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호남 중진들, 당 위기 극복할 대안 있나?”
  • 박혁진 기자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6 20:29
  • 호수 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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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통합 찬성] 김관영 국민의당 사무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 최일선엔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관영 의원이 서 있다. 국민의당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통합 찬반 당원 투표도 김 의원이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호남(전북 군산)을 기반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호남권 의원인 그가, 호남 중진들에 맞서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최근 국민의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에도 임명됐다. 호남뿐 아니라 국민의당 전국 바닥민심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파악하는 자리다. 김 의원은 11월24일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호남 중진들에겐 당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없으며, 당의 바닥민심은 속도 차이만 있을 뿐 결과적으로 통합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사무총장 © 시사저널 박은숙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에 임명됐는데 현재 호남지역 당원들 분위기는 어떤가.

 

“주말마다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연대와 통합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소위 오피니언 리더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정치적 선명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바닥민심이 이와 같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다. 방향은 옳은데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통합에 대한 당원들 분위기는 어떤가. 당원 투표에서 통합안이 통과될 가능성에 대해 양측이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당원의 뜻을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형식이 전(全)당원 투표다. 전당원 투표를 통한 의견 수렴은 (당 지도부를 선출한 지난 8월) 전당대회 시절 모든 후보들의 약속이기도 하다. 논란이 격해진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 필요하다. 전당원 투표에서 과반을 넘겼다고 통합이 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전당원 투표는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역할이며, 전당대회라는 최고 의사결정 과정이 있어야 한다.”

 

 

“호남으로만 움츠러들면 지방선거 필패”

 

통합을 주장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약간의 개념 차이가 있어 보인다. 통합이란 바른정당과 당대당 통합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수도권 선거연대를 말하는 것인가.

 

“정당 간의 관계를 놓고 보면 정책연대, 선거연대, 통합 등 다양한 단계가 있을 수 있다. 현재로선 통합은 통합정당을 의미하고, 수도권 선거연대는 말 그대로 선거연대다. 선거연대는 당선 후 책임정치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원들의 의견을 종합 수렴해야 한다.”

 

 

호남 중진들은 안철수라는 정치인으론 향후 치러질 선거에서 현상유지도 어렵다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는 것 아닌가.

 

“그분들에게 되묻고 싶다. 현재의 지지율, 당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있는가. 일부 통합을 반대하는 분들은 호남 기반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호남으로 움츠러들면 내년 지방선거는 필패한다.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호남 기반을 외면하자는 것도 아니다. 호남을 기반으로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고 더 많은 중도개혁 세력들을 결집해 수권 능력도 갖추고 제1야당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통합하면 수도권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여론조사가 만능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11월23일자 우리 당의 자체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후 정당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정당지지율은 19.2%, 자유한국당은 11.2%로 나왔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외연이 확대된다면 내년 지방선거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그 기대가 크다는 것을 11월23일 원외지역위원장 회의에서 확인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한 후 결국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 우려에 대해 알고 있지만, 현실성이 제로다. 자유한국당과는 함께할 수 없다. 매일 나오는 언론보도를 보라.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된 정부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다. 당명을 바꾸고, 대표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과거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없는 정당이다. 중도개혁 세력의 건강한 정당을 꿈꾸는 국민의당이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자유한국당과 통합하는 일은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안철수 대표도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다.”

 

 

박지원 전 대표가 지적한 것처럼 안 대표가 불통이라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 대표가 소속 의원들, 당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려고 무던히 노력 중이다. 지난 대선 이후 소통하는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 의원들과 개별적 만남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어떤 리더도 조직 내 소통에서 100점을 받기는 어렵다. 특히 첨예한 쟁점이 있는 경우에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쉽게 ‘불통’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그러나 최근 5시간이 넘는 ‘끝장토론’을 보지 않았는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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