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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내의 비트코인 투자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4(Sun) 20:31:00 | 1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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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아내가 지난 12월부터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보다 정확하게 가상화폐 투자인데, 비트코인이 가상화폐의 대명사가 되었기 때문에 그냥 비트코인이라 부르고자 한다. 아내의 비트코인 투자 동기는 집값 급등에 있다. 금융회사에서 오랫동안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지금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필자는 집은 ‘투자재’가 아니라 ‘소비재’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라고 말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남편의 이런 말을 믿고 아내는 이곳저곳에서 전세살이를 해 왔다.

 

그런데 그 사이 집값이 급등해 버렸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서울의 중간 크기 아파트 가격(중앙값)이 5억5000만원에서 6억9000만원으로 26%나 올랐다. 강남의 경우에는 6억4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32% 뛰었다. 이코노미스트로서 남편의 신뢰는 추락했고, 매달 오르는 집값을 지켜보던 아내는 실망을 넘어 절망했다. 아내는 상대적 빈곤감과 허전함을 스스로 달래기 위해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필자의 아내는 정부가 보장하는 한도 내에서 저축은행 문턱까지만 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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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소액이지만 비트코인에 투자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는 듯하다. 공부도 계속하면서 이제 비트코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논리적 무장까지 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가 엄청난 돈을 풀었다. 시간의 문제이지 인플레이션 시대가 올 것이다. 특히 미국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기축통화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한정되어 안정적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세계 어디서나 저렴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거래할 수 있다. 블록체인(분산네트워크형)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킹당할 염려도 없다. 지폐가 발행될 때나 신용카드가 첫선을 보였을 때 누구도 처음에는 신뢰하지 않았다’ 등등….

 

필자는 이러한 아내에게 비트코인 투자를 더 늘리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다. ‘화폐의 기능은 교환의 매개, 가치저장 기능 혹은 척도인데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현재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 일종의 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품이다. 설마 비트코인이 살아남더라도 지금 가격은 너무 높다. 결국은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이다. 디지털 화폐는 마이너스 명목금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에 더 유용하다. 일본 정부가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가계에 상품권을 지급했는데, 일부는 현금화했다. 중앙은행이 사용기간이 일정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가계는 다 쓸 수밖에 없다.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민간이 개발한 가상화폐는 사라질 것이다. 미국은 30센트 비용으로 100달러 지폐를 발행해 옷과 신발을 사고, 무기를 생산해 세계 경찰 노릇을 하고 있는데, 기축통화란 그 특권을 포기하겠는가’ 등등….

 

올 한 해 집값이 안정되고, 국민 모두가 각 분야에서 가치를 창조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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