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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발표되는 규제가 엄포라는 걸 국민들도 안다”

전문가들 “시장개입보다 가상화폐 거래소 투명성에 초점 맞춰야” 조언

송주영 시사저널e 기자 ㅣ jy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8.01.16(Tue) 10:00:00 | 1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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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가격은 그동안 계속되는 규제에도 강한 회복력을 뽐내며 버텼다. 규제 발표 직후 폭락했다가 곧바로 이전 가격을 회복하고 다시 고점을 달리는 모습이 수차례 반복됐다. 지난해 12월13일과 28일 두 번에 걸쳐 정부는 강도 높은 가상화폐 규제안을 발표했다. 13일 발표는 미성년자와 외국인 거래 금지, 이용자 실명확인 규제를 담았다. 28일에는 가상계좌를 전면금지하고 실명계좌로만 거래하도록 강도를 높였다.

 

계속되는 정부의 엄포에도 시황은 꿋꿋했다. 빗썸 거래소에서 지난해 12월12일 1913만원에 마감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5일 후인 17일 2209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달 28일 규제 이후에는 2149만원이던 가격이 규제 발표 후 30일 1827만3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1월3일 들어 다시 2000만원 선을 회복했다. 이어 1월10일까지 2000만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1월11일 오전 잠시 2000만원 선이 무너졌지만 이 역시 곧 회복됐다. 1월6일에는 2499만원으로 고점을 찍기도 했다. 마치 규제 발표가 없었던 것처럼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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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정부 엄포에도 가상화폐 가격 고점 회복

 

정부는 더 강력한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규제에 이어 곧바로 거래소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코인원을 마진거래 혐의로, 국세청은 빗썸을 외국인 탈세 혐의 조사를 이유로 압박했다. 1월10일에는 한때 특정 거래소가 폐쇄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1시간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2200만원에서 2080만원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아무런 발표가 없자 금세 본디 자리로 되돌아갔다. 1월8일(현지 시각)에는 미국 코인마켓캡이 ‘김치 프리미엄’이 너무 높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 거래소를 가격 집계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전 세계 비트코인 가격 대비 국내 거래소 가격이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정부의 약발이 강하게 먹힌 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었다. 그가 말한 거래소 폐지의 여파는 꽤 컸다. 거의 반 토막 나듯 코인들의 가격은 폭락했다. 투자자들도 동요했고 반발도 거셌다.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자 청와대가 직접 나서 “정부의 확정된 안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박 장관의 말 한마디에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00조원 정도가 사라졌다. 이전에는 어설픈 정부의 엄포가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거래소 폐쇄 방침의 혼선이 투자자들의 불안감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쯤 되면 규제의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정부가 가격을 어떻게 할 수는 없다”며 “그것은 정부가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경제 규모에 비해 큰 편이다. 국내 거래 비트코인은 전 세계 시장의 20%, 리플은 5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은 거래를 규제로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 홍 교수는 “국내 가상화폐의 비정상적인 거래량, 높은 가격 이면에는 흙수저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실업률이 치솟고 수저론이 떠오르는 상황에서 한 방에 해결하려는 의식 구조가 20~30대, 그 이하까지 번졌고 가상화폐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얘기다.

 

대체재가 많은 것도 규제 무용론의 근거다. 가상화폐가 우리나라에서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 거래소에서 사고팔리기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를 규제하거나 폐쇄까지 해도 국내 가상화폐 거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 규제는 주로 자금세탁 방지 등 절차적인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며 “현재 발표되는 규제는 겁주는 수단으로 엄포라는 것을 국민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를 규제하기보다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교수는 “가상화폐를 근거가 없는 버블로 몰고 가는데 돈의 진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금융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분야이니 판이 흔들릴 때 새로운 기회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아시아 금융허브를 꿈꿨지만 일본, 싱가포르, 홍콩과 비교해 성과가 없었던 한국이다. 반면 가상화폐는 세계 3위라는 막대한 거래량을 바탕으로 이 산업에서 패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길 수 있다. 이 교수는 “오히려 가상화폐 상장(ICO)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 가상화폐 관련 기술을 터득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의 피해 우려가 있으니 규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만 가격 변동성이 심하니 규제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가상화폐는 제도권 안에 있지 않아 불완전 판매가 있을 수 있으니 제도권 아래 두고 투자성향 등도 고려해 투자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조언이다.

 

 

“가상화폐 관련 기술 터득하는 기회 삼아야”

 

발전시키는 것과는 별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의는 매번 요구된다. 홍 교수는 “가상화폐 투기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가상화폐 자체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 개의 비트코인을 벌었다고 말하지 않고 통용되는 원화로 대신 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비트코인 자체의 가치를 아직 인정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은 아직 원화나 달러 등 기존 화폐로 바꿨을 때만 수익이 의미가 있다.

 

홍 교수는 “한탕주의 열풍은 언젠가는 꺼질 것”이라며 “시장에 투기성 자금은 무한하지 않다”고 말했다.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버블이 어느 날 시장에 튤립 구근 거래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꺼진 것처럼 가상화폐도 언젠가 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사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거품이 사리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때 고평가된 가상화폐를 들고 있는 최후의 투자자들은 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 된다. 홍 교수는 “버블이 꺼져도 아마존처럼 남는 회사들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동시에 돈을 잃은 평범한 서민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 가상화폐가 흙수저들의 탈출구가 맞느냐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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