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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홀린 한국계 미국인 ‘미드’ 제작자 3인

《지정생존자》 김상규·《실리콘 밸리》소니 리·《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 커트니 강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7(Sun) 1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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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로스트(LOST)》의 주연배우 대니얼 대 김, 《워킹 데드(Walking Dead)》의 스티븐 연, 《닥터 켄(Dr.Ken)》의 켄 정.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것이다. 이제 미국 프로그램에서 한국계 배우가 활약하는 건 흔한 일이 됐다. 

 

그런데 알고 보면 제작진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 있다. 시사저널이 미드의 작가나 제작자로 일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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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지정생존자》 총괄 제작자 김상규

 

“이 강렬하고 탄탄한 새 드라마는 ‘웨스트 윙’의 이상주의와, ‘홈랜드’의 긴장감, ‘하우스 오브 카드’의 음모를 모두 갖추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TV인사이더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에 대해 이렇게 극찬했다. 내로라하는 정치 드라마의 핵심 요소가 모두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한데 빚어낸 사람 중엔 재미교포 2세 김상규(Sang Kyu Kim)씨가 있다. 그는 시카고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지만 여전히 한글 이름을 쓰고 있다. 

 

김씨는 지정생존자의 작가 겸 총괄 제작을 맡았다. 그는 2006년 세계 최정상급 영화학교인 미국영화연구소(AFI)를 졸업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감독 데이빗 린치와 《블랙스완》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등이 같은 학교 출신이다. 김씨는 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전 세계 신예 극작가의 등용문인 ‘페이지 어워드(PAGE Awards)’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 정보사이트 IMDB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 《크래시》의 작가로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호손(2011)》, 《워킹데드(2012)》, 《24(2014)》 등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2014년 5월 김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영화 ‘벤허’를 보여주며 영상기법에 대해 알려줬다”고 말했다. 당시 인터뷰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상당했다. 김씨가 영상 관련 일을 하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여러분이 쓴 것은 여러분 스스로를 결정합니다. 세상엔 ‘아주 좋은’ 시나리오가 굉장히 많습니다. 여러분은 그 시나리오보다 더 나은 작품을 써야만 합니다. 최고가 되세요. 또 그걸 뛰어넘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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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실리콘 밸리》 총괄 제작자 소니 리 

 

작가 겸 제작자 소니 리(Sonny Lee·한국이름 이성진)는 김상규씨와 달리 처음엔 영상 쪽과 거리가 멀었다. 소니 리는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2010년 6월 미국 연예전문잡지 아이엠엔터테인먼트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한국 부모님 밑에서 커온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의사나 변호사, 아니면 금융인이 전부였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대학 졸업을 앞두고 갑자기 진로를 바꾸게 됐다. 교내 영상 수업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소니 리는 “마치 내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뭔가를 해야 마땅했다고 알려주는 종이처럼 느껴졌다”고 표현했다.  

 

그때부터 소니 리는 NBC의 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건 2007년 리얼리티 쇼 《롭 & 빅》의 보조 작가로 참여하면서다. 괴짜인 롭과 빅의 예측 불가능한 일상생활을 쫓는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줬다. 

 

이후 소니 리는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2008)》 《아웃소스드(2010)》 《투 브로크 걸즈(2011)》 등의 작가·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15년 총괄 제작을 맡은 HBO 드라마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는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영상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6%를 기록했다. 실리콘밸리는 2015년 미국영화연구소 시상식에서 ‘올해의 TV프로그램’으로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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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 공동 제작자 커트니 강

 

미국 CBS 시트콤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How I Met Your Mother·2005)》의 한 에피소드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길거리에서 “한국인들은 믿을 만하고 관대한 사람들이야. 장담컨대 한국인 중 한명은 우산을 갖고 있을 거야!(The Koreans are trustworthy and generous people. I betcha one of Koreans has an umbrella!)”라고 외치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해당 시트콤에선 배우들이 한국어 대사를 읊는 등 우리나라와 관련된 장면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 시트콤의 책임 제작자는 한국 혼혈의 커트니 강(kourtney kang)이다. 하와이 출신의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아일랜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UCLA 아시아태평양 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커트니 강은 원래 영상 제작보단 연기나 노래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본인이 무대 위에서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는 끼를 발산할 다른 통로를 찾았다. 각본을 쓰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다.

 

커트니 강은 《커플링(2003)》 《컴 투 파파(2004)》 《더 멘즈 룸(2004)》 등의 작가로서 기본기를 다졌다. 그러다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의 제작진 눈에 띄어 2005년 수석작가로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이후 시트콤의 시즌이 이어지면서 2009년엔 공동 제작자, 2011년엔 책임 제작자로 발돋움했다. 그 사이 시트콤은 에미상을 8번 받았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두 차례 후보에 올랐다. 

 

현재 커트니 강은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시트콤 《프레쉬 오프 더 보트》의 공동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 주연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 랜들 박(Randall Park)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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