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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한국은 지진국가였고 지금도 지진국가다

박영철 편집국장 ㅣ everwin@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2(Wed) 15:01:39 | 1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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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5일 오후 2시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지인 사무실에서 지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뭔가 하고 봤더니 긴급 재난 문자였습니다. 문자를 차분히 보기도 전에 건물이 흔들리더군요. 몇 번에 걸쳐 진동이 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지진이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규모 5.4의 포항 지진으로 전국이 난립니다. 수능이 1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뭐든지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국민성이지만 이번 포항 지진은 충격이 좀 오래갈 것 같습니다. 작년 9월12일에 규모 5.8의 경주 지진이 있었는데 1년2개월여 만인 올해 체감상으로는 더 강한 지진이 왔기 때문이죠. 경주 지진의 경우 저는 서울에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지만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쯤 되면 아무리 한국이 지진에 무감각하다고 해도 스멀스멀 불안감이 솟아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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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이 지진 안전지대라고 믿었던 것 자체가 우매한 짓입니다.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에서 초대형 지진이 발생했으니 말입니다. 2008년 5월12일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사망자가 약 7만 명, 중상자가 37만여 명, 실종이 약 1만8000명, 경제적 피해가 1500억 위안에 달합니다. 우리나라도 5월17일 119구조대원 44명을 파견해 구조활동을 지원했습니다.

 

좀 옛날일이긴 하지만 1976년 7월28일 중국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에서 진도 7.8의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400개의 폭발력과 같은 강도로 10초간 지속된 이 지진으로 약 24만2000명이 죽고 16만4000여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일본도 만만찮습니다. 지진의 나라로 알고 있었지만 2011년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은 강도 면에서 비할 바 없는 초대형 지진이었습니다. 규모가 무려 9.0입니다. 강진 발생 이후 초대형 쓰나미(지진해일)가 센다이(仙臺)시 등 해변 도시들을 덮쳤고,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전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엄청난 높이의 쓰나미에 무수히 많은 자동차들이 빙글빙글 빨려 들어가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여 명, 피난 주민이 33만 명에 이릅니다.

이미 다 아시는 이웃 나라 지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을 동서로 둘러싸고 있는 이웃 나라에서 초대형 지진이 발생했으면 가운데 낀 한국도 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는 게 상식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몰상식했습니다. 지금까지 한반도에 큰 지진이 별로 없었다는 이유로 방심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역사에 무지하고 무관심해서 그렇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의 지진 기록은 수천 건이나 되며, 지질학적 데이터로 봐도 한반도는 400~500년 주기로 규모 7.0 이상의 대지진이 왔습니다. 7.0이면 경주·포항 지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초대형 지진입니다.

이제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오히려 지진국가라고 생각을 고쳐먹어야 합니다. 이런 지진이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이나 원전이 밀집해 있는 영남지역을 강타하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번 포항 지진을 계기로 우리는 지진을 대하는 태도를 180도 바꿔야 합니다. 당장 내진설계를 대폭 강화하고 지진 대피교육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취약 건물의 안전점검도 강화하고 노후 건물의 재건축·재개발도 신속하게 허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도 지진 관련 보도를 대폭 늘리겠습니다. 이재민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정부도 신속한 복구와 지진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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