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로맨티스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슈서방’ 된다
  • 이민우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29 11:24
  • 호수 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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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그것은 사랑입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한국인 김소연씨와 열애 중이라는 독일 언론의 보도에 대해 공식 인정하면서 한 말이다. 두 사람은 통역관으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뢰더 전 총리는 “올해 안에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의 평범한 부부처럼 살겠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요청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차 한국을 찾은 슈뢰더 전 총리는 1월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씨와의 결혼 계획을 밝히면서 “결혼 후 ‘여생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내겠다”고 밝혔다.

 

1월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김소연 대표와의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이날 슈뢰더 전 총리는 로맨티스트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햄릿》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학문, 논리철학 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며 “한국에서 여생의 절반을 보내겠다는 결정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운명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5년 열린 국제경영자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현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인 김씨는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을 맡아왔다.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해 슈뢰더 전 총리와 이혼 소송 중인 전 부인 도리스 슈뢰더 쾨프 사회민주당(SPD)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슈뢰더 전 총리와 김씨는 이후 독일 언론을 통해 연인 관계임을 인정했다.

 

양측은 이미 가족 상견례를 마쳤으며 결혼 후에는 슈뢰더 전 총리의 집이 있는 독일 베를린과 하노버, 그리고 서울을 오가며 살 계획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문화와 예술, 미술에 관심이 많아 지방에 있는 유적을 둘러보며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알아가고 싶다”며 “아직 한국어는 못하지만 열심히 배워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슈뢰더 전 총리는 자신의 정치 인생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독일에서 25년 이상 정치인으로 살았고 그 삶은 마무리된 것 같다”며 “한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로 지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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