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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승리보다 3년 후 도쿄올림픽에 승부수

젊은 선수로 구성된 선동열호, 한국 야구의 희망으로 떠오를까

손윤 야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1(Tue) 20:00:00 | 1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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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은 끝났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11월16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개최됐다. 한국은 숙적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아쉽게도 불펜이 난조를 보이며 승부치기 끝에 7대8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대만을 꺾고 만난 19일 결승전에서 한국은 또 다시 일본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나타낸 것은 긍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은 4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이 참가해 우승을 다툰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열린 아시아 시리즈는 각 나라의 프로야구 리그 우승팀이 참가했지만, 이 대회는 프로야구 올스타가 참가한다. 다만 참가 선수의 나이와 연차에 제한을 두고 있다. 24세 이하나 프로 입단 3년 차 이내의 선수만이 참가할 수 있다. 또 와일드카드 3장을 사용할 수 있다. 즉, 3개국의 프로야구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가 경험을 쌓으며 기량을 다투는 무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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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향한 출발점

 

이 대회에 대해 일본 측은 장기적으로는 “3개국만이 아닌 아시아 여러 나라가 참가하는 진정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으로 성장”시킬 뜻을 나타내고 있다. 요컨대 ‘아시아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장래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는 “아시아 시리즈 이후 아시아 야구가 함께하는 무대가 생긴 것은 잘된 일”이라면서도 “4년 후에 다음 대회가 열릴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시아 시리즈가 폐지된 이유는 흥행 부진에 따른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그 상황이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사실 이 대회가 올해 열릴 수 있었던 것은 2020년 도쿄올림픽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야구는 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다. 이에 일본은 야구붐을 조성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것이 이 대회 개최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 만큼 미래는 불확실하다. 도쿄올림픽이 없으면 흥행은 물론이고, 스폰서 유치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무라 기자는 “매년은커녕 2년마다도 아닌 4년마다 열린다는 것 자체가 다음 대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이 대회가 이번을 끝으로 폐지되더라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 참가 선수에 나이 등의 제한이 있어, 도쿄올림픽을 향한 출발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모두 도쿄올림픽까지 맡을 전임(專任) 감독의 국가대표 첫 경기가 이 대회의 개막전이었다. 특히, 한국은 와일드카드를 한 명도 쓰지 않으면서 세대교체를 통해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과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나타냈다.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은 눈앞의 승리보다 올림픽을 내다보는 팀 운영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아시안게임까지는 병역 혜택도 있어 동기부여 자체는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이후가 문제다. 도쿄올림픽까지 2년간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며 팀을 운영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선동열 감독이 선수와 지도자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잘해 나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9월말 국가대표팀 운영과 관련해 포인트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표팀 참가와 그 성적에 따라 포인트가 주어지며, 이에 따라 FA(프리 에이전트) 등록일수가 줄어들게 된다. 또 포인트가 주어지는 대회도 WBC나 올림픽,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이 대회와 프리미어 12, 아시아야구선수권, U-23 야구월드컵 등으로 확대됐다.

 

최근 FA를 통해 대박을 터트리는 사례가 많은 만큼, 다른 선수보다 일찍 FA 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일부 선수만이 병역 면제와 FA 일수 단축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상위 1%를 위한 프로야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야구 관계자는 “당장 이렇게 실시하고, 앞으로 여러 부분에 대해 살펴봐야 할 것이다. FA 같은 경우는 이미 그 일수 등 자격이 개정될 필요성도 대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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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는 젊은 선수에게 좋은 교훈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당장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어렵다. 실제로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일본에 선취점을 내주는 장면에서는 실수가 연거푸 나왔다. 우선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1루수로 기용된 하주석이 베이스를 지키지 않고 타구를 잡으러 나온 판단이 아쉬웠고, 2루수 박민우는 3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이어 3루수 정현도 포구 위치(판단)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또 마무리로 나온 김윤동은 볼을 연거푸 던지며 자멸했고, 그것이 결국 역전패로 이어졌다.

 

일본이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쓴 점을 떠올리면, 한국이 승부치기까지 간 것, 그리고 8회까지 경기를 앞선 것 등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경기 내용이 좋다고 해도, 패배라는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 여기에 언론매체와 팬은 처음엔 경기 내용에 만족하며 좋게 평가하더라도, 연속된 패배로 이어진다면 그 평가는 달라질 게 자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일본에 연속 패배를 당했을 때 불어닥칠 후폭풍은 상상하기 어렵다. 선동열 감독은 선수 시절도, 감독 시절도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유형이다. 목표를 달성하느냐가 중요할 뿐, 눈앞의 어려움 등은 개의치 않는다.

 

선 감독의 목표는 눈앞의 승리에 있지 않다. 도쿄올림픽이다. 선 감독에게 이번 대회는 물론이고, 내년 아시안게임도 올림픽까지 가는 관문에 불과하다. 그런 만큼, 눈앞의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하게 말하면 승리는 올림픽에서 거두면 되는 것이다. 그런 성격 탓에 프로 감독 시절 여러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마무리 김윤동이 흔들리는데도 지켜봤다. 아마 올림픽과 같은 중요한 경기였다면 김윤동은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을 것이다. 프로 감독 시절, 선 감독은 다른 감독보다 반 박자 이상 빠르게 투수를 교체했다. 이번의 경우 올림픽까지 선수의 성장을 참을성 있게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결국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과거 대표팀을 맡았던 감독들과는 달리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눈앞의 승리보다 더 먼 목표를 내다보는 것은 대표팀 전임 감독 제도를 시행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패배가 이어질 때도 목표를 향한 올바른 과정에 만족할 수 있을까. 혹은 팬의 비난이 있을 때 KBO 등이 선 감독을 변함없이 지지할 뚝심이 있을지 주목된다. 대표팀 전임 감독 제도를 시행한 것은 눈앞의 성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특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있다.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패배는 젊은 선수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다만 그것을 지켜볼 KBO와 언론매체, 그리고 팬이 얼마만큼 참을성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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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운드 속에서 어떤 변화 줄지 주목

 

최근 프로야구는 ‘타격 지상 100층, 투수 지하 100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극심한 ‘투저타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이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선발 장현식이 호투를 펼쳤지만, 구창모와 김윤동·함덕주·이민호 등이 아쉬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 여기에 젊은 투수 가운데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드문 것도 불안요소다. 제구력은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으므로, 그만큼 성장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불안한 마운드는 선 감독의 팀 운영에도 크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선 감독은 공격적인 야구보다는 투수력을 바탕으로 지키는 야구를 추구한다. 자기 야구를 하기 어려운 선수(투수) 구성. 그런 상황 속에서 얼마만큼 융통성을 발휘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야구 감독에게는 각자 색깔이 있다. 팀을 맡았을 때, 그 색깔을 드러내려고 한다. 그러나 최고의 팀은 있어도 완벽한 팀은 없다는 말이 있다. 감독이 자기 입맛에 딱 맞는 팀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팀을 만드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린다. 그런 만큼 감독에게 중요한 것은 그 팀의 전력에 맞춰 운영하는 능력이다. 프로 감독 시절, 선 감독에 대해 일부에서는 “자기 확신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한 야구인은 “삼성과 KIA를 거치면서, 또 야인으로 있으면서 인간적으로 성숙하는 시간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한다. 불안한 마운드, 그 속에서 선 감독은 자기 야구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불안한 마운드와 달리 타격은 대표팀의 최대 장점이다. 개막전에서 김하성은 홈런 포함 2안타를 때려냈고, 박민우는 2안타와 볼넷 3개를 묶어 5차례나 출루했다. 또 이정후와 하주석 등도 날카롭게 배트를 돌렸다. 김하성이 홈런을 때려냈지만, 장타력이 다소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 이를 기관총과 같은 연속 안타와 빠른 발로 보완할 전력은 갖추고 있다. 타격 코치로 유명한 김용달 KBO 육성위원은 “어느 타자나 자신감 있게 배트를 휘두른 게 매우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최근 KBO리그는 극심한 ‘투저타고’가 지배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타자의 기술 발전보다 투수의 수준 향상이 더딘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이유야 어찌 됐든 ‘투저타고’를 통해 KBO리그 타자들이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쉽게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다 보니 타격에 자신감이 생기고, 이는 더 좋은 타격으로 이어진다. 그것이 젊은 선수들의 날카로운 스윙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는 법이다. 또 타석마다 안타를 때려낼 수는 없다. 다만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안타가 매 타석 나오지는 않지만, 매번 날카로운 스윙과 공격적인 자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 선 감독에게는 도쿄올림픽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3년 후에도 선 감독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면 좋은 성적도 기대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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