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부산 당협위원장 공모에 '재력가' 줄이어
  • 박동욱 기자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1.0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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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을 9대 1 전국 최고 경쟁률…3명 이상씩 신청

 

자유한국당 당무감사로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이 교체되는 부산지역 6곳의 선거구 당협위원장 공개모집에서 3명 이상씩 신청한 것으로 나타나 심사과정에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한국당 부산시당 등에 따르면, 당협위원장 교체대상 전국 74곳 가운데 부산에서는 북·강서구갑 등 6곳을 대상으로 지난 1월3일부터 6일까지 나흘 동안 당협위원장 공모가 진행됐다. 

 

지난해 당무감사 결과 커트라인에 미달한 부산지역 6개 당협 가운데 김호기 원외 위원장이 맡았던 동래구는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이진복 의원이 현역의원 복당파 당협위원장 복귀 방침에 따라 무임승차했다. 대신 나성린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자진 사퇴한 부산진갑에는 권기우 변호사,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이 신청서를 냈다.​ 

 

지난해 11월25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기 수원시 광교공원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필승 결의 및 자연보호 등반대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 자유한국당 제공

 

 

'재력 대결' 북·강서구갑, '앙숙끼리 대결'​ 연제구  ​ 

 

차기 당협위원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 후보에 대한 공천권 행사와 함께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때까지 조직관리를 해야하는 점 때문에 신청자 가운데 재력을 갖춘 '정치 신인'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박민식 전 국회의원의 탈락으로 공석이 된 북·강서구갑에는 박수한 KCC전자 대표​,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박 전 의원과 경선에서 패배한 박에스더 행복파트너스 대표, 오태원 본청건축사사무소 대표 등(이하 가나다 순)이 응모했다. 이들 3명은 부산지역에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박수한 대표는 지난 2015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보수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재선 도전에 나선 조성제 회장과 끝까지 경선을 벌인 일화로 유명하다.​ 밀양 5선 출신인 박일 전 의원의 딸인 박에스더 대표는 인도네시아 한상기업인 코린도그룹 창업주의 부인으로, 현재 한국당 여의도연구원 여성분과위원장이란 직함을 갖고 있다. 또 오태원 대표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모임인 부산 아너 소사이어티의 회원으로, 박민식 전 의원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정 전 의원이 맡았던 연제구 당협위원장의 공모에서도 김 전 의원과 친소(親疎)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뒤엉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김 전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된 안재권 시의원과 안 시의원에 밀리면서 김 전 의원에 등을 돌린 이주환 전 시의원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가운데 이들 이외 3명이 더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시티 비리' 해운대을, 6월 보선 기대감에 대거 몰려   

 

유기준 의원이 탈락한 부산 서·동구 당협위원장 공모에는 유 의원의 측근인 권칠우 시의원, 곽규택 변호사, 정오규 전 한국공항공사 감사를 포함해 모두 4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친구'를 만든 곽경택 감독의 형​인 곽 변호사의 경우 최근 바른정당에서 탈당한 뒤 한국당 입당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처지에서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 자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김척수 전 의원이 맡았던 사하갑에서는 김장실 전 의원과 노재갑 전 부산시의원(조경태 의원 보좌관 출신) 그리고 김척수 전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경훈 사하구청장 등 3명이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배덕광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던 해운대구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9명이 신청서를 제출, 진풍경을 연출했다. 강무길 시의원(해운대구4), 강성운 전 수영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김귀순 전 바른정당 사하을 당협위원장, 김정희 한국무궁화회 총재, 성수용 부산일자리창출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안경률 전 국회의원, 허민 전 어린이집 원장, 이창진 전 국회 보좌관, 조전혁 전 인천지역 국회의원 등이다. 배 의원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해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보궐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개모집은 지난해 당무감사 결과 커트라인에 미달한 '불량 당협'을 재정비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조직강화특위는 신청 대상자에 대한 심층면접을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뒤 이번달 말 74개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지난 3일부터 6일간 74개 지역 당협위원장에 대한 공개모집을 한 결과, 전국 74개 지역에 총 211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2.85대 1​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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