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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금고 '탈락' 광주은행 왜 초강수 두나

‘텃밭’서 체면구겨···가처분 신청 이어 수사의뢰 방침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7.11.13(Mon) 17: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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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이 전남 순천시 금고 선정 탈락과 관련해 '법적 대응'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13일 "순천시의 금고 선정 과정에 공정하지 못한 부분과 의문점이 있어 순천시에 대한 시 금고 선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향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기관 간에 사실상 '갑(甲)-을(乙)'의 역학 관계를 감안하면 광주은행의 이러한 방침은 매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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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서 자존심 금갔다···“​​떨어지면 반발하냐” 부담도

 

순천시는 지난 6일 시청에서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NH농협은행을 제1금고에, KEB하나은행을 제2금고에 각각 선정했다. 심의위 평가에서 농협은 총점 849.5점, 하나은행 838.55점, 광주은행은 837.20점을 얻어 2위와 1.35점 차이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지주에 합병된 2014년, 순천시금고를 하나은행에 내준지 3년 만에 다시 치러진 경합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역은행으로서 자신의 '텃밭'이자 은행장의 '고향'인 순천에서 자존심도 구겼다. 특히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지점장으로 근무할 당시 시 금고를 유치했던 곳이어서 이번 탈락이 더 뼈아프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금융기관이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선정에 반발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민사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간혹 있으나 수사 의뢰는 극히 드문 일이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광주은행이 '초강수'를 둔 것은 다목적 카드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절차적·실체적 잘못이 있다'는 평가의 불공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광주은행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불공정했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광주은행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발표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금고 선정위원회의 선정 결과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바로 당일 날 발표하는데 순천시가 다음날 발표한 것에 대해 의문점을 두고 있다. 다른 하나는 심사위원 9명 중 3명의 채점표가 수정돼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금고 선정위원회의 선정 결과가 당일 발표됐어야 했는데도 다음날 발표됐고, 선정위원 3명의 채점표가 다음날 수정되는 등 하자가 있었다"​고 밝혔다. 

 

 

선정위원 3명 채점표 수정 논란 

 

광주은행 '강경 모드'의 또다른 배경은 순천(순천고) 출신인 송종욱 은행장과 향토은행으로서 자존심이 훼손된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순천은 지난 9월 취임한 송 행장의 고향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그가 이 지역 출신이어서 이번 순천시 금고 선정 결과가 주목을 받았다. 광주은행이 3년 전 하나은행에 내준 제 2금고를 올해는 송 행장 취임으로 되찾아 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완패였다. 금의환향한 송 행장으로선 불의의 '일격(?)'을 당한 모양새다. 

 

이와 함께 강경 대응을 통해 지자체 금고의 시중은행으로의 확산에 대한 사전 차단의 포석도 깔려 있다는 게 지역 금융계의 해석이다. 지금까지 제1금고는 농협과, 제2금고는 시중은행과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은행으로선 시중은행과의 '​2금고 영토싸움'​은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차제에 타 지자체에 강력한 '경고 시그널'을 보냄으로써 순천에 '저지선'을 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광주은행의 결단이 자칫 역풍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금융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금고 선정과정에서 매번 되풀이되고 있는 탈락 금융기관의 불복 형태에 도민들의 거부감이 심하고 그간 향토은행으로서 역할 등 기본적인 질문에 맞닺뜨릴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광주은행은 '잘못의 시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법정싸움이라는 이전투구로 탐욕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은 신뢰를 경영신조로 삼는 금융기관으로서는 말 그대로 '소탐대실'의 최악 시나리오다.  

 


지역은행 홀대 뒷말 무성​···순천시 법적 문제 없다 해명

 

반면에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가 금고를 농협 또는 광주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을 선정한 경우도 흔치 않아서인지 뒷말 또한 무성하다. 지역 연고의 은행을 시 금고에서 탈락시킨 것은 '지역은행 홀대'라는 시각도 팽배하다. 순천시와 같은 날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한 전남도는 광주은행을 제2금고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광주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재무구조 안전성과 대내외 신용도가 현저히 낮아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고 선정위원회의 선정 결과를 반드시 당일 발표하라는 규정이 없다.다음날 발표해도 무방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심사위원 3명이 표기 오류가 있어서 본인 자필로 수정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며 "​만약 표기 오류를 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순위 변동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순천시는 외부인사인 선정위원 3명의 정량평가 결과가 잘못된 것을 당일 저녁 발견하고 연락을 취해 다음날 1명은 시청을 방문해 수정했고, 나머지 2명은 시청 직원이 해당 인사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위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전성, 지역주민 이용편의성, 대출예금 금리, 순천시와 협력사업 5개 항목을 평가해 결정했다. 선정위원 총 9명 중 내부인사는 1명이고 나머지 8명은 외부인사다. 

 

순천시 금고 약정 기간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이다. 제1금고는 일반회계, 기타 특별회계, 기금회계를 맡고 제2금고는 공기업특별회계를 담당한다. 올해 순천시 예산 규모는 일반회계 9,524억원, 특별회계 1,978억원, 기금 541억원으로 총 1조 2,4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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