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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극적 뒤집기, 2018년에는 깜짝 환희?

희망 찬가 대신 현실 인식 안고 러시아로 향하는 신태용號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04(Thu) 15:30:00 |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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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6개월간 준비는 일본이 잘하고 마지막 6개월은 늘 한국이 역전하는 것 같다.”

 

2017년 12월16일 일본 도쿄에서 끝난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취재한 한 일본 기자가 내뱉은 푸념이었다. 한국은 그날 열린 최종전에서 일본에 4대1 완승을 거두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부터 동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위해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최초로 2회 연속 챔피언에 오른 팀이 됐다. 통산 4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국이기도 하다.

 

2017년은 대표팀이 역대 가장 크게 흔들린 격동의 한 해였다. 자칫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 기록을 마감할 뻔했다. 극적으로 9회 연속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그 뒤에도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런 한국이 11월 A매치 2연전과 12월 동아시안컵 우승으로 대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일본은 조 1위로 최종예선을 통과했지만 한·일전 완패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경질설이 일었다. 일본 취재진의 말에서는 극적으로 교차한 양국의 희비를 향한 시기(猜忌)와 섭섭함의 감정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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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출전’ 동기부여가 대표팀 살려

 

한국은 2017년 첫 A매치부터 위기감이 감돌았다.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최종예선 상황을 어렵게 만든 출발은 이후 악수(惡手)로 이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감독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결국 6월 카타르 원정에서도 2대3으로 패하며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제야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 선임에 나섰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놓은 위기의 대표팀을 맡은 것은 신태용 감독이었다. 올림픽과 U-20 월드컵에 소방수로 나서며 검증된 위기 대처 능력에 희망을 걸었다. 홈에서 열린 이란전, 원정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전을 실리축구로 풀어나간 신태용 감독은 2경기 연속 0대0 무승부를 거두며 A조 2위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히딩크 감독 논란은 국정감사까지 가서야 끝났다. 그러나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 여론으로 빨려 들어간 대표팀은 10월 유럽 원정에서 러시아(2대4), 모로코(1대3)에 연패를 당하며 더 큰 질타를 받았다.

 

‘이대로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 때, 신태용호는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신태용 감독은 10월 유럽 원정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빈자리를 대신한 것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외면받던 국내파 K리거였다. 전임 슈틸리케 감독은 몸값으로 검증된 경쟁력을 강조하며 해외파를 중용했다. 하지만 유럽파를 제외하면 실력은 실상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그런 인식이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의욕을 꺾는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신태용 감독은 국내파 비중을 전격적으로 늘리며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제로베이스에서 팀 구축을 시작하며 월드컵으로 가는 경쟁도 새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이근호, 고요한, 최철순, 조현우 등이 새롭게 중용됐다. 변화를 위한 긍정 바이러스가 대표팀에 번졌다. ‘나도 월드컵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쫓아 선수들이 한발 더 뛰기 시작했다. 11월에 신태용호는 국내에서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했다. 남미와 유럽의 강호였지만 콜롬비아에 2대1로 승리하고, 세르비아와 1대1로 비기며 변화를 알렸다. 10월과 비교해 조직력과 응집력, 집중력이 모두 살아났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신태용 감독이 처음으로 꺼내든 4-4-2 포메이션을 통해 간격 유지와 일자 대형 전술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표팀의 좋은 흐름은 동아시안컵에서도 계속됐다. 한·일전 2골을 포함해 대회 3골로 득점왕에 오른 김신욱은 큰 키에도 유연한 발기술이 있음을 증명하며 대표팀 공격진의 새 옵션으로 떠올랐다. 이창민, 주세종, 진성욱, 윤영선 등 새 얼굴들도 의욕 넘치는 모습으로 살아난 대표팀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그 결과가 역대급 한·일전 승리를 통한 해피엔딩과 반전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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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월드컵 로드맵

 

2018년 시작과 함께 신태용호에 주어진 시간은 6개월이 채 안 된다.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F조에 속한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개막 후 나흘 뒤인 6월18일 니즈니 노보고르드에서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른다. F조에서 전력이 가장 떨어지는 한국은 16강 전망이 밝지 않다.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키우기 위해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다행히 9회 연속 본선 진출 경험과 2002년 한·일월드컵 성공 노하우로 대표팀 운영 계획과 베이스캠프 준비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단 신태용 감독은 1월 해외 전지훈련과 3월 유럽 원정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아시안컵을 마친 대표팀은 1월말 다시 모여 2주간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이 시기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는 소집할 수 없다. 동아시안컵처럼 국내파를 중심으로 중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를 불러 전훈을 떠날 계획이다. 이 시기 동안 대표팀은 수비 점검에 초점을 맞춘다. 수비진의 주전 대부분이 소집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안컵에서도 한국은 중국, 일본을 상대로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며 잠시 위기를 맞은 바 있다.

 

3월19일부터 27일까지는 FIFA A매치 기간이다. 이때 신태용 감독은 최정예 멤버를 소집해 최종명단 선발을 위한 리허설을 가진다. 동아시안컵과 1월 전지훈련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 유럽파와 함께 마지막 경쟁을 한다. 신태용 감독은 “본선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유럽에서 강팀들을 상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상의 독일, 스웨덴을 콘셉트로 한 평가전을 준비 중이다. 세계적인 공격수 레반도프스키가 있는 FIFA 랭킹 7위 폴란드와의 평가전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다. 나머지 한 팀도 FIFA 랭킹 20위 내의 강호(強豪)를 대상으로 접촉 중이다.

 

5월부터는 운명의 시간이 흘러간다. 5월초 월드컵으로 갈 최종명단을 발표할 예정인 신태용 감독은 FIFA 규정에 따라 대회 개막 3주 전에 대표팀을 소집한다. 규정에 의하면, 소집 시점은 5월21일이지만 K리그의 협조가 따를 경우 일부 선수들은 보다 일찍 소집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치른 신태용호는 오스트리아 혹은 스위스에 마련될 1차 베이스캠프로 들어간다. 이곳에서 시차 적응을 마치고 체력과 전술을 점검한 후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 뒤 대회 개막에 임박해 러시아로 입성한다.

 

부임 후 가시밭길을 걷던 신태용 감독은 2017년의 극적 반전으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현실 인식은 분명하다. 한국은 F조 최약체로 평가받는다. 우승 후보 독일과 난적 스웨덴, 멕시코를 넘기란 쉽지 않다. 한·일전 쾌승과 동아시안컵 우승에도 신태용 감독이 들뜨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월드컵이 진정한 무대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동아시안컵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틀 만에 신태용 감독은 유럽으로 떠났다. 유럽파 점검을 위해서였다. 최근 프랑스에서 본격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권창훈, 석현준을 체크하고 영국으로 넘어가 손흥민, 기성용의 경기력과 몸 상태를 확인한다. 2018년 새해를 유럽에서 맞이하는 신태용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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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유턴과 상대 전력 분석

 

해외파 다수는 월드컵 출전을 위해 국내 복귀도 불사하는 분위기다. 신태용 감독은 2017년 11월부터 경기 감각과 의지를 최우선으로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대표팀에 들 수 없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독일 명문 클럽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이지만 근 1년간 출전을 못한 박주호는 K리그 울산 현대로 이적하며 월드컵에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외국인 선수 규정 변화로 설 곳이 줄어든 중국파도 대거 이적을 준비 중이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외면받고 있는 홍정호, 김영권 등은 K리그와 J리그로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이청용,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지동원도 월드컵에 나서려면 올 겨울 이적이 필수적이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신태용 감독은 환영하는 모습이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호가 경기 감각을 경시했다가 실패한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최상의 스쿼드가 마련돼도 월드컵 16강 진출은 장담할 수 없다. 상대 동향 관찰과 분석이 필수적이다. 4년 전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알제리에 대한 분석에 실패해 큰 대가를 치렀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자타 공인 우승 1순위인 독일은 어떤 전력으로 나와도 한국이 상대하기 버겁다. 다행이라면 독일통인 차두리 코치를 통한 정보 수집과 전력 분석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멕시코는 같은 언어권인 스페인 출신의 그란데 코치가 집중 분석 중이다. 두 팀은 올림픽 대표팀 시절 신태용 감독도 상대한 적이 있어 전력과 전술 속성은 이해하고 있다. 스웨덴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최고의 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복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본격적으로 출전 중인 이브라히모비치에 대해 복귀를 바라는 여론이 많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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