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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정부 매 맞을 수록 오히려 쑥쑥 컸다

최근 1년 간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책’과 비트코인 시세 상관관계 조사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7(Wed)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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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도 비트코인만큼은 어쩌지 못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경고가 지난해부터 계속됐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순간 출렁거렸을 뿐, 장기적으론 꾸준히 올랐다. 다만 최근 들어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경고 수위를 높이자 다시 하락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시사저널은 최근 1년 동안 금융당국이나 그 관계자들이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과, 그 날 비트코인 1코인(BTC)당 시세가 어떻게 바뀌었는지의 상관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시세는 빗썸 거래소 마감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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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는 정부와 쫓기는 비트코인, 그 승자는?

 

우선 지난해 1월11일, 기획재정부가 “비트코인으로 해외 송금업을 한 핀테크 업체들은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자 비트코인 가격이 99만7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가격인 111만3000원에 비해 10.4%(11만 6000원) 떨어졌다. 

 

이후 비트코인은 그 해 5월 초에 200만원을 넘겼다. 5월 말엔 300만원을 돌파했다. 이때 금융감독원이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6월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상통화는 법정통화가 아니다” “가치가 급변해 막대한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 등의 내용을 당부했기 때문. 그러나 비트코인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었다. 이 날 비트코인 가격은 343만5000원, 전 날엔 343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번엔 국회가 나섰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8월1일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정과 이용자 보호책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날 비트코인은 304만1000원으로, 전 날 310만7000원에서 2.1%(6만 6000원)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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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까지 나섰는데…작년 1월 99만원서 10개월 뒤 1000만원 돌파

 

주춤했지만 가격은 곧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2일엔 505만1000원을 찍었다. 다음 날인 9월3일,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가상화폐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그러자 비트코인은 495만8000원으로 1.8%(9만 3000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역시 잠깐이었다. 

 

지난해 11월26일, 비트코인은 마감가 1012만원을 기록했다. 1000만원 선을 뚫은 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개장한 이래 처음이다. 다음 날인 11월27일엔 1095만5000원까지 올랐다. 곧 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28일 “가상통화 거래가 자금세탁의 새 통로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11월29일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상통화를 금융업으로 공식화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런데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은 더 뛰었다. 11월28일 1158만9000원을 기록하고, 11월29일 1305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3일 만에 29%가 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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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연이은 규제책에도 올 1월 역대 최고가 찍어

 

이후 △“가상통화는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며, 정부가 가치의 적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2017년 12월4일 금융위TF) △“비트코인과 관련해 거래소를 인가한다든지, 선물거래를 도입하는 등 제도권 거래로 인정할 일은 절대 없을 것”(12월11일 최 위원장) △“정부가 곧 TF를 구성해 가상화폐 과세에 대해 본격 논의할 것”(12월17일 언론 보도) 등의 규제 관련 발언이나 소식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비트코인은 오를 따름이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12월4일 1340만1000원 △12월11일 1882만원 △12월17일 2209만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올해 들어 1월7일엔 역대 최고가를 달성했다. 이날 비트코인 마감가는 2504만3000원이었다. 

 

급기야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문을 닫아거는 방안까지 꺼내들었다. 1월8일 최 위원장은 “가상통화 취급업소 폐쇄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때서야 비트코인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1월11일) 이라고 밝히자, 이 날 오후 2시 비트코인은 1780만원까지 내려앉았다. 

 

 

‘거래소 폐쇄’ 언급에 중국발 규제까지 겹치자 폭락

 

하지만 강경 발언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 장관이 규제책을 꺼내든 11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곧바로 “박 장관의 발언은 확정 사안이 아니다”라며 한발 뺀 것이다. 결국 이날 비트코인은 다시 올라 1949만5000원에 마감됐다. 15일엔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 “범정부 차원에서 협의와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며 말을 보탰다. 이날 비트코인은 종일 1900만원 선을 유지했다. 

 

우리 정부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초강수를 둔 건 중국이었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빌려 “중국이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로이터는 “판궁성(潘功勝) 중국인민은행 부행장이 ‘가상화폐 거래를 지속적으로 금지하고 그로 인한 시장의 리스크도 막아야 한다’고 당국에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에 국내시장도 반응했다. 비트코인은 16일 오전 5시(1938만9000원)를 기점으로 17일 오전 8시(1449만 2000원)까지 25.2% 곤두박질쳤다. 한때 비트코인 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은 막강했다. 2016년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0% 이상이 위안화로 이뤄졌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거래소가 폐쇄된 이후, 중국에서 비트코인 거래는 주로 개인 간 거래(P2P)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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