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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의 ‘부금회’ vs 장하성의 ‘하나금융회’

금융사·협회장 자리 놓고 파워게임 양상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2(Tue) 14:30:02 | 1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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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금융권에서 많이 회자되는 말이 ‘부금회’다. ‘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을 뜻하는 부금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실세 모임’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마치 이명박 정부 때의 ‘고금회’(고려대 출신 금융인 모임)와 박근혜 정부 때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를 연상케 한다. 최근 한 대형 금융지주 소속 대외협력팀장 A씨는 ‘부금회 실체를 파악하라’는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 ‘가급적 빨리 파악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은 A씨는 가동 인맥을 총동원해 부금회의 실체를 파악했다. A씨의 보고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PK(부산·경남) 지역을 연고로 둔 금융인들이 지난해 상반기 이후 몇 차례 모인 사교모임. 고향 선후배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수준에 그침. 체계화된 조직으로 성장하지 못함. 정권 교체 후 일부 실세들이 동향 사람을 추천하면서 언론에 알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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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완·정지원·이동빈·김태영 등이 ‘부금회’

 

금융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부산 출신 금융인들의 약진을 ‘우연의 일치’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금융사 대표와 협회장들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PK 출신 인사들이 요직에 앉는 현상 뒤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인물이 바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다. 이 전 수석은 국정상황실장을 거쳐 민정수석을 지냈고, 변 전 실장은 기획예산처 장관을 거쳐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걸어온 길은 확연히 다르다. 이 전 수석이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이라면, 변 전 수석은 엘리트 공무원 길을 밟아온 케이스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부산’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변 전 실장은 부산고, 이 전 수석은 경남고를 나왔다.

 

부금회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물은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이다. 이 중 김지완 회장은 노조를 비롯해 부산시민단체협의회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이 ‘낙하산 인사 철회’를 요구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초 초기 BNK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직무대행과 손교덕 경남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의 3파전으로 가는 듯했으나, 금융 당국이 BNK금융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분리한 뒤, 회장 후보를 공모하기로 결정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김지완 회장이다. 김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이며,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캠프에 경제고문으로 참여한 이력을 갖고 있어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회장은 BNK금융지주 회장에 오르기 전 현대증권(현 KB증권) 사장과 하나대투증권 사장 겸 하나금융 부회장을 역임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선임되는 과정도 개운치 않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한 정찬우 이사장이 물러난 후 공모 절차에 들어간 한국거래소 이사장 자리는 당초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FIU)이 유력했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면서 재공모에 들어가 정 이사장이 최종 낙점됐다. 김 전 원장과 정 이사장은 재정경제부 선후배 사이로 두 사람 모두 변양균 전 실장이 밀었다는 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초창기만 해도 김 전 원장이 유력해 보였지만, 인사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정 이사장으로 선회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부산 대동고를 졸업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한국증권금융 사장 자리가 연봉 면에서 거래소 이사장보다 두 배가량 많은 데다 임기를 1년 반 이상씩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왜 재공모를 거쳐 거래소로 왔겠는가”라며 “누군가의 교통정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정 이사장을 선택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최 위원장은 행시 25회로, 변 전 실장 인맥으로 분류된다. 공직에 들어온 후 2010년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가기 전까지 줄곧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만 근무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전 원장은 행시 27회로 후배지만 최 위원장과 나이가 같다. 반면 정 이사장은 김 전 원장과 같은 27회면서 일찍 고시에 붙어 나이가 최 위원장보다 5살 어리다. 그러니 최 위원장 입장에서는 정 이사장이 훨씬 편했을 것이다.”

 

금융권 내 변양균 라인의 선두주자인 최 위원장의 입김은 막강하다. 최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최 위원장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설이 많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초대형 IB(투자은행) 육성과 금투협 100가지 과제 마련 등의 이유로 황 회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황 회장도 연임 도전을 묻는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애매모호하게 답변해 왔다. 이런 가운데 최 위원장이 11월29일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기업 그룹에 속한 회원사 출신이 그룹의 후원을 받아 회장에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시선은 삼성증권 사장을 지낸 황 회장에게로 쏠릴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 황 회장은 연임 포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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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갈등 뒤에 양 계파 싸움?

 

부금회와 함께 최근 또 하나의 금융계 실세로 등장한 것은 ‘하나금융회’다. 부금회 인맥으로 불리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대표적인 하나금융지주 출신이다. 최 원장은 2010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과 2012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일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그룹 출신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중용된 배경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있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에서 잘나가던 김 전 회장과 문재인 정부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이다. 최근 경영권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도 김승유 사단 멤버로 불린다.

 

변양균-장하성계, 부금회-하나금융회 간 대결은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 간 갈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역대 정부마다 두 기관은 별다른 불협화음을 보이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금융위가 산하기관인 금감원에 ‘C등급’이라는 경영평가를 준 것이나, 내년도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 이를 잘 말해 준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최종구 위원장은 2013년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일해 누구보다 우리 사정을 잘 안다고 봤는데 최근 행보를 보면 실망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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