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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기 퇴임 조환익 한전 사장, 광주·전남 시도지사 출마설 내막

조환익 “전혀 관심 없다”···지역 정치권 추대설 등 셈법 ‘복잡‘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1(Mon) 14: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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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8일 전격 퇴임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말인 2012년 12월 취임해 만 5년 가까이 한전을 이끌었다. 대통령이 두 번 바뀌는 동안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결국 임기를 석 달여 남기고 물러났다. 지역의 한 언론은 그의 퇴임을 두고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제목을 뽑기도 했다. 그가 갑작스럽게(?) 한전을 떠남으로써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 정치권에서 ‘아이디어‘​ 수준에서 떠돌던 광주시장이나 전남도지사 후보 추대설이, 그가 한전을 떠나면서 점차 ‘설(說)‘로 업그레이드되는 양상이다. 

 

정권 때마다 조 전 사장은 산업부 장관 후보에 올랐다. 산업자원부 차관,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KOTRA 사장에 이어 한전 사장이 된 그의 경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실패했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언론은 조 사장을 차기 산업부 장관 후보 중 유력한 한 명으로 꼽았다. 결국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다 고배를 마셨다. 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한때 산업부장관과 차기 무역협회장에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 또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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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퇴임하자 정치권 진입설 등 ‘설왕설래(說往說來)’ 

 

조 전 사장이 조기 퇴임하자 정치권 진입설 등 여러 가지 관측들이 나돌고 있다. 그의 향후 행보와 관련 유독 눈에 띄는 것이 내년 지방선거 광주시장이나 전남도지사 출마설이다. 실제로 올 벚꽃 대선 이후 조 전 사장의 지방선거 추대설이 심심찮게 나왔다. 주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는 얘기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할 때 차기 광주시장이나 전남도지사 후보로 내세울 만 하다는 얘기가 없지 않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 전 사장의 정치권 진입 문제가 거론되는 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본인이 비록 정치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자치단체장의 업무는 행정의 성격이 강하다”며 “지금 추진되는 지방분권형 개헌이 성사되면, 시도지사들이 제2 국무회의를 구성하는 등 광역자치단체장의 위상과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이때를 대비해 시도지사 출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광주·​전남 지역사회의 우호적인 반응은 그의 강점이다. 조 전 사장이 짧은 시간에 지역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조 전 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나주 혁신도시로 한전 본사를 옮긴 뒤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등 지역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오는 2020년까지 500개 에너지 관련 기업을 유치해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세계적인 에너지 분야 특화도시로 만들면 혁신도시는 물론 미래 광주·전남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해 낼 수 있다. 한전은 지난해 에너지밸리에 77개 기업을 유치했고 올해 말까지 100개를 끌어온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 최근엔 배후 산단인 나주혁신산단도 준공되면서 에너지밸리는 본궤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 조 전 사장이 추진해온 한전공대 설립도 빠르게 가시화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조 전 사장이 계속 지자체 수장으로 남아 지역발전을 이끈다면 지역민들이 반길 것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누구보다 한전을 속속들이 아는 그는 그간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해 온 터여서 광주전남의 미래 먹거리인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과 한전공대 설립을 성공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의 복잡한 정치지형도 그의 소매를 정치권 쪽으로 이끌고 있다. 조환익 출마설 논리는 이렇다.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 이용섭 탈락→조환익, 국민의당 후보 부재→조환익 구원투수, 전남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후보 약세 평가→조환익 대체재 검토 시나리오다. 

 

현재까지 내년 광주시장 선거는 선두를 달리는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 민형배 광산구청장이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11월2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자체 조사 결과 차기 광주광역시장 적합도에서 이 부위원장은 23.3%를 획득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하지만 이 부위원장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란 직책이 ‘복병’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일자리 만들기를 진두지휘하다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그 자리를 내려놓을 경우 적잖은 ‘후폭풍’이 불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이 부위원장의 출마가 좌절될 경우 정치판은 요동칠 수밖에 없고 조 전 사장 카드는 급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민의당 사정은 더 나쁘다. 중진 3인방인 박주선, 김동철, 장병완 의원 등은 당 안팎의 상황이 어수선해선지 아직까지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고 있다. 어려운 정치지형 하에서 의원직을 내놓고 선뜻 출마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 경우 조 전 사장이 선발투수로 차출 당해 투입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장병완 의원과 조 전사장 간의 돈독한 친분관계도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전남도지사 선거도 변수가 많다.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발탁되면서 전남지사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전반적인 선거 구도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지난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 양자대결 양상이다. 호남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전남지사 선거 결과가 양 당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여권에는 호남의 지지가 국정 운영 동력의 중심축이다. 국민의당으로선 당의 존립 여부가 달려 있다.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 쪽 후보로 이개호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박지원 전 대표와 주승용 전 원내대표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 유력 후보군이던 김영록 전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발탁되고 우윤근 전 의원도 러시아 대사로 부임해 전남지사 선거 출마가 어렵게 됐다. 여기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정감사에서 전남지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치적 무게감이 큰 3명이 사실상 배제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의 경우 보궐선거를 통해 지난 19대 국회에 진출한 1.5선에 불과하다. 정치적 중량감이 덜하고 관료 출신이라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 광주·전남의 유일한 현직 의원이자 당 최고위원인 이 의원이 호남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권에선 자당 후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참신한 외부 인사를 영입해 투입하는 그림도 그리는 중인 걸로 알려진다. 그때 하나의 묘안으로 조환익 카드가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전 사장의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부정적인 예측도 나온다. 평생을 고위 관료와 공기업 수장으로 양지에서 보낸 그가 ‘풍찬노숙’의 정치판에 뛰어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정당 입장에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텃밭 사수와 탈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경우 무색무취한 그를 ‘당의 얼굴’로 내세우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나아가 조 전 사장의  캐릭터 상 그나마 광주시장이나 전남도지사 후보로 모두 ‘전략공천’일 경우에만 움직임이 가능할 터인데 지역 정치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를 관철하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내가 정치하면 그동안 해온 일 다 망가진다”

 

조 전 사장도 현재 이 같은 관측에 매우 부정적이다. 조 전 사장은 10일 오후 시사저널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나는 정치에 어울리지 않으며 정치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정치를 하려면 벌써 했다. 내가 이 나이에 왜 거기 가서 신입생으로 일하나. 선출직에는 나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조기 퇴임과 관련해서는 “잔여 임기가 내년 3월 말까지이나 신년도 사업 계획 수립 등 후임 경영진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조기 퇴임하기로 결심했다”며 일각의 현 정부와의 원전개발을 둘러싼 불화설이나 지방선거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자신이 광주·​​전남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그동안 해온 일과 한전에 미칠 악영향을 크게 우려했다. “내가 정치를 하면 그동안 지역에서 해온 일(에너지밸리 사업 등)이 다 망가뜨려진다. 한전도 정치권의 입김에 휘말리는 등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후임자에게도 정치권에 기웃거리는 일은 말리고 싶다.” 

 

그는 “당장 내일(월요일)부터 백수생활을 경험하게 될 것 같다. 그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녀본 경험으로 재미있는 소설이나 극본을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며 정치권 진입설은 차단하면서도 국가에 봉사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여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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