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정비사업체 선정된 KAI, 경남에 황금알 낳을까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7.12.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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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 “경남, 글로벌 항공산업 메카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쾌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컬어지는 항공기 정비사업(MRO) 전문업체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선정되면서 경남 지역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 등 큰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2월19일 국토교통부는 항공 정비 사업계획 평가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KAI를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항공기 제조사인 KAI가 항공 MRO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하고 민·군 항공기 정비업 경영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는 게 선정된 이유였다. KAI 본사가 있는 사천 주변에는 항공우주산업단지가 있고 관련 협력업체도 60여 개나 있어 입지 조건이 우수한 점도 한몫했다. 

 

KAI의 항공 MRO 사업자 선정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는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 경남도 제공


경남도, 향후 10년간 2만 명 일자리 창출 기대

 

국내 항공 MRO 시장은 2016년 기준 2조9000억 원 규모로 한 때 지방 도시들이 치열하게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 국적항공기 정비 수요 중 48%가 해외에서 처리하고 있다. 

 

KAI는 사업이 확정되면서 경남도·사천시와 함께 2018년 8월 항공 MRO 전문법인을 설립하고, 사천시 사천읍 용당리 일원에 31만1880㎡의 항공 MRO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은 사천시에 위치한 KAI 제1공장과 제2공장을 연결하는 부지다. 신설되는 항공 MRO 전문법인에는 자본금 1300억여 원을 포함해 향후 10년간 약 3500억 원의 투자금이 들어간다. KAI는 2018년말께 초도기 정비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동북아 항공 MRO 시장은 연 평균 5.4% 성장이 예상된다. 경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조9000억 원이던 국내 항공 MRO 시장은 2025년 4조3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도 등은 항공 MRO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는 2027년에는 5조4000억 원의 국내생산 유발 효과와 함께 항공기 정비 수행 직접인력과 여기에 파생되는 항공부품, 가공 협력업체 등을 모두 합쳐 향후 10년간 2만 명 수준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현재 싱가포르와 중국 등으로 유출되는 연 1조3000억 원 규모의 해외 의존 항공정비 수요를 국내 수요로 전환하게 되면 연간 44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항공 MRO 사업자로 KAI가 선정되면서 경남 지역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12월20일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경남이 글로벌 항공산업의 메카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쾌거”라며 “차질 없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경남도의회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MRO 부품의 관세 면제, 해외 유출 군수 MRO 국내 전환 등 정부의 역할과 함께 경남도의 항공 국가산업단지 인프라 육성을 추진해 경쟁력을 갖춰줄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도 12월19일 논평을 통해 “KAI의 항공 MRO 유치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 경남 지역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항공 MRO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역시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항공 MRO 사업이 마무리되면 민항기의 단계적 국산화와 항공수출기반 구축 등 항공 제작·정비 산업이 동반 발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경남이 민수 항공기, 개인용 비행체(PAV) 등 항공우주 시장의 주역이 돼 미래 먹거리 창출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의 항공 MRO 사업자 선정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 이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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