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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위 혁신안에 직접민주주의 처음 도입했다”

[인터뷰] 민주당 정당발전위원장 마친 ‘문재인 호위무사’ 최재성 前 의원

김지영 기자·박소정 인턴기자 ㅣ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6(Tue) 14:30:00 | 1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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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친 1월11일 오전 국회 부근 호텔 커피숍에서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문재인 호위무사’로 불리는 그의 얼굴빛에 피로의 더께가 씌워 있었다. 2017년 12월12일까지 4개월 동안 이끌었던 민주당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 위원장 명패를 내려놓은 지 불과 열흘 정도 지난 뒤였다. 그는 2004년 총선 때 경기 남양주 갑에 출마해 처음 국회에 입성, 18·19대까지 내리 3선 관록을 쌓았다.

 

‘문재인 복심’으로 떠오른 시점은 2015년쯤이다. 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20대 총선기획단장을 겸임하는 사무총장에 그를 임명하면서였다. 이에 대한 비주류 측 반발이 이어지자 그해 12월, 그는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 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문 대표는 만류했지만 그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2017년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본부 제1실장으로 ‘주군’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주군’은 청와대에 입성하며 그와의 동행을 바랐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에 남았다. 그는 “다 청와대 가고, 장관으로 가면 당은 누가 지키느냐”고 말한다.

 

그렇게 당에 남아 자신이 제안한 정발위를 이끌었다. 최 전 의원은 전략적 마인드를 갖춘 지략가로도 통한다. 시사저널과 만난 1월11일, 그가 피곤한 기색을 보인 사연이 있었다. 정발위 위원장을 마친 후 베트남에 갔다가 이날 오전 막 귀국했던 것이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 학살 지역인 다낭(Da Nang) 인근으로 ‘학살 피해자들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했다. 무슨 봉사활동인지 꼬치꼬치 캐묻는 취재진에 손사래 치며 난색을 표했다. 다만 현역 의원 시절부터 쭉 해 왔다고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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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을 많이 알려서 같이하면 좋지 않나.

 

“아이, 됐다. 괜히 얘기했네. 알리긴 뭘 알리나. 알려봤자 소득이 없다.”

 

 

요즘도 바쁘게 지내는 것 같다.

 

“안 바쁘다. 근황이랄 게 뭐 있나. 알릴 일이 아니니까. 요리를 많이 하고 있다. (한 언론에서) 재작년 총선 끝나고 ‘뭐해요’라고 물어서 ‘아이스크림이나 할까’ 했는데 그걸 기사로 썼더라. 턱도 없는 얘기다. 농담도 하면 안 되겠더라. 지금 따로 하는 것도 없다.”

 

 

4개월 동안의 정발위 활동은 어땠나.

 

“정발위가 굉장히 방대하다. 당 혁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내용들은 거의 다 (혁신안에) 담아 놨다. 당헌·당규 조문까지. 미세 조정해야 할 부분들도 있고, 당에서 살펴보다가 의견을 나눠야 될 부분들도 있다. 일단 최고위를 통과한 상태다. 당무위와 중앙위까지 의결하는 과정에 조금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29일 최고위원회에서 정발위 혁신안 중 일부가 수정 의결된 것과 관련해 “미완성의 의결”이라고 얘기했는데.

 

“모든 혁신안, 모든 일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그런 의미도 하나 있고 양으로 따지면 5% 정도 의결이 안 된 게 있다. 아쉬움이 있지만 그게 핵심적인 건 아니다. 또 하나는 중앙위까지 통과해야 제도로서 완결이니까, 최고위 의결로 완성되는 게 아니니까.”

 

 

정발위 성과로 무엇이 있나.

 

“완전히 종목이 다른, 성질이 다른 혁신안이다. 당의 구조개혁, 시스템 개혁을 처음으로 했던 거다. 선거에서 지거나 선거를 앞두고 하는 기존의 보여주기식 혁신하곤 다르다. 보여주기식 혁신이 아니고 구조적·본질적 혁신으로 방향을 잡았다. 두 번째론 국내외 정당사(史)·문명사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혁신이다. 사람, 지도자나 당 대표, 지도부의 선의에 기대지 않는, 구조화 시스템으로 정당을 혁신해나가기 위한 전방위적 혁신안이다. 당원들의 자기결정권, 당원주권시대 등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 (형태로 나아가기 위해서) 이번에 분명히 했다. 그다음 하나는 직접민주주의를 처음 도입했다는 것이다. 주요 당헌, 강령, 정당의 합당·해산, 공천 규정 등 이번에 정하는 규정을 바꾸려면 전(全) 당원 50%와 전 대의원 50% 동의가 있어야 한다. ‘상설국민선거인단’을 만들었다. 입·탈당 자유로운 당원제도를 도입해 일반당원하고 사실상 구분을 없앴다.”

 

 

문재인, 최재성의 총선 불출마 만류

 

권리당원들의 불만이 있지 않을까.

 

“일반당원, 권리당원 체제를 입·탈당이 자유로운 국민당원, 일반당원, 권리당원, 평생당원인 백년당원, 이렇게 당원제도를 두 단계에서 네 유형으로 바꾼 거다. 국민들에게 문턱을 낮춰서 정책 결정이나 선거 과정에 그때그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영화 《1987》은 봤나. (최 전 의원은) 386 정치인이기도 한데, 1987년 뭘 했나.

 

“영화는 아직 못 봤다. 난 1986년부터 집시법으로 수배 중이었다. 87년엔 ‘독재타도 호헌철폐 위한 애국학생회 동국대학교 의장’으로 있었다.”

 

 

동국대 총학생회장도 하지 않았나.

 

“그건 88년도다.” 

 

 

2015년 12월17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진짜 이유는 뭔가.

 

“2015년 12월13일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고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또 순차적으로 영입이 됐다. 내가 불출마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그래도 국민들과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조금 다르다’ 이런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또 하나는 당시 내가 당 총무본부장(사무총장)으로 공천이나 선거를 핵심적으로 치러야 될 그런 역할을 맡았다. 야권 분열 과정에서 총선을 이기기 위해선 그 핵심적 역할을 해야 될 내가 먼저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땐 절실했다.”

 

 

문재인 대표는 당시 뭐라고 했나.

 

“문 대표는 그런 방식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에 대해 ‘꼭 그렇게 해야 하느냐’고 만류했다.”

 

 

일본 체류 중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 총선 때 최재성 전 의원과 함께 인재 영입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양 전 비서관은 최근 한겨레 인터뷰에서 ‘2016년 총선 6개월 전부터 영입 1호부터 마지막까지 40명 정도를 영입했다. 40명을 영입하려면 400명을 접촉해야 하고 최소한 800명의 리스트가 필요하다. 이름 들으면 알 만한 분들은 내가 맡고 파격적인 인물 발탁은 최재성 전 의원이 맡았다’고 말했다.)

 

“(인재 영입) 분담은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한 거다. 양비(양 전 비서관)는 그렇게 생각했는지 몰라도 특별히 역할을 나눈 건 아니다. 내가 (인재) 수집하고 마지막 꼭지 따고…. 누가 (인재를) 접촉했든 간에 내가 마지막에 (정리) 했다.”

 

 

당시 인재 영입 기준이 있었나.

 

“세상이 바뀐 것처럼 인재 수혈·충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유명한 사람, 시민사회 사람, 개인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 이렇게만 가면 국민이 반응하지 않는다. 그게 처음 바뀐 게 문재인 대표 시절이다. 과거에 대표성과 그 분야 전문성, 이런 분들이 영입됐다면, 문재인 대표 시절 영입은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온 잘난 사람들은 별로 소구력이 없다. 국민들이 집에서, 목욕탕에서, 미장원에서 영입 대상자들 얘기 들었을 때 ‘다르지 않다,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 그래서 ‘공감’이 키워드였다. 그 콘셉트를 제안했던 훌륭한 사무총장(최 전 의원 본인)이 있었다(웃음).”

 

 

“수도권 보궐선거 출마 고려…당의 결정 중요” 

 

향후 거취와 관련해 경기지사 선거나 서울 송파 을 보궐선거, 당 대표 경선 출마 등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름 고민하고 있다. 난 생각을 완전히 바꾼 사람이다. 과거의 정치패턴이나 결정 과정, 정치 방식으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선은 ‘목적하지 않는 정치’를 하려 한다. 도지사, 원내대표 등 무엇을 해야겠다고 딱 목적 정하고 거기에 꿰맞추는 정치를 하면, 옛날엔 그걸 권력의지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물불 가려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에 정치 입문할 때 대통령 되려고 했나? 아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했나? 그러지 않았다. 그랬던 분이 어떻게 대통령이 됐나. 2012년에 국회의원 출마하면서 그야말로 운명으로 받아들이신 거다. 그 뒤로는 열심히 했다. 목적하지 않는 정치인이다. 권력의지 없는 사람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했던 거는 벌써 20년 전 얘기다.”

 

 

선거가 불과 5개월 남았는데 본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얼마 전 언론에 내가 송파 을 보궐선거 출마한다고 보도됐다. 하지도 않은 말이 나와서 댓글 많은 뉴스가 됐다. 그건 좋은 자세 아니다. 보궐선거라는 게 그때그때마다 크기도 다르고 의미도 영향도 다르다. 이번 보궐선거는 이 정권 초기, 20대 국회 첫 보궐선거다.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지지만, 지방선거보다 정치적 의미는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10여 곳에서 치러진다면 규모도 규모지만, 시기와 치러지는 방식이 역대급이다. 그런데 우선 보궐선거 지역구가 확정돼야 한다. 둘째 저쪽(야권)의 선수 풀(출마자들)이 어떤지 가늠돼야 한다. 우리 쪽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없으면 영입해야 한다. 이런 걸 하나도 검토 안 하고 ‘나는 어디 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건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이번 보궐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다. 홍준표·안철수 대표 전부 의원이 아니지 않은가. 당이 지방선거와 별도로 이길 수 있는 대진표를 짜야 한다.”

 

 

아무래도 연고가 있는 수도권에서 보궐선거 출마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상식적으론 내가 수도권 출신(경기도 가평 출생, 경기 남양주 갑 3선 의원)이니까 수도권에서 출마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그것을 부인하진 않겠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선당후사(先黨後私) 자세로 보궐선거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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