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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네이버와 페이스북의 동병상련

“너 미디어지?” 거세지는 책임론에 휘말린 플랫폼 기업들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9(Wed)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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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미디어일까. 네이버를 미디어로 보는 등식은 네이버 측을 가장 곤란하게 만드는 얘기다. 시사저널이 매년 실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서 네이버는 '언론 영향력' 부문에서 매년 TOP3에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사 결과를 네이버는 절대 반가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플랫폼 기술 기업이지 미디어가 아니다"라는 게 네이버 측의 항변이다. 

 

10월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책임자(GIO)의 발언도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국감장에서는 "언론사로서 규제를 받던가 뉴스 서비스 기능을 없애라"는 국회의원들, 특히 야당 의원들이 지적이 이어졌다. 네이버가 언론인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이 쏟아지자 이해진 GIO는 "네이버는 기술과 플랫폼에 집중하고 (뉴스 편집을) 외부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답했다. 편집권을 행사하지 않기에 언론사가 아니며, 단지 뉴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얘기였다.

 

"넌 언론이냐 아니냐"라는 질문을 네이버처럼 받는 곳이 또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이다. 그동안 페이스북과 구글은 네이버와 비슷한 입장이었다. "우린 언론이 아니라 플랫폼이며 테크기업이다." 그런데 이들 기업을 둘러싼 논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영국 총리실이 페이스북과 구글을 미디어로 인정하며 기존 미디어와 같은 책임을 부과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해 테크기업의 영향력이 그 어느때보다 커지자 국제 정치계는 이들의 규제를 숙제로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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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견이지만 이들 기업은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로이터가 전한 기사의 한 대목.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인터넷 환경 정비를 목표로 삼는 '디지털 헌장'을 제정하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뉴스 환경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검토 중이다. 주요 인터넷 플랫폼의 역할과 책임, 법적 평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법적으로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기업은 우리네 포털처럼 정보를 유통시키는 파이프라인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핵심들은 보다 엄격하게 말하고 있다. 카렌 브래들리 문화부 장관은 BBC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 이런 기업은 미디어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역할과 책임을 검토하고 어떻게 자리매김을 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의 패트리시아 호지슨 위원장도 청문회에서 "사견이지만 이들 기업은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오프콤이 관심 있는 부분은 뉴스의 신뢰성이다"고 말했다. 

 

정보를 전달하는데 주체적으로 참여한 미디어는 그들이 전파한 정보에 대해 책임을 지는 법이다. 반면 플랫폼 사업자는 책임을 지는 정도가 제한적이었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여부는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특히 미국 대선을 치르는 동안 가짜뉴스가 넘쳐나면서 그 범람의 무대가 된 페이스북과 구글의 책임론이 떠올랐다.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들의 수수방관을 탓하는 건 그만큼 뉴스 유통에서 소셜미디어가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를 보면 미국 성인의 약 70%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 그 중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성인은 절반에 달했다. 젊은 세대들만의 전유물도 아니었다. 2017년 조사에서는 50세 이상 미국인의 절반 이상(55%)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2016년의 45%와 비교하면 1년 만에 10%포인트가 상승했다. 소셜미디어는 이미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미디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견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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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책임은 인정, 미디어라는 명칭에는 저항

 

페이스북은 스스로를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다만 사회적 책임감이라는 지점에서 일정 부분 세간의 비판을 받아들이려는 움직임도 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우리는 전통적인 테크기업이 아니다. 전통적인 미디어도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소식을 전파하기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한다. 우리 회사는 사회적 논의의 일부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디어'라는 명칭에는 저항한다.

 

단적인 예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인터뷰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본질은 테크기업이다. 엔지니어는 고용하지만 기자는 고용하지 않는다. 기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뉴스 보도는 안할 거다." 미디어 기업이라고 인정하면 사실을 전달해야 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하며 편집의 편향성에 따른 비난도 감내해야 하기에 그 모든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샌드버그가 직접 나선 모양새였다. 

 

여타 플랫폼을 운영하는 테크기업의 기본 입장은 샌드버그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과 별개로 사회적 비판은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영국과 더불어 독일 정부는 6월 말 인터넷에 가짜 뉴스와 증오 연설 등 헤이츠 콘텐츠에 대해서 인터넷 기업의 의무를 강화했다. 만약 문제가 될 경우 최고 5000만 유로(650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페이스북 법'이라고 불리는 법안으로 10월부터 시행됐다.

 

소셜미디어의 모국이나 다름없는 미국은 '정직한 광고법(Honest Ads Act)'이 등장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애리조나)과 민주당의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정치광고일 경우 광고주와 광고비, 광고의 타깃 등을 소셜미디어가 공개해야 한다. 지난 대선 기간, 소셜미디어가 러시아의 영향력에 휘둘렸다는 정황증거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등장한 법이다.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치 정보를 걸러내겠다는 뜻인데 어쨌든 소셜미디어 측은 어느 정도의 광고 매출 손해를 감수하게 생겼다.

 

커진 영향력만큼 신뢰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테크기업들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을까. 한국에서도 세계에서도, 지금 그 노력들을 묻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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