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밸리'로 일컬어지는 경남 하동으로 귀촌한 30대 농업회사법인 대표가 지역을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5곳을 개설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하동읍 화심리 신지마을에서 ‘복을 만드는 사람들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는 조은우(38) 대표다.
하동군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 5월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 치즈스틱 전문 프랜차이즈 ‘11:45 A Hungry Time’ 1호점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성남, 안양, 전남대, 파주 등 5곳에 잇달아 문을 열었다. 대표 메뉴는 프랜차이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하루 중 가장 배고픈 시간’인 11시 45분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국형 대롱 치즈스틱이다.
지역서 프랜차이즈 출범…"일반 상식 깨고 싶었다"
이 메뉴는 치즈스틱 속에 한식, 양식, 중식 등 다양한 요리를 담아내고 현대의 젊은 소비층이 원하는 가성비까지 갖춘 퓨전음식이다. 조 대표가 대롱 치즈스틱이라는 제품을 개발하고 프랜차이즈를 개설한 것은 20대에 진주·서울 등 도시에서 외식사업을 하다 2013년 하동으로 귀촌한 뒤 우연찮게 마주한 창업의 길로 접어들면서다.
기존의 외식사업 경험을 토대로 농업회사법인을 만들어 또 다른 외식사업을 이어가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그해 6월 농업회사법인 ‘복을 만드는 사람들(주)’을 설립했다. 진주 출신인 조 대표는 젊은 나이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하동이란 시골로 귀촌했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처음 몇 년은 고생도 많이 하고 어려움도 겪었다.
식품제조업 및 제품개발, 온라인 판매 사업 등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부터 하나하나 배워 나가던 중 그의 아이디어를 듣고 흔쾌히 손을 내밀어준 은인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제조시설을 갖추게 됐다. 여기다 지역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사업계획을 구상하다보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6차 산업화에 걸맞은 각종 지원이 이어졌다.
그렇게 창업에 성공한 조 대표는 2016년 3월 치즈스틱이라는 제품을 개발해 1여년 동안 백화점·아울렛·박람회 등 판매·홍보를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핀 뒤 마침내 5월 ‘11:45 A Hungry Time’이라는 브랜드로 대구 동성로점을 열었다.
"하동 지역 특색에 맞는 먹거리 없어 고심"
조 대표는 처음 하동으로 귀촌한 뒤 ‘하동’이라는 지역에 특색 있는 먹거리가 없어 이것저것 고심하던 중 ‘하동 찰빵’과 ‘오색씨앗 하동 찰호떡’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품질의 우수성과는 달리 온·오프라인에서의 유통 경쟁력이 취약한데다 호떡이 갖는 계절적 특성이 결국 한철에만 반짝하는 아이템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또 다시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몰두했다.
그 결과 국내·외에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아이템인 대롱 치즈스틱(땡초밥·불고기·닭갈비·불고기피자·게살톡톡·고구마콘)을 개발해 마침내 지난해 3월 출시했다. 또 요즘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고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음료를 연구하다가 하동의 대표 농․특산물인 녹차로 크림치즈 밀크티와 블랙티(발효차)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롱 치즈스틱과 음료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우리들의 배고픈 시간’이란 슬로건을 내건 ‘11:45 A Hungry Time’이 벌써 5호점을 개설하고 6호점 론칭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보통 프랜차이즈는 대도시에서 대규모로 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같은 상식을 깨고 싶었다"며 "저와 같이 젊은 나이에 창업하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전달해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