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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올해의 인물-사회] 돌아온 칼잡이 윤석열, 적폐청산 선봉에 서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국정원 댓글 사건 이후 4년 만에 화려한 귀환

안성모 기자 ㅣ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7.12.27(Wed) 13:00:00 | 14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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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잡이의 귀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5월19일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자 검찰 안팎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되는 등 검찰 개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기수를 철저히 따지는 검찰 조직에서 전임 이영렬 지검장보다 5기수나 낮은 윤 지검장의 화려한 복귀는 검찰 권력 구도의 변화를 예고했다.

 

검찰 내 대표적 ‘칼잡이’로 꼽히는 윤 지검장은 대검 중수부 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치며 굵직굵직한 수사를 전담해 왔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신중하면서도 예리한 칼잡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때까지 승승장구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국정원 댓글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 수사가 잘나가던 윤 지검장의 발목을 잡았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 과정에 상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수뇌부에 제대로 찍혔기 때문이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윤 지검장은 이후 4년여 동안 지방을 돌며 사실상 좌천 생활을 했다.

 

윤 지검장이 화려하게 복귀한 것은 2016년 12월1일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검의 ‘영입 1호’로 수사 일선에 다시 섰다. 이른바 ‘최순실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2016년 11월18일 시사저널 기자가 윤 지검장에게 개인적으로 카카오톡을 보내자 전화가 왔다. 윤 지검장을 특검에 임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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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댓글 수사 항명

 

윤 지검장은 여론을 전한 기자에게 “검사 그만두라고?”라며 멋쩍은 듯 웃었다. 당시 여론은 ‘15년 이상 판·검사 경력을 가진 변호사’가 특검 자격이라는 게 잘 알려지지 않아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이었지만, 그만큼 윤 지검장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특검에 파견 행태로 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이고 내가 지금 이 연차에 그거 하라고? 나는 못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 윤 지검장이 특검에 합류하게 된 데는 윤 지검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박영수 특검의 설득이 주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이 자신과 특검보 사이에 ‘수사팀장’이라는 별도 직책을 만든 것도 윤 지검장에게 명분을 만들어준 측면이 있다. 국민의 비난을 받으며 신뢰가 무너진 검찰 조직에 대한 윤 지검장의 애정이 특검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은 윤 지검장은 매섭게 칼을 휘둘렀다.

 

윤 지검장이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발탁 된 데는 ‘적폐청산’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윤 지검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한 ‘항명 파동’ 당시 “나는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물고문을 해서라도 자백을 받으라고 지시할 때처럼 위법을 지시하면 따르면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당한 지시는 따르지 않겠다는 ‘강골 검사’를 새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적폐청산의 최전선에 배치한 것이다.

 

 

최순실 “윤석열 검사님, 그러시면 안 됩니다”

 

최근 검찰로부터 25년을 구형받은 최순실씨의 최후변론이 화제가 됐다. 최씨는 “저를 정경유착으로 뒤집어씌우는 검찰의 발상은 그야말로 사기적인 발상”이라며 “윤석열 검사님, 정말 그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그동안 검찰이 몰아가는 식으로, 윤석열 지검장이 와서 더 심해졌지만, 너무나 심한 인격 침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윤 지검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보수 야당에서는 윤 지검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월27일 공식 논평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국방정책실장 석방과 관련자들의 잇따른 자살에 대해 “스스로 보복을 통해 좌천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분노를 정치보복에 이용하려 한 문재인 정권이 만든 인사참사이자 수사참사”라고 주장하며 “윤 지검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검찰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사랑한다면 청와대 하명수사와 자신의 한풀이로 얼룩진 총체적 수사참사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여전히 윤 지검장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 여론도 윤 지검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검찰수사는 박 전 대통령에 이어 MB를 겨냥하고 있다. 최근 검찰은 MB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다스(DAS)의 횡령 사건에 대해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윤 지검장은 지난 11월23일 국정감사에서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에 “그게 누구 것으로 보이느냐는 문제보다는 법률적으로 누구 것인지 확인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윤 지검장을 중심으로 한 검찰의 적폐 수사가 차츰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수뇌부 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 수장인 문무일 총장은 지난 12월5일 “수사가 본래 그 기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주요 부분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의 이른바 ‘적폐 수사 연내 마무리’ 발언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발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검찰수사의 최종 지휘권자인 문 총장이 검찰 내 실세로 부상한 윤 지검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수사 복귀 1년을 맞은 윤 지검장의 활약이 새해에도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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