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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차’의 위험… 폐암으로 번질 수 있다

녹슨 새차 판 혼다, 논란 불구 ‘베스트셀링카’ 등극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1(Tue) 09: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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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녹 때문에 1년에 약 3.5kg씩 가벼워진다. 그러니까 자동차 운전자는 매일 자동차가 부식되는 헤비메탈 음악을 0.5g씩 듣고 있는 셈이다.” 

 

미국 저널리스트 조나단 왈드먼은 저서 ‘녹(RUST, 2016)’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녹이 자동차의 부품을 갉아먹는다고 경고한 것이다. 게다가 녹은 자동차를 타는 사람의 건강까지 갉아먹을 수 있단 주장도 나온다.

 

녹은 금속 표면의 부식물을 통틀어 가리킨다. 공기 중의 산소나 물, 이산화탄소 등이 금속과 반응해 생겨난다. 세계 최대 재료 기술자․과학자 협회인 ASM 인터네셔널은 2000년 보고서를 통해, 녹이 미칠 영향 중 하나로 ‘녹 발생 제품이 일으킨 오염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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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가루는 철증(진폐증의 한 종류) 유발할 수 있다”

 

일단 녹에서 떨어져 나온 미립자가 사람 몸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영국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의 기고가 마이클 저지는 올 4월25일 “미세먼지처럼 녹가루도 흡입하게 되면 폐에 자극을 주고 기침을 일으킨다”면서 “오랫동안 흡입하면 ‘철증(鐵症, siderosis)’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철증은 철분이 폐에 쌓여 생기는 증상이다. 일명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진폐증의 하나다. 진폐증은 서서히 폐에 염증을 일으켜 폐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반면 유해성을 단언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녹가루의 이동 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인하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11월20일 “사람이 녹가루를 흡입하면 영향을 받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자동차 안에는 바람이나 (녹가루를 움직이는) 동력이 없기 때문에 사람 몸으로 들어온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혼다 CR-V 새차에서 녹 발견…현재 검찰 수사중

 

이와 관련해 “에어컨을 틀면 차 안에 녹가루가 퍼질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혼다의 SUV차량 ‘CR-V’ 차주들이 네이버 카페를 통해 제기한 것이다. 이 카페에선 올 6월부터 “새로 산 CR-V에서 녹이 발생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그 부위는 핸들 밑, 브레이크, 안전벨트, 대시보드 내부 등 다양하다. 또 “에어컨 주변에서도 (녹이) 발견됐다”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오기도 했다. 

 

이화여대 대기환경공학과 안명환 교수는 11월20일 “녹가루의 크기가 굉장히 작다면 에어컨 바람을 타고 떠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크기가 매우 작은 (에어컨 안쪽의) 녹가루는 에어컨 필터를 통과해 차량 실내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 역시 “공기 중의 아주 작은 녹가루는 폐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은 현재 녹슨 차량을 판 혼다코리아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9월5일 YMCA가 혼다코리아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 것에 따른 조치다. YMCA는 “혼다가 차량의 녹․부식 여부를 알고도 은폐하고 판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혼다 CR-V와 어코드 신차에 대한 녹․부식 피해는 YMCA에 총 770건 보고됐다. 

 

그제서야 혼다코리아는 한 발 물러섰다. 회사는 9월27일 “CR-V 대시보드 내 행거 빔에 녹이 발생했다는 현상이 접수됐다”면서 “행거 빔의 녹 제거 및 방청(녹 방지)작업을 무상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시보드 이외의 부품에 대해선 어떻게 해주겠다는 건지 밝히지 않았다. 혼다코리아 본사 홍보실 관계자는 11월20일 "우리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부위는 대시보드"라고 했다. 그는 "자세한 얘기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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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불구 ‘베스트셀링카’ 등극한 혼다

 

이번 문제와 관련해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10월3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원인 조사부터 해야 하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차량)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혼다코리아 홍보대행사 ‘함샤우트’ 관계자는 11월20일 시사저널에 “현재 CR-V 등 혼다 차량은 판매 중”이라며 “이들 차량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최근 논란에도 불구하고 혼다는 우수한 실적을 냈다. 10월 한 달 동안 ‘혼다 어코드 2.4’ 모델이 724대가 팔려, BMW520d(842대) 다음으로 판매량 2위를 차지한 것. 가솔린 모델로만 따지면 1위다. 그 배경을 두고 업계에선 9월부터 시작된 500만원 할인 행사에 주목했다. 이에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는 국감에서 “연말연시면 새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할인이 아니라 특별판촉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자동차 부식은 ‘암’과 같아 곳곳에 부식이 보이기 시작하면 웬만한 수리로는 고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아연도금 강판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아연도금강판 사용 현황에 대해선 일본 본사에 문의해봐야 알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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