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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새 도매價 80% 폭락한 청양고추…경남 주산지 농가 어쩌나

지난 2015년 이후 폭락추세에 청양고추 폐기처분 사태 현실화

김완식 기자 ㅣ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8(Fri) 15: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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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고추 전국 최대 주산지인 경남 밀양시 무안면에서 청양고추를 재배하는 박모(57)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양고추 가격이 폭락하자 자포자기 상태다.  

박씨는 “현재 청양고추 거래가격은 대량 폐기처분 사태를 빚은 지난 3월 가격에도 못미친다”며 “난방비, 인건비 등 영농비를 지출하고 나면 빚만 남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겨울철인 12~2월은 연중 가장 비싼 시기인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로 폭락해 농민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청양고추 가격 폭락 추세는 처참할 정도다. 밀양 무안농협산지유통센터(APC)에서 거래되던 한 박스(10kg) 가격은 평년 12월 기준 10만원 이상이었지만, 2015년 겨울부터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달 들어 2만6000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대량 폐기처분 사태를 빚은 지난 3월 3만5000원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다.

진주시 금산·대곡면과 창녕군 등 경남권 다른 청양고추 주산지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가올 난방비, 자재값, 이자상환 독촉에 밤잠을 설치고 있는 재배농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 청양고추 물량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밀양시 무안면과 진주시 금산·대곡면, 창녕군 등 경남지역 고추 농가는 내년 2월까지 더 많은 출하를 앞두고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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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면에서 청양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신모(48)씨는 “2015년 대비 5분의 1 수준인 사상 최악의 가격폭락으로 인해 인건비는 고사하고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면서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2만원대 폭락은 정부의 농정 정책실패로 밖에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가격안정을 위해 폐기처리해야 한다”고 당국을 성토했다.


농민 “2만원대 폭락은 정부의 농정 정책실패” 성토


무안농협 박위규 조합장은 “박스(10kg) 당 가격이 4만 원대가 손익분기점인데, 2만 원대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인건비 등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너무 말도 안 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지난 3월 대량 폐기처분 사태를 겪은 재배농가들이 또 이 같은 아픔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지자체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3월 청양고추 가격폭락이 폭락하자 주산지인 밀양 65톤, 진주 60톤, 창원 15톤 등 청양고추 10㎏짜리 1만4000박스(총 140t)가 폐기처분됐다. 폐기 물량에 대해선 농림부 보조금과 농협중앙회 지원금을 포함해 10㎏당 2만2090원이 농가에 지원됐다. 밀양 무안농협도 자구책으로 지난해부터 소비지 판촉행사와 원물을 매입해 다대기(음식첨가물) 등으로 가공 저온보관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가격 회복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남농협(본부장 이구환)은 12월7일 밀양 무안농협에서 경남도와 청양고추 주생산 4개 시·군 관계자, 청양고추 생산농협과 농가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 청양고추 주산지협의회 5차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생산량 증가와 소비부진으로 인한 풋고추가격의 하락으로 생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하지만 ▲청양고추 생산농가 자율감축 노력 ▲농협 등 생산자단체의 수급안정 대책 추진 ▲경남도 등 관련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지원 등 원론적인 논의에 그쳤을 뿐 가격파동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양고추 가격폭락은 경기침체와 김영란법 영향에다가 한때 높게 된 가격에 기대어 너도나도 농민들이 다른 작목 대신 청양고추 농사에 뛰어들면서 급증한 생산량 탓이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28일 금산농협에서 가진 제4차 주산지협의회에서 전년대비 6.8% 감소한 45ha(662ha→617ha)를 생산자단체별로 자율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다른 작목의 선택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청양고추재배 농민인 정모(56)씨는 “수천 만원이 넘는 시설자재를 처분하고 타 작목을 선택할 농민은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라며 현실에 맞는 대책을 요구했다. 정씨는 그러면서 “2015년 기준으로 밀양지역엔 1532농가가 482㏊에 시설고추를 재배 하고 있다. ‘찔끔’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농민들과 잘 소통해 어려운 얘기를 함께 들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경남도도 청양고추 수급안정 대책으로 지난 4월부터 행정·농협·생산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청양고추주산지협의회를 통해 생산량 감축과 자조금 적립에 나섰지만 생산농가는 피부로 느끼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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