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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의문을 갖는 습관 자녀에게 길러줘야”

중국 고전 전문가 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의 《중국 3천년, 명문가의 자녀교육법》

조창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9(Sat) 20:00:00 | 1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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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보기관은 물론이고, 정부 관료 출신들의 무분별한 예산 집행이 개인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명문가의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이 검소한 삶과 돈에 대한 거리 두기였다. 지금 문제가 돼 검찰 조사를 받는 이들이 이런 교훈을 갖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참담한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더 문제는 이런 문제가 다음에도 멈추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교육에서부터 이런 부분이 심어져야 한다. 이번 책은 그간 수많은 책을 내면서 얻은 교육의 지혜를 총정리해 내놓았다.”

 

우리에게 사마천의 《사기(史記)》 연구가로 잘 알려진 중국 고전 연구가 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이 중국 역사 속의 교육적 가치를 집대성해 정리한 《중국 3천년, 명문가의 자녀교육법》을 출간했다. 그동안 50여 권에 가까운 중국 관련서를 출간했고, 2007년 EBS 특별기획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 등으로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김 이사장을 만나 이번 책의 출간 의미와 최근 활동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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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 ‘의문제기’ ‘본보기’ 교육 강조

 

이번 책이 몇 번째 책인가를 묻자, 김영수 이사장은 빙그레 웃는다. 이미 출간 숫자의 의미를 잃어버릴 정도로 많은 저서를 냈다. 《사기》 완역본을 포함해 사마천 관련서만 약 20종을 출간했다. 그 밖에 김 이사장의 작업은 중국 고전에서 핵심 가치를 발굴하는 일이었다. 《모략》 《용인》 《성찰》 《위인》 등이 대표적인 저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출간한 책은 약간 궤를 달리한다. 이번 책의 출간도 우연한 곳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진행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나온 ‘딥러닝’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고 배우는 ‘심화학습’인 딥러닝을 보면서 인간의 교육에서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깊어졌다. 그리고 중국 자녀교육에 있는 핵심 키워드들을 발굴해 개념과 ‘편지글’을 연결해 보여준다.

 

요즘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인지, 30개의 장(章)으로 정리한 중국 가정교육에서 유독 근검과 돈에 대한 자세가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다. 4번째 자녀교육법으로 제시하는 ‘근검약덕’은 물론이고, 많은 곳에서 중국 가정의 근검 교육이 눈에 띈다. 북송시대 대신이자 역사가로 《자치통감》을 쓴 사마광을 통해 설명하는 이 장에서는 “근검절약은 덕행의 공통된 근본이요, 사치는 죄악 중에서 가장 큰 죄악이다. (중략) 검소에서 사치로 가기는 쉬워도, 사치에서 검소로 가기는 어렵다” 등의 문구를 통해 근검을 이야기한다.

 

또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녀교육의 철학에 대해 의문을 갖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을 통해 질문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김 이사장은 “책 100페이지를 죄다 외우는 것보다 가치 있는 질문 하나를 제기하는 것이 훨씬 낫다”며 ‘의문제기’ 교육법을 강조한다. 이 교육법은 남송시대 사상가 육구연을 비롯해 송나라 학자 장재 등이 가장 강조한 교육법이다. 당대 사상가 루쉰 역시 아이에게 동심개발과 더불어 질문을 유도하는 교육을 했다.

 

그러나 이런 중국 가정교육 철학도 현실에서 적용할 수 없으면 전혀 쓸모가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수학 과외에 시달리고, 스스로는 일과 술자리에 매몰된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신경 쓰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몇 가지 팁을 준다. 우선 국가에 법이 있듯이 집에도 가규(家規)나 가훈(家訓)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나라 초기의 명신(名臣) 이적과 북송의 포청천 포승이 유명한데, 이들은 가정의 법도를 어기면 처벌하는 규정을 두었다. 포승의 고향인 안후이성 비동현 대포촌은 지금도 300여 호가 사는데, 지금까지 부정부패로 체포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해방일보’가 보도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자녀교육은 과거뿐만 아니라 근대 인물들의 사례도 많이 있다. 소련 유학 중에 공부에 회의를 품은 아이에게 편지로 가르치는 유소기를 비롯해, 마오쩌둥·진의 등의 교육법도 중간중간에 소개한다. 특히 당대 정치가들의 교육법에서 눈에 띄는 것은 ‘본보기’ 교육이다. 교육은 결국 부모에게서 시작하고 부모에게서 끝나기 때문이다. 마오쩌둥의 경우 수학 100점 맞은 것을 자랑하려는 아이에게 부족한 것을 다시 묻고, 아들 마오안잉을 전장(戰場)으로 먼저 보냈다. 중국 10대 원수로 추앙받는 진의도 자식에게는 허심탄회한 이야기로 진심을 이끌어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일수록 자녀교육 더 깊이 생각해야”

 

그런데 한국은 자녀교육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김영수 이사장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근본가치를 잃어버리게 할 수 있다. 이런 시간일수록 부모 세대가 더 깊이 자녀교육을 생각해야 한다. 내 아이는 귀하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출산을 막기도 한다. 그보다는 가정 속에서 귀한 삶의 가치를 가르치던 중국의 자녀교육법을 전하고 싶다. 지금 다시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가 없는데, 그런 생각의 전환을 주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삽화와 이미지가 담겨 있다. 모두 김 이사장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 속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힘에는 김 이사장의 발품이 있다. 20년 전부터 사마천의 고향인 산시성 한성을 방문해 교류를 시작했고, 2007년부터는 사마천장학회를 설립해 돕고 있다. 당연히 한성시의 명예시민이 됐다. 한성시(韓城市)는 사마천 관련 행사가 열리면 김 이사장을 꼭 초청해 귀빈석에 앉히고, 사마천을 통해 커가는 한·중 우정을 설명한다. 또 김 이사장을 통해 인구 50만 명의 한성시를 한·중 교류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준비도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중국 고전 연구가로서 사마천의 길은 물론이고 중국 역사 인물의 흔적을 찾기 위해 1년에 두 번씩은 꼭 현지답사를 떠나기도 한다. 

 

 

New Book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에 빠졌을 때

전문우 지음│Freepok 그림·사진│누림북스 펴냄│1만5000원

 

지독한 우울증을 극복한 열정적인 독서가의 기록이다. 책이 독자에게 정서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치유 과정을 ‘비블리오테라피(Bibliotherapy·독서치료)’라고 하는데, 이 책은 세계적 명작부터 우울증을 집중적으로 다룬 인문서, 심지어 영화와 뮤지컬·노래 가사까지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책이 갖고 있는 치유의 힘을 잘 보여준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요리생물학

오구라 아키히코 지음│계단 펴냄│1만3000원

 

 

하나로 콕 짚어 이것 때문이라고 말은 못해도, 우리는 뭐가 맛있는지를 그냥 안다. 이 책에서는 프라이드치킨의 해부학에서 동서양 식기 문화의 차이까지,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과학과 문화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음식과 요리에 녹아 있는 ‘맛있다’란 느낌을 맛·색깔·냄새·온도·식기·계절 음식·명절 요리란 7가지 측면에서 생물학을 통해 알아본다.

 

 

자본의 새로운 선지자들

니콜 애쇼프 지음│황성원 옮김│펜타그램 펴냄│1만5000원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 미국의 인기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세계 최대의 유기농 매장인 홀푸드의 CEO 존 매키. 이 새로운 자본의 선지자들은 오늘날 가장 목청 높은 자본주의 비판가들이다. 하지만 결코 자본의 종식을 주장하지 않는다. 이 책은 자본주의 신화 창조자들을 풍자적이지만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혼돈의 세계

리처드 하스 지음│김성훈 옮김│매일경제신문사 펴냄│1만7000원

 

 

오늘날 세계는 미국 없인 안정이나 번영을 구가할 순 없지만, 미국도 정치인이나 시민들이 오늘날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지 못하면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진정한 힘이 될 수 없다. 미국 외교정책의 최고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변화하는 국제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 질서 2.0’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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