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메뉴열기

시사저널

[평양 Insight] 폭등한 비트코인 횡재한 김정은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북한전문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12.25(Mon) 14:55:18 | 1471호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가상화폐 비트코인 급등으로 인한 뜻밖의 횡재에 북한 김정은이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미 CNN방송은 지난 12월20일 “북한이 최근 몇 달 동안 비트코인을 채굴해 왔다”고 보도하며 그 수익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흘러들어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연초 1비트코인당 1000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최근 2만 달러 수준까지 폭등하며 막대한 자금을 챙기고 있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서 ‘채굴’은 통상적인 비트코인 획득 방법을 의미하지 않는다. 김정은이 많은 물량의 고성능 컴퓨터 시스템과 안정적인 전원공급 설비를 갖춘 채굴 과정을 거쳐 비트코인을 얻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북한의 열악한 사정으로 볼 때 이런 방식은 가동하기 쉽지 않고, 해외에 거점을 두고 이런 짓을 벌인다는 건 더욱 어렵다. 그의 수법은 매우 손쉬운 쪽이다. 바로 세계 최강 수준의 사이버 해커부대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가로채는 방법이다.

 

%uBD81%uD55C%20%uC870%uC120%uC911%uC559TV%uAC00%20%uAE40%uC815%uC740%20%uB178%uB3D9%uB2F9%20%uC704%uC6D0%uC7A5%uC774%20%uD3C9%uC591%uC5D0%uC11C%20%uC5F4%uB9B0%20%uC81C8%uCC28%20%uAD70%uC218%uACF5%uC5C5%uB300%uD68C%uC5D0%20%uCC38%uC11D%uD574%20%uC804%uC77C%uD638%20%uC911%uC7A5%28%uAE40%uC815%uC740%20%uC624%uB978%uCABD%29%uACFC%20%uC774%uC57C%uAE30%20%uB098%uB204%uB294%20%uC7A5%uBA74%uC744%202017%uB144%2012%uC6D413%uC77C%20%uBCF4%uB3C4%uD588%uB2E4.%A0%A9%20%uC870%uC120%uC911%uC559%uD1B5%uC2E0%20%uC5F0%uD569


 

가상화폐 관리 당국 없고, 돈세탁도 쉬워

 

김정은이 비트코인에 일찌감치 관심을 두고 해킹하고 있다는 관측은 지난봄부터 끊이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월 사이버 보안업체인 파이어아이의 보고 자료를 인용해 김정은 정권의 해킹집단이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에 최소한 세 번의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4월엔 서울에 거점을 두고 운영 중인 야피존의 코인지갑 4개를 탈취해 비트코인 3800개(당시 시가 약 170억원)를 가져갔다. 파이어아이 측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최대 37배까지 올랐고, 관리 당국도 없고 돈세탁도 쉬운 특성이 북한 정권의 구미를 당기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김정은의 비트코인 해킹 혐의는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2월15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6월 국내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일어난 회원 3만6000여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4월과 9월 거래소 야피존과 코인이즈의 가상화폐 절취 사건을 북한 해커집단이 일으켰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가치로 76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9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북한이 훔쳐간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조건으로 빗썸 측에 60억원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는 게 당국의 전언이다.

 

김정은이 동원한 건 7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의 전문 해커집단이다. 평양 미림정보대학 출신 등 전산 전문가로 꾸려진 이 해커부대는 그동안 우리 금융전산망에 접근해 개인정보를 훔쳐가고 시스템을 마비시켜 큰 혼란과 피해를 줬다. 또 공공기관이나 국방 당국의 시스템을 털어 군사기밀과 국가 정보를 가로채 갔다. 2014년엔 김정은을 비판적으로 묘사한 영화를 만든 미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해킹해 전산망과 제작 시스템 등을 마비시키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한이 해커부대를 돈벌이에 투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 금융전산망 해킹은 혼란 야기와 개인정보 탈취 등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제는 현금이나 비트코인을 빼내가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월20일 “대북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핵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분석했다. 북한의 비트코인 해킹이 매우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매력적인 시도’로 여겨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마디로 저비용 고효율의 비즈니스란 얘기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이런 해킹 행위는 김정은의 재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대북제재를 자초한 김정은으로선 비트코인 해킹을 통한 자금 마련에 매력을 느꼈을 공산이 크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돈줄 죄기가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스위스 비밀계좌 등에 최대 2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김씨 일가 비자금이 예치돼 있을 것이란 게 고위 탈북자들과 우리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미 재무 당국 등 국제사회도 김일성 집권 시절부터 조성된 해외 비자금이 김정은에게까지 전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까지 동참한 대북제재로 인해 이 돈이 묶였고, 달러 부족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겪어왔을 것이란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대북 경제제재 강화…핵 개발 자금 필요”

 

해킹을 통해 얻어진 비트코인은 실명 확인 등이 취약한 제3세계 시장을 통해 현금화된 뒤 김정은의 통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자금이나 과학기술자 등에 대한 시혜성 조치(주택·선물 등)는 물론 노동당과 군 간부들에 대한 격려에도 쓰일 것으로 보인다. 외화부족에 시달렸을 김정은으로선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격일 수 있다. 가상성과 은밀함에 착안한 김정은이 대북제재로 인한 국제 금융망 퇴출에 대한 대안으로 자산 기반을 비트코인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문제는 안정적인 가상화폐 거래질서를 파괴하고 국제 금융시장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 같은 북한의 범죄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점이다. 짭짤한 수입에 매료된 김정은이 해커부대를 활용한 비트코인 챙기기에 더욱 올인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비트코인 해킹 사실을 공표한 지 나흘 만에 미 백악관은 지난 5월 발생한 ‘워너크라이(WannaCry)’ 사이버 공격이 북한 소행임을 밝혀냈다고 공개했다. 전 세계 150개국 병원과 은행·기업의 네트워크를 마비(20만 대 컴퓨터 감염)시켜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관측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영국 외교부도 같은 날 워너크라이 사이버 공격을 북한이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해킹범죄는 외화벌이 쪽으로 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핵과 미사일, 위조 달러와 마약 등에 이어 국제사회의 골칫거리로 급부상한 것이다. 한국은 국제 가상화폐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북한은 언어적 동질성까지 갖춘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금 평양의 집무실 컴퓨터를 통해 비트코인 시세를 들여다보며 웃음 짓고 있을지 모른다.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Health > LIFE 2018.11.15 Thu
[치매②] “세계는 ‘親치매’ 커뮤니티 조성 중”
Health > LIFE 2018.11.15 Thu
충치보다 훨씬 무서운 ‘잇몸병’…멀쩡한 생니 뽑아야
사회 2018.11.15 Thu
“도시재생 사업의 출발점은 지역공동체”
경제 > 연재 > 이형석의 미러링과 모델링 2018.11.15 Thu
도시재생 사업, 일본에서 해답 찾는다
경제 > 연재 > 대기업 뺨치는 중견기업 일감 몰아주기 실태 2018.11.15 Thu
3세 승계 위해 ‘사돈댁 일감’까지 ‘땡긴’ 삼표그룹
한반도 > 연재 > 손기웅의 통일전망대 2018.11.15 Thu
‘다 함께 손잡고’ 가야 한반도 평화 온다
사회 2018.11.15 Thu
해외입양인 윤현경씨 가족 42년 만의 뜨거운 상봉
사회 2018.11.15 Thu
[시사픽업] 25살 ‘수능’ 톺아 보기
갤러리 > 포토뉴스 2018.11.14 Wed
[포토뉴스] 증선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결론'
LIFE > 연재 > Health > 서영수의 Tea Road 2018.11.15 목
대만 타이난에서 조우한 공자와 생강차
경제 2018.11.15 목
유명 프랜차이즈가 상표권 확보에 ‘올인’하는 이유
경제 2018.11.15 목
용산기지 활용 방안 놓고 ‘동상이몽’
국제 2018.11.14 수
환경 개선 위해 시멘트 뒤집어쓴 프랑스 파리
LIFE > Culture 2018.11.14 수
[인터뷰] 문채원, 《계룡선녀전》의 엉뚱발랄 선녀로 돌아오다
경제 2018.11.14 수
“당 줄여 건강 챙기자” 헬스케어 팔걷은 프랜차이즈
사회 2018.11.14 수
박종훈 교육감 “대입제도 개선 핵심은 고교 교육 정상화”
경제 > 한반도 2018.11.14 수
[르포] 폐허에서 번영으로, 독일 실리콘밸리 드레스덴
한반도 2018.11.14 수
“비핵화, 이제 입구에 막 들어섰을 뿐”
LIFE > Health 2018.11.14 수
비행기 타는 ‘위험한 모험’에 내몰린 뇌전증 환자들
LIFE > Health 2018.11.14 수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폐렴’, 사망률 4위
정치 2018.11.14 수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