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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흑두루미 수 증가, 4대강 사업이 변수?

월동지·기착지 변화 주목…경유지 경부선축→서해안선축 이동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7.11.10(Fri) 18: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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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 습지이자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다.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는 매년 10월 시베리아의 혹독한 겨울을 피해 순천만에 찾아와 이듬해 3월 말 다시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순천만은 일본 이즈미시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 월동지다. 1996년 70여 마리가 관찰된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753마리'. 지난 11월 1일 벌써 역대 최대개체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순천만에서 관찰되는 흑두루미는 통상 매서운 겨울한파에 충남 천수만 간월호가 얼어붙는 매년 1월 가장 많은 개체수를 보인다는 점에서 올해는 역대 최단 시간에 가장 많은 개체수를 기록했다.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순천 흑두루미영농단이 기다리는 흑두루미 수는 '2,000여 마리'다.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가 뭘까.

 

이 '특별한 일'이 왜 생겼는지 그 이유가 확실하게 설명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순천만을 경유하는 흑두루미 개체수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흑두루미의 중간경유지가 종전 시베리아~낙동강유역~일본 이즈미 노선에서 시베리아~순천만~일본 이즈미로 바뀐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흑두루미의 월동지와 기착지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환경운동 관계자들은 흑두루미 개체수(y)와 서식환경(x) 사이의 함수관계를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서식지 주변 환경 변화와 함께 MB 정권에서 이뤄진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낙동강 유역의 황폐화라는 '변수'가 흑두루미를 낙동강에서 쫒아냈다는 가설을 전제로 한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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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흑두루미 역대 최단·최대치 기록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3일 빠른 지난달 17일 흑두루미 17마리가 월동을 시작했다. 순천만 흑두루미는 이날 오후 순천만 인근 바다에서 장어를 잡는 주민에 의해 첫 관찰됐으며, 18일 오전 1마리가 추가로 도착해 총 18마리가 됐다. 이후 보름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만습지를 찾아온 두루미류는 지난 1일 1,753마리로 관측됐다. 종류별로는 흑두루미 1,748마리, 검은목두루미 3마리, 캐나다두루미 2마리다. 

 

순천만 갯벌에 안착한 흑두루미 가족들은 인적이 드문 갈대 군락과 갯벌 사이에서 휴식을 취한다. 청정 갯벌위에 광활하게 자라고 있는 명아주과의 염생식물인 칠면초 군락지에 내려앉아 각종 미네랄과 영양분이 풍부한 칠면초 뿌리를 섭취하며, 갈대숲에서 안정적인 휴식과 함께 잠을 자거나 깃털을 다듬는다. 

 

흑두루미는 중국의 동북부지역과 러시아 동남지역에서 번식하고 한국과 일본, 중국 남부에서 월동한다. 애초 한국에서 주요 이동경로는 철원평야, 한강하구, 임진강지역을 거쳐 시화호, 천수만 등 서해안을 거쳐 순천만 지역으로 남하하는 경우다(서해안선). 또 남하하는 흑두루미 일부는 한강에서 남한강, 충청권의 금강 상류 미호천을 거쳐 낙동강 지류를 타고 주남저수지, 낙동강하류에서 일본으로 이동한다(경부선). 

 

이동철새들이 이동 중 일부 지역에 기착해 먹이활동을 하고 에너지를 확보한 다음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데 이런 지역을 '기착지(寄着地)'라고 한다. 기착지는 고속도로의 휴게소와 공항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와 달리 겨울 내내 머무는 곳을 '월동지(越冬地)'라고 한다. 순천만 흑두루미는 매년 10월 번식지인 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 서해를 따라 충남 천수만을 거쳐서 순천만을 찾거나 또는 순천만을 거쳐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いずみ)행 철새류라는 것이 순천시 설명이다. 순천만은 서해안선을 타고 내려온 흑두루미의 월동지(차고지)이자 일본의 이즈미시에서 월동한 흑두루미의 중간 기착지(휴게소)이다. 

 

최근 들어 흑두루미 월동지와 기착지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대구 고령·달성지역에서 1990년대 구미 해평지역으로, 2000년대 순천만지역으로 월동지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대구 고령·달성지역에서 1990년대 해평지역으로, 2000년대 순천만으로 월동지가 변했다.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두루미류는 1996년 11월 65마리가 첫 관찰된 이래 1999년 80여마리, 2004년 202마리, 2014년 1,005마리, 2016년 1,725마리에 이어 올해 현재 1,753마리가 도래하면서 1996년 대비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금 순천만은 한국의 대표적인 흑두루미 월동지가 됐다. 대구 고령과 달성지역에 월동하던 흑두루미가 순천만 갯벌에 자리 잡은 것이다. 1984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흑두루미가 월동한다는 게 알려지고 현재 1,000여마리 이상이 순천만에 정기적으로 월동해 약 33여년이 지나서 안정된 월동지를 갖춘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순천만이 월동지 분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일본 이즈미 80%이상 월동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이즈미시는 전 세계 개체수의 80% 이상이 집중되면서 AI 등 질병 발생에 따른 집단 폐사의 위험성을 안고 있어 순천만 개체 수 증가는 흑두루미 종 보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순천만 개체수 증가, 4대강사업과의 함수관계는

 

주목되는 것은 순천만이 흑두루미의 '중간 기착지'로써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순천만갯벌센터의 모니터링 결과, 시베리아 번식지에서 일본 이즈미 월동지로 이동하면서 순천만을 경유지로 이동하는 개체수는 2013년 겨울 500마리(새벽 모니터링 단순비교)~1,000마리(밤 12시께 개체수 변화 추정), 2014년 겨울에는 1,000~2,000마리다. 이는 1년 사이에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낙동강 유역을 거쳐 이즈미로 가던 흑두루미들이 순천만이나 순천만 상공을 이용한 결과로 보인다. 기존 경부선에서 서해안선으로 노선을 갈아 탄 것이다. 그만큼 낙동강 유역의 환경변화가 크다는 반증으로, 상대적으로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가 증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주변 경계심이 강한 흑두루미가 MB 정권의 4대강 개발 사업으로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순천만 경로를 이용하는 개체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MB 덕분(?)'이다. 1980년대만 해도 경북 구미시 해평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흑두루미를 관찰하기 좋은 지역이었다. 특히 해질 무렵 흑두루미의 잠자리로 이용된 넓은 낙동강변의 모래사장과 강변 습지는 낙동강의 맑고 깨끗한 물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으로 기억되고 있다. 1986년 11월에 '내셔널지오그래픽' 야생동물 전문사진기자가 와서 흑두루미를 동행 조사한 적 있는데, "아시아에서 가장 사진 찍고 싶은 지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구미시 해평면 일원의 낙동강 해평습지는 760㏊에 이르며 모래톱과 물풀이 어우러져 연간 6천~9천마리의 재두루미와 흑두루미가 찾는 곳이었다. 시베리아에 살던 두루미는 매년 가을에 이곳을 거쳐 일본 이즈미로 갔다가 겨울을 나고서 다시 봄에 이 곳을 거쳐 시베리아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구미는 공업도시임에도 두루미가 찾는 청정지역이란 찬사를 받으며 국내외 환경전문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새들의 낙원을 방불케 했던 이곳이 왜 더 이상 철새들이 찾지 않는 공간으로 급변한 것일까. 흑두루미는 경계심이 대단히 강한 철새로 사방의 시야가 확보되고, 인간 접근이 용의치 않은 모래톱에서 쉬는 습성이 있는 철새다. 또 경계심이 심해 먹이활동을 위해선 상당히 넓은 지역이 필요하다. 그런 탓에 넓은 농경지 중 비닐하우스 등 인공건조물과 같은 방해물이 있으면 먹이터와 휴식지로 활용하지 않게 된다. 이는 1980년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대구고령, 달성지역에 머물던 흑두루미 개체군은 낙동강주변의 비닐하우스와 공장지대의 개발로 인해 1990년대 중반에 급격히 자취를 감춘다.

 

더불어 구미시의 무관심과 정부의 개발정책이 흑두루미를 몰아낸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MB정권 들어 낙동강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모래톱이 준설되고, 공사 소음과 오가는 덤프트럭 행렬로 두루미가 쉴 환경이 사라졌다. 해평들은 농지리모델링공사로 인해 준설토로 뒤덮이고 해평습지와 해평들이 모두 공사장이 돼 있으니 두루미가 찾아오고 싶어도 오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2009년 2,000마리가 넘게 날아왔던 흑두루미가 이듬해는 1,000여마리로 줄었고, 지난 2011년 10월 이후로는 더 이상 날아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구미시는 2008년 4월 해평습지가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기간이 만료된 뒤 주민반발을 이유로 보호구역으로 재지정하지 않았다. 결국 해평 습지는 구미시의 무관심과 정부의 개발정책으로 옛 모습을 잃었고, 이곳을 찾던 두루미는 불가피하게 먹이와 쉴 만한 곳을 찾아서 가던 길마저 바꿔야 할 형편이었다. 

 

흑두루미는 대부분 모래톱과 얕은 물길을 좋아한다. MB정권 시절 4대강 삽질(2012년) 전후의 해평습지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현재 해평습지의 모습은 옛 모습을 완전히 잃어 거의 호수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해평호수'라 불러도 좋을 만큼 넓고 깊고 느린 물길이 생겨버린 것이다. 바로 18㎞ 하류에 건설된 칠곡보를 가장한 칠곡댐 때문이다. 4대강사업으로 해평습지 아래에 칠곡댐이라 불리우는 초대형보가 들어서서 물길을 막아 세우니, 일부 남아있었던 모래톱은 모두 강물 속으로 잠겨버리고, 이곳은 평균 수심이 6~7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로 완전히 변해버린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흑두루미는 인간 접근이 용의치 않은 모래톱에서 쉬는 습성이 있는 철새다. 그럼에도 현재 강변 둔치에다 운동장이나 생태공원 등을 조성해놓았으니, 그 경계심이 강한 흑두루미가 날아 올려야 올 수가 없는 처지인 것이다. 

 

'풍선효과' 탓일까. 반면에 순천만습지를 찾아오는 흑두루미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로 천혜의 서식지 환경이 우선 꼽힌다. 순천만습지는 해평습지·철원·한강하구와 함께 국제적으로 공인된 두루미습지다. 순천만 지역은 22만㎢의 넓은 습지가 조성돼 있고 커다란 피자를 얹어 놓은 듯한 갈대밭, S자 수로를 갖추고 주변에 농경지가 넓게 분포하고 있어 경계심 심한 흑두루미가 월동하거나 잠시 기착해 먹이를 취식하기에는 충분한 지역이다. 순천만 습지가 중요한 이유다. 

 

순천만도 훼손의 위기가 있었다.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은 90년대 후반부터 20년 넘게 노력한 지역민과 시민단체, 순천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순천만도 갯벌에 대한 무관심과 개발의 칼날로 자칫 천혜의 서식환경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순천만은 방치 상태였다. 공단에서 내다버린 쓰레기가 갯벌을 가득 메웠다. 1993년 한 민간기업이 동천 하구에서 콘크리트의 재료로 쓰이는 골재 채취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주민들이 "순천만 갈대숲을 보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환경 보전에 대한 인식이 아직 높지 않았던 시기였지만 주민들은 힘을 모아 당국과 기업을 상대로 환경영향평가와 생태계 조사 등을 요구했다. 1996년 최초의 생태조사가 이뤄졌고, 순천만에 희귀한 철새와 다양한 염생식물 등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결국 골재 채취 사업은 백지화됐다. 민관학이 협력해 천연의 자연성을 유지한 월동지 조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지자체의 노력도 컸다. 순천시는 흑두루미의 주요 먹이터인 순천만 인근 농경지를 '동천하구습지'라는 이름으로 국내 35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지난해 1월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면서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또 순천만이 안정된 월동지로 거듭나기 위해 갈대를 보호하고 먹이장소에 있는 건물을 철거하고 친환경적인 농업정책을 펼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1970년 10월 30일 천연기념물 22호로 지정된 이후 40년이 지나서 이뤄진 일들이다. 그런 탓인지 흑두루미를 둘러싼 일화 또한 많다. 애초 순천시를 상징하는 시조는 2007년도까지 비둘기였으나 '생태수도 순천' 타이틀을 걸면서 '흑두루미'로 바꾸게 된다. 또 시는 순천만 일대에서 흑두루미가 하늘을 날다 전봇대에 걸려 다리가 부러지는 일이 있자 인근 전봇대 283개를 아예 뽑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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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들의 활동도 빛났다. 매년 흑두루미 도래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흑두루미영농단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올해도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59ha) 추수를 지난달 20일까지 마무리했다. 흑두루미의 풍부한 먹이 제공을 위해 일부러 일반 수작업 벼베기에 비해 낙곡률(25%)이 훨씬 높은 콤바인 작업으로 추수를 하기도 한다. 흑두루미영농단은 2009년부터 흑두루미를 포함한 겨울철새의 안전한 서식지 조성을 위해 친환경농법으로 벼를 재배하고, 겨울철이면 차량 불빛 차단용 갈대울타리를 설치하고 농로 안으로 차량이나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철새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흑두루미 도래 초기, 월동지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장거래 이동에 따른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배려 차원이다. 이는 흑두루미 개체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서동원 흑두루미영농단 단장은 "흑두루미는 매년 10월 20일 전후에 '꾸루꾸루~ 꾸루루~' 노래를 부르며 순천만에 도착한다"며, "순천만 가을은 흑두루미를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기 되면 흑두루미가 도착하기 전에 빨리 추수를 끝내야 하기에 마음 또한 바빠진다"고 말했다.

 

 

순천만의 과제···"숫자 늘리냐, 생태이미지 살리냐" 기로

 

이들 무리들이 월동기간 동안 다른 위협 요인에 걱정없이 자유롭게 먹이를 먹으면서 지내느냐는 순천만의 과제다. 흑두루미는 방해 요인이 없다면 하루 종일 논에서 먹이 먹는데 집중한다. 그러나 다양한 방해 요인들이 많다. 자가용, 자전거, 오토바이, 행글라이더, 사람들이 주된 방해요인이다. 순천시도 일본 이즈미시처럼 먹이주기를 하고 있는데 흑두루미들이 먹이를 쉽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흑두루미들이 여기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흑두루미들이 몇 가족을 빼고는 대부분 순천시에서 먹이를 주는 지역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순천만 흑두루미는 올해 2,000마리 도래가 예상된다. 이제 순천만이 일본 이즈미를 쫒아서 숫자를 늘리는 쪽으로 갈 것인지, 숫자는 다소 적지만 생태이미지를 더 살리는 쪽으로 갈 것인지 장기적인 보호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순천만을 찾은 한 관광객의 얘기다. "다양한 보호방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자칫 일본 이즈미시처럼 닭장 느낌을 순천에서도 느끼게 될지 모른다.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숫자가 적더라도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흑두루미를 보고 싶다."  순천시가 경청해야 할 대목이다.

 

일본 이즈미시에는 월동하는 흑두루미가 '1만마리'가 넘는다. 이렇게 많은 수가 모이다보니 이즈미시는 먹이주기, 무논조성, 차량통제와 같은 보호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순천시 보호대책도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이즈미시를 '생태공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월동지'라고 한다. 생태공원은 생태와 공원이 함께 공존하기 때문에 붙이는 것이고, 공원보다는 생태가 우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천만이 단순한 월동지가 아닌 생태공원으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다.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서식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계약을 체결한 논의 면적을 최대한 확대하고, 이들 지역에 대한 차량이나 사람들의 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나루 순천만갯벌센터 연구원은 "단순한 먹이주기보다는 생물다양성계약을 더욱 확대해서 순천 곳곳에서 누구나 쉽게 흑두루미 같은 새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야한다"며 "순천만 환경조건을 개선하고 생태보전지구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순천만 흑두루미 개체수 어떻게 세나? 

 

올해 생태습지 전남 순천만에 월동하는 두루미 개체수가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다. 움직이는 철새 숫자를 어떻게 세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흑두루미 개체를 세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갯벌의 잠자리에서 먹이를 먹기 위해 논으로 들어올 때다. 가족이나 무리가 한 번에 움직이기 때문에 이동하는 무리를 세워 더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흑두루미가 이동하는 시간대는 날씨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일출 15분 전후 정도에 논으로 이동한다. 일렬로 이동해서 들어오면 숫자를 세우는 것이 쉬운데 가끔 대열이 흩어지면 숫자를 정확하게 세는 게 어려워진다. 

 

순천만 모니터링팀(공무원 3, 해설사 7명)은 용산전망대와 순천만탐조대 두 곳에서 고배율 망원경과 쌍안경을 착용한 채 흑두루미떼가 이동하는 새벽 5시30분에서 8시까지 기다렸다가 개체수를 일일이 세고 있다. 세는 방법은 '필드스코프'라 불리는 대구경 망원경을 이용해 떼로 움직이는 흑두루미 안착지를 확인한 다음 숙면을 취한 흑두루미떼가 먹이를 먹기 위해 새벽에 일제히 날기 시작할 때 '쌍안경'으로 일일이 개체수를 세고 있다.  

 

가족군(群)으로 움직이는 두루미류는 대개 4~5마리 또는 5~12마리씩 무리지어 이동하는 특징이 있다. 몸집이 작아 촐싹대는 여느 철새와 달리 두루미류는 유유자적 이동해 개체수 파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마구 움직이는 청둥오리떼는 100마리 단위로 셀 수밖에 없어 근사값이지만, 흑두루미는 밤잠을 자고 볍씨를 주워 먹기 위해 인근 논으로 날아가는 가족군을 관찰하고 있어 오차없는 개체수 확인이 가능하다.

 

'1753마리'라는 정확한 개체 수 파악이 가능한 것도 해발 80m 높이의 해룡면 농주리 용산전망대와 건너편 순천만탐조대 두 군데에서 수직과 수평에서 숫자를 헤아리기 때문에 가능하다. 모니터링 팀원 10명이 각자 본인이 센 마리수를 내놓지만, 오차는 불과 1마리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하게 개체수가 측정되고 있다고 모니터링 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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