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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반복되는 대형 화재 앞에 또 다시 질식당한 '국민안전'

"국민 안전 지킬 것" 발표 사흘 만에 또 다시 대형 참사…고개 숙인 정부

이민우 기자 ㅣ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8.01.27(Sat) 1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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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6일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대형 인명 피해가 났다. 이날 화재로 37명이 목숨을 잃는 등 18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직의사 1명, 간호사 1명 등 직원 3명도 목숨을 잃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의 목숨이 희생된 지 36일 만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 화재가 발생한 1층 응급실 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안내 데스크 뒤 탈의실에서 처음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연기 발생 약 10초 만에 검은 농연(濃煙)이 응급실 내부 전체를 뒤덮었다. 중앙계단을 통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퍼졌다. 입원실의 매트리스와 담요, 의료 장비가 불쏘시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1층 천장에 부착돼 있던 5㎝ 두께의 스티로폼 단열재도 유독가스 배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불이 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9시30분쯤 큰 불길은 잡혔지만,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퍼진 연기로 인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37명이 사망하고 151명(중상 7명·경상 144명, 27일 12시 집계 기준​)이 부상을 당했다. 다만 중환자 2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상자들은 현재 인근 14개 병원에 분산돼 치료 중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병원 중환자실 환자와 70대 거동불편 노인 환자들로 파악됐다. 숨진 희생자 대부분이 연기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소방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25명이 사망해 있었다”고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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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없어 피해 키웠다”

 

화재 당시 세종병원과 세종병원 뒤편에 위치한 세종요양병원에는 총 194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환자는 세종병원 100명, 요양병원 94명으로 파악됐다. 사망자는 세종병원 1층과 2층에서 속출했다. 화재 당시 탈출한 2명의 응급실 간호사들은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응급실 안쪽에서 불이 나 ‘불이야’라고 외치며 탈출했다”고 전했다. 화재 당시 병원에는 2층 16명, 3층 28명, 5층 21명, 6층 35명 등 총 100명이 입원해 있었다. 다행히 뒤편의 요양병원에는 불이 옮겨 붙지 않아 이곳에 머물던 환자들은 대부분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사고 당시 두 건물 모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밀양 세종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남소방청 관계자도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대상이 아니었다”며 “자동화재탐지설비 설치 대상 병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재탐지설비는 화재 발생 시 발생하는 열·연기 등을 화재감지기가 자동 감지해 경보음이 울리는 시스템이다. 손경철 세종병원 이사장은 “세종병원은 스크링클러 의무 설치 면적이 안 돼 없었다”며 “소방점검도 꾸준히 받아왔고, 응급실에 소화기가 법령대로 비치돼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현행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근린생활시설은 연면적 5000㎡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일 때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건축법상 1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 세종병원은 연면적이 1489㎡로 이 기준에 미달해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 건물이 아니었다. 수용인원도 496명으로 기준에 못 미친다. 업종과 상관없이 건물이 11층 이상인 경우도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야 하는데, 세종병원은 5층 건물이어서 이 또한 해당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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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요양병원 화재 이후 빨리 움직였더라면…

 

정부는 지난 2014년 장성 요양병원 화재 이후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에 대한 소방시설을 강화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2014년 5월28일 전남 장성군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2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치매 입원환자였던 김아무개씨(82)가 병동에 들어가 라이터로 침구류에 불을 붙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부랴부랴 법을 개정해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 등을 바꾼 것이다.

 

개정된 법률은 새로 짓는 요양병원의 경우 바닥 면적이 600㎡ 이상이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또 법률을 소급 적용해 기존 요양병원도 올 6월30일까지 설치를 완료하도록 했다. 유예기간이 좀 더 짧았더라면 세종병원에도 스프링클러가 설치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병원의 위기관리 미흡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보건복지부가 2014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에게 제출한 ‘17개 국공립 및 민간 의료기관 안전점검 실시결과’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병원의 환자대피 계획, 위기단계별 조치사항 등 위기관리 매뉴얼 관리는 미흡했다. 의료기관별로 주기적인 소방점검 및 정전 대비 시설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비상계단 대피로를 확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피난 대비 시설과 신호 유도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화재 대피장소에 호흡기구를 비치하지 않는 등 화재 발생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직원들의 이직이 잦은데도 불구하고, 모의 소방훈련과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위기 발생 때 직원 개인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등 총체적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 지 약 3년이 지났으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분위기다. 스프링클러 설치 소급적용 기간이 조금 더 빨랐더라면, 병원의 위기관리 매뉴얼이 조금 더 철저히 관리됐더라면 대형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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