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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핵탄두 개발 언제든 가능…韓, 의지의 문제

북핵에 맞서는 한·일 핵무장 잠재력 분석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 대응센터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4(Fri) 11:30:01 | 1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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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은 어디일까. 냉전 시절엔 명백히 유럽이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 조약군이 서로 선제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꺼내든 카드가 핵무기였다. 소련은 이미 1950년 중반부터 핵 선제공격을 전략으로 채택했다. 그 결과 핵무기를 국가 수뇌부가 아닌 최전선의 집단군 차원에서 운용하게 됐다. 그것이 곧 전술핵의 등장이었다. 이때부터 전술핵은 전투기에서 떨구는 폭탄의 형태에서부터 심지어는 병사 개인이 발사하는 로켓 런처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나갔다. 애초에는 미국이 주도하던 NATO 측이 더 강한 핵전력을 보유한 듯 보였다. 그러나 소련이 1975년 SS-20 세이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우위를 점하자, 미국이 퍼싱2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배치하면서 유럽의 핵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갔다.

 

무엇보다도 위험한 점은, 전술핵이 전략핵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었다. 파괴력이 제한되고 피해범위도 적다 보니, 전술핵으로 먼저 적을 선제 제압하면 전략핵을 사용하는 전면전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유럽의 대치는 1987년 미국과 소련 간의 중거리 핵전력(INF) 폐기협정에 의해 타결점을 찾기 시작했다. 사거리 500~1000km의 단거리 미사일과 사거리 1000~5500km의 중거리 미사일을 핵탄두와 일반 탄두를 가리지 않고 모두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91년 5월까지 미국이 846발, 소련이 1846발을 폐기해, 양측이 모두 2692발의 미사일을 없앴다.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양측이 10년간 현장 사찰 및 검증을 실시했다. 이렇게 서로 제1격 무기를 내려놓음으로써 핵 선제타격의 위험을 낮추고 핵위협이 아니라 핵관리라는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새로운 냉전상태는 유럽을 다시 잠재적 위협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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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절 유럽의 위기보다도 더 큰 위협과 압박에 노출된 지역이 있다. 바로 동북아시아다. 동북아시아에는 6개국이 있다. 한국·북한·일본·중국·러시아, 그리고 대만이 있다. 그러나 대만보단 미국을 포함시켜 살펴보는 것이 맞다. 미국은 한국에 2만5000명, 일본에 5만2000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한국과 일본에 확장 억제력을 제공하고 있다. 동북아 군사 전력에 있어 대만보다 상수(常數)라고 볼 수 있다.

 

핵 공유를 유지하는 NATO와는 달리 현재 동북아 지역에 전진 배치된 미국의 핵전력은 없다. 물론 전통적 삼각 핵전력이 여전히 든든하지만, 북한의 위협에 직접 노출된 한국과 일본은 바로 이런 점이 불안하다. 하지만 범(汎)지구적 타격능력을 갖춘 미국으로서는 이러한 우려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동맹을 지키겠노라고 안심시키는 데 메시지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한국, 핵 개발하면 국제사회 제재 가능성

 

하지만 북한 정권의 무모한 핵개발로 어느 때보다 위기가 고조된 동북아에서 한국과 일본이 얼마만큼의 잠재적 핵전력을 가지고 있느냐도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한국도 핵개발을 시도한 바 있다. 닉슨과 카터라는 두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 한국은 자주국방의 길을 선택해야만 했고, 그 선택의 종점엔 핵개발이 있었다. 1974년 한·불 원자력 협력협정으로 프랑스와 협력을 추구해 이미 중량 1톤 미만의 핵탄두 설계까지 확보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미국의 집요한 반대로 우리 정부는 1976년 초 프랑스와의 핵연료 재처리시설 도입 계약을 파기했다. 결국 한국 핵개발을 막는 대신, 미국은 한반도의 전술핵 철수계획을 철회하고 한미연합사령부를 만들어 오히려 한·미 군사동맹을 강화했다.

 

우라늄을 재처리하려는 노력은 1980년대에도 있었으나, 미국의 견제로 플루토늄 추출계획을 중지하고 시료와 실험 장치들을 폐기했다. 또한 2000년엔 레이저 농축기술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시도했던 것이 나중에 알려져 2004년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기도 했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여전히 재처리 허용을 미국에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허용치 않고 있다. 다만 미국과 공동으로 파이로 프로세싱 기법을 통한 재처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이 또한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내년 예산배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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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핵물리학자는 우리도 6개월 이내에 핵개발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학계의 견해는 이와 다르다. 우리는 일본처럼 폐연료 재처리를 해 보지 않았다. 즉 플루토늄을 다뤄본 경험이 일천해 한계가 있다. 그래서 재처리를 포함해 모든 과정을 우리나라 기술로만 해 보는 데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고농축 우라늄의 경우 물질만 확보한다면, 완벽한 설계도가 있는 상태에선 별도의 실험 없이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한국엔 비록 경제성은 낮지만 우라늄 광맥이 존재하므로 핵물질도 자족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투발(投發)수단도 중요하다. 우리 군은 현무2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현무2는 1톤이 넘는 중량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소형화만 된다면 곧바로 핵탄두를 탑재해 운용할 수 있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한·미 미사일 지침 중 중량제한이 풀리게 되면서 최소한 800km까진 지금보다 무거운 중량의 탄두를 투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핵무기의 세 가지 요건인 핵물질, 핵탄두, 투발수단에 관해 해답을 갖고 있다. 다만 핵개발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우려가 문제다. 이런 압박을 피해 나갈 전략이 없으면 핵개발을 감행하기 어렵다. 결국 한국의 핵탄두 개발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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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미 2차대전 때부터 개발 시도

 

실제 핵은 없지만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핵무장에 도달할 수 있는 국가가 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일본은 이미 2차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다. 도쿄대의 니시나 요시오 박사가 주축이 돼 1942년부터 본격적 원폭의 무기화 연구를 시작했다. 2차대전 막바지에 한반도의 흥남에서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루머도 있었다. 심지어 나치 독일로부터 우라늄 광석을 U보트 편으로 건네받으려 했지만, 독일의 항복으로 전달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때는 연구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2차대전 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세계 유일의 피폭국가가 됐다.

 

전범국가로서 미국의 감시를 받았지만, 일본에서도 핵무장 움직임이 있었다. 1964년 중국이 핵무장에 성공하자, 일본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1966년 중국이 핵 전담부대인 제2포병까지 만들자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그러나 1967년 일본 총리인 사토 에이사쿠는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발표하면서 미국을 안심시켰다. 대신 오키나와 밀약을 통해 일본 내 미군기지에 핵무기를 반입하는 것을 허락했다.

 

오히려 일본은 원자력의 평화적 사용에 초점을 맞췄다. 1966년 최초의 상업 원자로 가동을 시작한 이래, 경제적 원자력발전을 명목으로 핵연료봉 재처리 능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1970년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이후 일본은 플루토늄 재처리 요구를 반복해 왔는데, 결국 1988년 비핵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으로부터 재처리 권한을 인정받게 됐다. 2012년 보고에 따르면, 일본은 그간 생산한 플루토늄 가운데 35톤을 유럽에 보관하고, 나머지 9톤은 일본 내에 보관하고 있는데, 이는 1000발 이상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일본은 확실한 투발수단도 이미 오래전에 마련했다. 애초에 우주발사용 상용 로켓을 고체연료 방식으로 개발해 왔던 일본은 1970년부터 뮤(Mu) 계열 로켓을 발사했다. 1997년부터 발사를 시작한 M-V 로켓은 무려 1.8톤의 탑재중량을 자랑했다. 현재는 발사 절차가 더욱 간단해진 2세대 고체연료 로켓인 엡실론을 운용 중이다. 특히 이들 로켓은 대기권 재진입 능력까지 갖춤으로써 실질적으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해당한다. 즉 기존에 보유한 플루토늄으로 손쉽게 핵탄두를 만들고, 상용 고체연료 로켓에 탑재해 발사하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일본은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일본은 2016년부터 약 320kg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반납한 바 있다. 핵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오바마 정권에 일종의 선물을 보내면서 미국의 신뢰를 지켜내려는 목적이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이제 북한까지 핵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핵전략은 핵무장 직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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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발 성공했지만 양산 단계 이르지 못해

 

북한이야말로 동북아 핵위기의 진원지다. 핵개발을 위해 거의 모든 것을 투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북한은 핵능력 확보에 국운을 걸었다. 북한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6차례 핵실험을 통해 급기야는 수소탄 실험까지 성공했다. 9월3일의 핵실험은 진도 6.1을 기록한 것으로 유엔 산하 CTBTO(포괄적 핵실험금지기구)가 공식 확인했으며, 파괴력은 100~300kt급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많은 핵물질을 보유했느냐다. 일반적인 평가에 따르면, 영변의 5MWe 흑연감속로에서 추출된 플루토늄은 40~50kg, 원심분리기에 의해 생산된 고농축 우라늄은 300~400㎏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탄두 1개를 만드는 데 통상 플루토늄 4~6kg, 고농축 우라늄은 16~20kg으로 산정하면 21~37개 탄두를 만들 수 있다. 물론 핵 기술력이 더욱 고도화됐을 경우엔 더 적은 분량으로도 탄두를 만들 수 있어 최대 50개까지도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물질이 있다고 해도 핵실험을 끝낸 직후여서 아직 양산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

 

투발수단도 다양하며 정밀해지고 있다.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이 주력이었던 북한은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신세대 중장거리 미사일들을 발사해 왔다. 사거리 4800km급 화성-12 IRBM이 등장해 괌을 위협하고, 1만km급 화성-14 ICBM으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SLBM인 북극성까지 만들면서 투발수단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직 실전배치까지는 못 이르렀지만 그만큼 미사일이 고도화됐다는 말이다. 핵물질, 핵탄두, 투발수단의 3요소가 모두 갖춰지면서 핵무기가 이제 온전히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전략은 아직 성숙했다고 보기 어렵다. SLBM은 겨우 1발만 발사가 가능한 시험발사용 잠수함에서 운용하고 있을 뿐이다. 북한의 열악한 도로 여건상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이 기동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된다. 핵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지휘통제가 불분명하며, 예하 지휘관에게 핵무기 발사권한을 넘겨 생존성을 꾀할 만큼 군에 대한 신뢰도 없다. 그러나 핵무기 체계가 안정되면 충분한 보유량을 갖추고 부대 지휘 구조를 개편해 실질적인 핵전력을 갖춰 나가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은 핵을 단순히 체제보장용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협박 수단으로 써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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