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정치PICK] 대권주자 안희정의 ‘돌발 카드’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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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도지사 3선 도전 포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재·보궐 선거 불출마 카드는 갑작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특히 최명길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의 빈자리인 서울 송파 을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에, 안 지사의 결정은 더 의외였습니다. 

 

안 지사는 여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여러 구설에 오르며 ‘내상’을 입긴 했지만, 여권의 여러 잠룡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인물입니다. 아직 다음 대선까진 4년이 넘는 시간이 남아 ‘대권주자’란 평가가 성급할 수도 있습니다만, 정치권 안팎에선 안 지사의 차기 대권주자 가능성을 가장 크게 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 지사의 내년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였습니다. 도지사 재선엔 성공했지만 ‘전국구’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중앙정치에 들어올 필요성이 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2월18일 충남 홍성 충남도청사 기자실에서 내년 도지사 선거·국회의언 재보궐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렇기 때문에 안 지사의 불출마 선언은 의외였습니다. 안 지사는 당초 송파 을 출마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송파 지역은 서울 내 대표적인 ‘보수 색채’를 갖고 있는 지역입니다. 중도부터 중도 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안 지사의 확장성이라면 송파에서 충분히 당선될 수 있을 것이란 계산과, 송파에서 당선된다면 단숨에 ‘전국구 정치인’으로 중앙정치에 입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안 지사의 선택은 ‘불출마’입니다. 심지어 도지사 3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3선 도전 대상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는 다른 행보입니다. 사실상 정치무대에서 발을 빼겠다는 얘기입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한동안 선거무대가 열리지 않습니다. 이 기간 동안 안 지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안 지사에게 직접 생각을 듣진 못했습니다만, 안 지사 측근으로부터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안 지사는 도지사 임기 후 한동안 공부에 매진할 것이라 합니다. 일각에선 당권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정해진 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인사는 “주변에서는 안 지사가 어떤 방식으로든 출마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안 지사는 ‘도지사를 8년간 하면서 할 일은 어느 정도 해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3선일 경우 오히려 추진력을 잃게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대선을 통해 확인한 본인의 약점을 메우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최근 강연에서의 말로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안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4년의 시간은 내공을 쌓기에 좋은 시간이긴 합니다만, 상황은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아무도 모릅니다. 과연 ‘대권주자 안희정’을 다음 대선에서도 보게 될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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