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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진출 건설업체들 “공사 현장에 어려움 없다”

‘바라카 원전’ 의혹 확산에 건설업계 “실체가 뭔지, 우리도 답답해”

최형균 시사저널e. 기자 ㅣ chg@sisajournal-e.com | 승인 2018.01.06(Sat) 15:00:00 |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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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갑작스러운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으로 촉발된 ‘바라카 원전’ 관련 여러 의혹에 대해 국내 건설업계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숱한 의혹이 쏟아지지만 정작 당사자 격인 건설업계는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되레 “정말 뭐가 문제인 거냐”라고 되묻는 관계자가 많다.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은 국내 원전 수출의 기념비적 사업이다. 한국전력·삼성물산·현대건설·두산중공업 등으로 이뤄진 한전 컨소시엄이 지난 2009년 수주한 최초의 원전 수출사업이다. 시공비가 186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사다. 한전이 60년간 운영과 관리를 맡는 494억 달러(약 54조원) 계약까지 체결된 ‘복덩이’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km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140만kW급 신형 원전 4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바라카 원전이 문재인 정부 들어 논란에 휩싸였다. 임종석 실장의 2017년 12월9~12일 UAE 아크부대, 레바논 동명부대 방문일정을 놓고 야당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의혹의 중심엔 바라카 원전이 놓였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UAE 원전 건설 수주 과정의 비자금 조사에서 왕실 자금까지 건드렸다” “바라카 원전 1호기 준공시기가 미뤄져 공사 중단 및 지체보상금 2조원을 내야 한다” 등 소문이 난무하면서 임 실장이 이를 진화하러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난감해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의 카타르산 LNG 수입을 UAE가 문제 삼아 바라카 원전을 볼모로 잡고 있다”면서 중동 정세까지 엮이는 등 의혹의 범위가 확대되는 동시에, 그 실체는 더욱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공사 쪽 얘기를 들어봐도 공사 현장에선 UAE가 공사 중단, 문제 제기 등의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는 얘기만 나온다. 속 시원하게 (정치권에서) 답을 못해 주는 부분도 답답하고,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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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현지 “공사 현장은 아무런 문제 없어”

 

다른 UAE 발주 현장에선 문제가 없는 점도 건설업계에 의구심을 더해 주고 있다. 만약 한-UAE 간 외교 갈등이 실재하면 타 현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UAE 발주처가 진행하는 다른 공사 현장에 별다른 변동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들이 중동지역 소재 지사들을 통해 이를 확인했지만, 대다수가 “현장에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삼성물산·현대건설 측도 입을 모아 “공사 현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체보상금·공사 중단 등의 문제가 전혀 없다는 내용이다. 수치상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진행하는 원전 공사의 공정률은 2017년 3분기 기준 각각 86.9%, 87%로 매 분기 상승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사에 영향을 받는 사실이 전혀 없다. 공사가 중단된다 하면 한전 측과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공사가 중단되면 시공사 측이 되레 발주처에서 소송 등의 페널티를 받는다. 하지만 한전 측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사 현장에 대해 정부가 함구령을 내렸다’는 소문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 기관도 해당 사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수은)은 지난 2012년 바라카 원전 사업의 자금 조달 계획을 이사회에서 논의한 이래, 2017년 10월 정식으로 31억 달러 지원계획을 확정했다. 해당 자금은 건설공기에 맞춰 분할지급, 한전의 UAE 원전 운영법인에 출자금 등으로 활용된다. 해외건설업계 고위 관계자는 “해당 계획이 최근 최종 승인됐다”며 지원 금액이 지속적으로 해당 사업에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은 측은 “첫 자금 인출이 2017년 진행됐다. 향후 일정에 맞춰 지원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될 계획”이라며 “해당 공사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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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측에선 황당하단 의견 보인다”

 

의혹을 촉발시킨 정치권도 갈피를 못 잡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보이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2017년  12월2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종전 논의 목적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아닌, UAE 의혹으로 여야 신경전이 벌어졌다. 산자위 소속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문의해도 특별히 UAE 측에서 항의가 들어온 게 전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즉 현재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 사실무근이란 답변이다. UAE 측에서는 황당하다는 의견을 보인다고 한다. 정부 차원에서 (정치권의) 의혹 제기에 대응하지 않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들었다”며 “의혹의 상당수가 실체가 없다. 최근엔 심지어 대북 문제와 연관된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그때마다 정부 기관은 특별한 사항이 없다고 답변한다. 왜 이런 의혹이 나오는지 궁금할 지경이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다소 소원해진 UAE와의 외교관계가 바라카 원전으로 불똥이 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UAE는 수니파 국가다. 최근엔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긴밀한 관계인 예멘 반군과 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등 시아파에 극도로 예민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지난 2016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국빈 방문한 게 UAE 측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게 임 실장의 방문과 원전 의혹을 동시에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UAE와 한국은 원전 건설로 긴밀한 관계가 됐다. 다만 지난 정부가 이란 외교를 펼치면서 걸프협력회의(GCC)의 맹주인 사우디·UAE가 이를 굉장히 언짢아했다는 사실이 건설업계의 큰 이슈였다. 당시 외교안보 라인이 이란에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했을 때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전과 시공사 간 소송이 발생하자 UAE 측이 당황해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의혹이 장기간 이어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UAE 측이 탈(脫)석유 기조를 내세운 상황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이 긴밀해질 당위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중동팀장은 “한국과 중동의 경제협력 관계는 유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유가 하락 시 경제협력 관계가 위축될 수 있다. 다만 원자력 수출과 신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바라카 원전 등의 문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보다 큰 그림을 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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