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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립국악원 친·인척 관계 종사자만 27명

문체부 소속기관 18곳 중 친·인척 근무 유일…아버지 끌어주고 남편 밀어줬나

김지영 기자 ㅣ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1.02(Tue) 16:02:47 |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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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정유라 못지않은 금수저들로 인해 많은 국악 전공생들이 큰 실망감에 빠져 있다. 국악인 중 많은 사람이 자녀에게 국악을 가르친다. 자신의 힘을 이용해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악인 2세들은 대부분 서울 유명 대학을 졸업했다. 유명 대학뿐만 아니라 콩쿠르 입상으로 군대 혜택을 받은 남자도 많다. 국악 단체에 들어가는 것은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다. 그 드문 기회마저 국악계 금수저들로 인해 공정하게 채용되지 않고 있다.”

 

2017년 6월초,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접수된 민원신청서 내용 일부다. 민원을 제기한 사람은 국립국악원(국악원) 종사자로 알려졌다.

 

민원인은 국악원 단원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원신청서를 더 들여다보자. “최근 국악원 단원 채용이 있었다. 합격자 중엔 김해숙 국악원장과 특수 관계인 사람들의 자녀들이 대거 합격했다”며 “거문고 합격자의 경우 김 원장의 고교 동문의 자녀이고, 해금 합격자는 김 원장과 고교 동문이자 국악원 단원 황○○의 자녀다. 타악기 합격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과 국악원 단원 정○○의 자녀다. 정씨 부부는 국악원 악장(지휘자)들과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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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은 그야말로 금수저통”

 

본지 확인 결과, 민원인이 언급했던 해금 합격자는 국악원 단원 황○○씨의 자녀 이아무개씨였다. 타악기 합격자 역시 단원 정○○씨의 자녀 정아무개씨였다. 합격자 이씨와 정씨는 2017년 4월18일 같은 날 채용됐다. 정씨는 대학교에선 현악기 해금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선 타악기로 전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악원 내부에선 “이씨와 정씨 등의 채용 심사에 비(非)전공위원이 배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씨와 정씨 등이 국악원에 채용되자 국악원 안팎에선 뒷말이 무성했다. 국악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이씨와 정씨 등이 채용되자 국악계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가졌다. 하지만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폐쇄적 특성을 갖고 있는 국악계의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국악계 기득권의 대물림과 그로 인한 일반 전공인들의 기회 박탈은 뿌리 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악원 종사자 가운데 몇 명이나 친·인척 관계일까. 본지는 이 같은 의문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자료를 입수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국악원이 작성한 ‘2017년 9월 현재 국립국악원 종사자 중 친·인척 관계 현황 자료’를 받았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 현재 친·인척이 함께 근무하는 국악원 종사자는 27명이었다. 아버지와 자녀, 어머니와 자녀, 부부, 누나와 동생, 시아버지와 며느리 등이 함께 출퇴근하고 있다. 심지어 누나와 동생 그리고 동생의 부인까지 같이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친·인척 관계 27명 가운데 부부 관계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부모와 자녀 관계는 8명, 누나와 동생 관계 4명, 시아버지와 며느리 2명, 누나와 동생 그리고 동생의 부인 등이 3명이었다. 국악원의 친·인척 관계 종사자 현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표 참조)

 

노웅래 의원실 관계자는 “문체부 소속기관 18곳 가운데 친·인척이 함께 근무하는 기관은 국악원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문체부의 전통문화 관련 소속기관인 문화재청, 국립박물관 등을 포함한 18곳 가운데 국악원만 친·인척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것. 문체부 소속기관 가운데 인턴 직원으로 친·인척이 같이 근무하는 경우는 간혹 있다. 친·인척 관계였던 임직원이 퇴사한 후 입사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국악원처럼 친·인척이 동시에 정식직원으로 일하는 경우는 전무하다는 얘기다.

 


 

국악원 측 “선발 과정에 부족한 부분 있었다”

 

국악계에선 오래전부터 “국악원엔 가족이 함께 다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국악원은 금수저통”이란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그러다 2016년 친·인척 종사자 일부가 드러났다. 국악원이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외부 강사 선발 과정에서였다. 국악원이 2016년 2월 선발한 외부강사 27명 가운데 국악원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하는 최○○씨의 딸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국악 강습 경력 15년 차였던 지원자 이아무개씨가 탈락하고, 국악 강습 경력이 전무한 최씨의 딸이 뽑힌 것이다. 당시 24세였던 최씨의 딸은 유치원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그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경력 15년 차 전문 강사를 최하 점수로 탈락시키고 국악원 내부 직원의 자녀인 국악 강습 무경험자를 선발한 기준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해숙 원장은 “외부 강사 선발 과정에서 세심한 일처리가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사실상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국악원 특혜 채용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악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국악원의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들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적폐청산 대상”이라며 “문체부가 폐쇄적인 국악원 인사 비리 의혹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웅래 의원실 관계자도 “국악원 종사자들끼리 오래전부터 짬짜미해 왔다”며 “국악원 채용 과정이 투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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