 자체가 미국 내에서 논란거리였기 때문이다. 10월 중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두고 백악관 내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반도 긴장상태가 이미 강해진 상황에서 DMZ 방문은 자칫 불을 지를 수 있는 일이라 대통령의 안전을 고려해서도 안된다는 게 반대의 이유였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DMZ는 대북 메시지의 확성기 역할이며 군사 전초기지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전쟁의 불길한 분위기를 보다 강하게 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직 대통령들이 매번 자연스레 방문했던 곳을 안 간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주한미군 및 한국군에게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약속을 각인시켜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데 이를 거르는 건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비무장지대와 주한미군 기지를 방문해왔다. 그리고 이런 공간의 정치는 한국정부를 지원하는 효과와 침략을 용인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보이는 의식과 다름없었다. 폭 4km, 길이 243km, 남과 북으로 2백만명에 육박하는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는 현장은 냉전의 흔적을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했다면? 2002년 DMZ를 찾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비난한 뒤 DMZ를 방문했다. 당시 미국 내에서도 부시 대통령이 남북간 긴장완화를 위해 발언의 수위를 낮춰야 하는데 자칫 강경하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DMZ내 위치한 도라산역에서 “지뢰밭과 철조망 위로 어느 때보다 빛나는 이 햇살은 북한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초대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강경한 말로 맞서왔지만 DMZ 방문을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길 바랐다는 평가와 함께 햇볕정책을 펼치고 있는 김대중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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