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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은 머리 외국인과 조선족 도박장으로 변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필리핀 은퇴비자 악용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드나드는 내국인들…중국 국적 조선족 범죄자들 은신처·활동자금 수입처로도 전락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7(Mon) 13:01:01 | 14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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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관광객 유치와 외화 획득을 위해 설립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조선족과 필리핀 은퇴비자(SRRV)를 악용한 ‘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도박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랜드에서 출입 정지된 내국인들이 SRRV를 통해 또다시 카지노를 드나들고 있으며, 일용직 근로자들이 대부분인 조선족들이 도박에 빠져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2차 범죄를 저지르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서울, 부산, 제주도 등지에 16개가 존재한다.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그런데 최근 강원랜드는 도박 중독을 막기 위해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카지노 과몰입자들이 국내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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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규제 강화, 외국인 카지노로 발길

 

강원랜드중독관리센터(KLACC)는 올해 4월부터 냉각기(Cooling-Off)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냉각기 제도란 2개월 연속 월 15일을 출입하거나 2분기 연속 30일을 초과해 출입한 고객에 대해 1〜3개월간 카지노 출입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냉각기 제도로 인해 카지노 과몰입자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4월 이후 2분기 연속 30일 이상 카지노를 출입한 고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582명에서 105명으로 82% 감소했다. 2개월 연속 15일 출입한 고객 역시 212명에서 104명으로 51% 줄었다. 1월부터 9월까지 분기 30일 초과 출입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 6565명에서 4182명으로 36% 감소했다.

 

강원랜드에는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가 존재한다. 최고 베팅 한도를 낮게 설정하거나 운영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테이블게임의 경우 베팅 한도는 30만원이고, 슬롯머신의 경우 2500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VIP룸의 베팅 한도는 3000만원이다. 대리 베팅이나 두 곳 이상에 베팅하는 것 역시 금지하고 있다. 또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2000만원 이상 고액 거래에 대해서는 현금거래 신고를 하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다. 24시간 운영되는 다른 카지노와는 확연히 비교된다. 대부분의 카지노에는 시계, 거울, 창문이 없다. 도박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강원랜드에는 시계와 거울, 창문은 물론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도박 중독을 경고하고 있다. 강원랜드 고객의 절반가량이 수도권 고객인 것을 감안해 지하철이나 버스 승강장 등에 도박 중독 예방 안내표지도 꼼꼼하게 설치돼 있다. 또한 카지노 내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술을 먹으면 입장이 제한된다. 2005년부터 영업장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흡연도 금지됐다.

 

강원랜드의 규모도 축소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도입한 ‘사행산업 매출총량제’ 때문이다. 이 제도는 복권·경마·경륜·카지노 등 사행산업의 지나친 성장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관 매출액이 정해진 한도를 넘으면 다음해 매출 한도가 줄어들도록 돼 있다. 강원랜드는 매출총량제를 지키기 위해 테이블과 슬롯머신의 가동률을 떨어뜨려, 현재 70~80%만 운영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도박 중독 예방을 위한 다양한 규제로 카지노 과몰입자들에게 매력이 떨어지는 곳이다. 더구나 이들 중에는 반복적인 규제 위반으로 강원랜드 출입이 아예 정지된 경우도 많다. 이들은 마카오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로 원정 도박을 떠나기도 하지만,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편리하다. 서울의 경우 파라다이스 워커힐, 세븐럭 강남, 세븐럭 힐튼 등 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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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이면 내국인이 외국인으로 둔갑”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출입하기 위해서는 거주여권(PR여권)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위조여권을 통해 내국인을 외국인으로 둔갑시키는 방식이 사용됐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GKL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매출급감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교포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외국 영주권을 지닌 교포들은 카지노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최근에는 돈을 주고 영주권을 사는 경우가 많아져 국내 체류하는 교포들이 점차 증가했고, 특히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와 남미 등에서 수백만원만 주면 가짜 영주권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라다이스 카지노 직원들이 여권을 위조해 강원랜드 VIP 내국인들을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끌어들인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 카지노 직원들은 강원랜드에서 근무했던 카지노 직원을 통해 강원랜드 VIP 고객 명단을 입수했다. 이어 금융기관 직원으로부터 고객들의 연락처를 확보해 “멀리 있는 강원랜드까지 가지 말고 도심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게임해라. 위조여권을 만들어 주겠다. 위조여권 제작비용도 우리가 부담하겠다”고 설득했다.

 

이들은 영주권 브로커를 통해 외국 영주권 카드를 위조해 당시 외교통상부에서 PR여권을 발급받았다. 검찰에 적발된 위조여권 상습 도박자는 20여 명이었고, 이들이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잃은 금액은 170억원에 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볼리비아 등 외국 영주권이 있는 것처럼 위조해 PR여권을 받았다”면서 “카지노 직원들이 수수료 수입을 위해 여권 위조 작업에 조직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위조여권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자 이번에는 필리핀 은퇴비자(SRRV)가 활용되고 있다. SRRV는 만 35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소득 증빙을 위해 2만 달러(약 2300만원)를 필리핀 은퇴청이 정한 현지 은행에 예치하면 된다. 수수료는 신청자가 1400달러, 가족은 1인당 300달러며 연회비 360달러를 필리핀 은퇴청에 매년 지급해야 한다. 주민등록등본, 건강진단서, 신원조회서 등을 발급받아 주한 필리핀대사관에서 공증을 받은 뒤 필리핀 은퇴청에 제출해야 한다. SRRV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출입하고 있는 P씨는 “SRRV를 받는 데 모든 비용을 다해서 3000만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과거에는 예치금이 5만 달러였는데, 현재 2만 달러로 줄어들면서 SRRV를 받는 것이 더욱 수월해졌다”면서 “대행 업체에 맡기면 모든 업무를 알아서 해 준다. 필리핀 은퇴청에 관련 서류를 낼 때 필리핀에서 1주일 정도 거주하면 SRRV가 바로 나온다”고 밝혔다.

 

SRRV가 있으면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출입이 가능해진다. 3000만원만 있으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카지노를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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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자금 마련 위해 강도살인까지

 

도박 폐인이 양산되거나 불법 사채로 인한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세븐럭 단골 고객이었던 ㄱ씨는 에이전트였던 ㄴ씨를 고발했다. ㄱ씨와 가족들이 ㄴ씨에게 상습적인 협박을 당했다는 것이다. ㄱ씨와 피의자 ㄴ씨는 강원랜드에서 우연히 인연을 맺은 뒤 관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이후 ㄴ씨는 세븐럭 카지노에 손님을 끌어모으는 에이전트로 고용됐고 ㄱ씨는 SRRV를 획득했다. 외국인 신분을 확보한 ㄱ씨는 ㄴ씨의 권유로 세븐럭에 출입하기 시작했다. 카지노에 드나들던 ㄱ씨는 돈이 떨어지면 ㄴ씨를 통해 돈을 빌렸고, ㄴ씨를 통해 소개받은 카지노 내의 다른 사채업자들로부터도 돈을 빌리게 됐다. 이렇게 해서 ㄱ씨가 빌린 돈은 15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사채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ㄱ씨는 원금과 이자를 다 갚지 못해 도망을 다닐 수밖에 없었고, 이때부터 ㄴ씨와 사채업자들은 ㄱ씨의 가족들을 찾아가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ㄴ씨와 사채업자들은 ㄱ씨의 집에 찾아가 옷을 벗고 행패를 부리기까지 했다. 결국 참다못한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 것이다.

 

세븐럭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운영하는 카지노다. 사행산업보다 관광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공기업인 셈이다. 그러나 GKL 측은 SRRV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GKL 측은 “SRRV로 카지노를 출입하는 것이 법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SRRV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도 GKL이 책임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외국인 카지노의 또 다른 주요 고객은 조선족이다. 중국 국적이거나 재외동포법에 따라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국내 체류 조선족은 80만 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조선족들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조선족들의 경제 사정은 대부분 여의치 않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발을 들여놨다가 ‘코리안 드림’은 고사하고 폐가망신하는 조선족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전고법은 지난 11월4일 조선족 이아무개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죄명은 강도살인이었다. 이씨는 지난 2009년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에 입국했다. 공장의 고된 노동을 견디며 6년간 1억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그런데 2015년 겨울, 호기심에 찾은 서울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이씨의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별천지였다. 일확천금의 유혹도 달콤했다. 이씨는 걷잡을 수 없이 도박에 빠져들었고, 1년도 되지 않아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모두 탕진했다. 그러나 이씨는 여기서 멈추지 못했다. 친구인 조선족 동포 A씨에게 돈을 빌려보고 안 되면 살해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씨는 2000만원을 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씨는 준비해 간 둔기를 휘둘러 A씨를 살해했다. 이씨는 통장과 현금카드를 빼앗아 A씨가 숨지는 순간까지 비밀번호를 다그쳐 물었다. A씨가 비밀번호를 허위로 알려주면서 이씨가 빼앗은 돈은 5만원이 전부였다. 이씨는 A씨를 살해한 후 또다시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가 검거됐다.

 

 

카지노 측 “부작용에 대한 책임 없다”

 

크지 않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흉악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이 카지노다. 지난 10월3일 밤 12시경 부산진경찰서에 폭행 신고가 접수됐다. 조선족 장아무개씨가 호텔 카지노 앞에서 조선족 유아무개씨의 머리를 각목으로 수차례 내려쳐 유씨가 의식불명이 됐다는 것이다. 장씨는 1개월 전 카지노에서 함께 게임을 하던 유씨가 300만원을 빌려간 이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둔기를 사용해 유씨를 폭행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도피 중인 범죄자의 은신처가 되기도 했다. 9월9일 경찰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도박을 하러 온 조선족에게 고리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채무자를 감금한 혐의로 조선족 김아무개씨 등을 구속했다. 김씨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힐튼호텔 카지노에 도박을 하러 온 조선족 선박수리업자 김아무개씨에게 도박 자금 2억6000만원을 선이자 10%에 빌려주고 이 중 1억42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김씨를 3일간 호텔방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주범인 김씨는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유흥 주점에서 지인을 시켜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종업원을 살해하도록 교사하고 수배가 내려지기 전 한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내국인이 출입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해외에서 수배된 자들의 은신처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도박 자금을 고액의 선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등 불법 사채업으로 활동자금을 마련하는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측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내 1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업체 파라다이스의 관계자는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조선족은 당연히 카지노 출입이 허용된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은 카지노의 책임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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