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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내년 6월 개헌이 가능할까

이현우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정치경영학과 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6(Sun) 12:00:00 | 1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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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적폐청산이 한창 진행 중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다수의 국민은 적폐청산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더 이상 구태의 사회적 관행과 정치비리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하겠다. 과거청산은 미래에 대한 구상과 더불어 이뤄질 때 그 의미를 갖는다.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하기 위해선 국가의 청사진이 좀 더 설득력 있게 제시돼야 한다.

 

정부에선 이미 대선공약부터 최근 대통령의 발언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정운영의 방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이 정부의 청사진을 뚜렷이 알지 못하고 있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과거 정부와 달리 국민에게 다가서는 대통령의 행보는 흐뭇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실질적 소통과 가시적 성과다. 최근 중국과의 관계개선이나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과의 조율이라는 외교적 성과는 훌륭하지만, 야박하게 평가하면 불편했던 외교관계가 이제야 정상화된 것일 뿐이다.

 

정치의 또 다른 한 축은 국회다. 그런데 내년도 예산심의 중인 국회에 대한 국민 관심은 매우 낮다. 시민 주도의 촛불집회 때부터 국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난받았다. 그리고 전·현직 국회의원의 연이은 검찰 출두 소식에 국회에 대한 냉소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국민이 정치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내년 6월로 예정된 개헌이다. 개헌 과정은 정부와 여당이 시동을 걸고 야당과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를 따르게 된다. 그런데 개헌 논의에 관심을 두는 국회의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제도상 대통령도 개헌발의가 가능하지만 정부안은 어차피 야당의 반대에 부닥치게 마련이고 입법부인 국회를 두고 청와대가 나서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또한 사안의 중대성과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의결요건이라는 점에서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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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주도해 개헌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첫째로 개헌과 관련해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해 누구도 감히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둘째론 현재 정당들의 통합 등 위상변화로 인해 개헌 논의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개헌 논의를 처음부터 국회의원들이 주도할 필요는 없다. 법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의 지식을 빌려 구체적 시안을 만들고 공론조사를 통해 의견을 취합한 후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심의를 시작하면 된다.

 

국회의장은 이미 몇 차례 여론조사로 국민이 선호하는 권력체제나 선거법 개정안을 파악한 적이 있다. 별로 옳지 않다. 일반인들이 각 제도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정치적 효과가 어떨지를 알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현행 제도에 불만이 있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응답을 한 것뿐이다. 이번엔 공론조사를 일반 국민이 아닌 헌법이나 정치 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해 보는 방안을 추천한다.

 

현재 같은 분위기라면 6월 개헌 국민투표가 불가능하거나 졸속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 자발적 관심이 높지 않고 국회의원들은 자기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면 국회의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헌 분위기를 조성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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