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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性권력을 향한 외침 "미투" 앞에 성역은 없다

서지현 검사가 촉발한 직장내 성희롱 폭로 SNS 타고 확산

김경민 기자 ㅣ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1(Thu) 13: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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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현직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이 한국 사회를 흔들고 있다. 1월29일 서지현 검사가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고백한 이후, 피해자가 직접 자신이 겪은 성차별적 문화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이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영화계에서 시작된 미투 캠페인이 태평양을 넘어 한국사회 권력의 심장부를 겨냥하고 있다. 

 

미투 캠페인은 태생적으로 힘든 싸움이다. 가정 내에서 혹은 사회생활 속에서 무차별적 성폭력의 대상이 돼왔던 이들이 ‘나도 그랬어’라는 경험의 공감대 속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순종적으로 따라와던 집합질서에 대해 ‘거부의 혁명’을 시작한 셈이다. 약자들의 연대이자, 달걀로 바위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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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고백자와 그에 대한 ‘지지’가 만드는 연대

 

미투 캠페인에서 ‘최초 고백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랜 시간 타의 혹은 자의에 의해 묵인되고 억압돼오던 목소리에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다. 

 

2018년 1월 말, 한국에서 본격화된 미투 움직임에도 최초 고백자가 있었다. 대중 앞에 나선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와 같은 이들이다. 서 검사는 2010년10월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아무개 검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으며, 이로 인한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서 검사를 추행했던 안아무개 검사는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사건을 은폐하려던 이는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 검사 역시 공개적인 ‘미투’를 선언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1월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자기 고백의 글을 올린 그는 “그냥 조용히 나 혼자 검찰을 나가면 되지 않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시작부터 승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이 싸움이 더욱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이 움직임이 사회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점 때문이다. 변화는 최초 고백자와 그를 지지하는 연대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3년 전, 한 유부남 직장 선배의 지속적인 성희롱을 참지 못해 결국 퇴사했다는 이아무개씨(35)는 최근 서지현 검사의 고백에 힘입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 자신의 ‘미투’ 경험을 올렸다. 그는 “당시 직장동료들마저 나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을 보고, 가족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내가 당한 일들을 말하지 못했다”며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를 보고 ‘나도 미투할까’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럿이 목소리를 합치면 우리 사회에 당연한 듯 퍼져 있는 부당한 성권력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어떻게든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공론화시킨 서 검사의 용기가 빛바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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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고백으로 시작해 결국 기득권을 흔들고 권력의 교체까지 이끌어낸 미투의 힘. 이를 인정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7년 ‘올해의 인물’로 ‘침묵을 깬 사람들’을 선정한 바 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미투(#MeToo) 캠페인’ 당사자들을 포함한 이들이다. 집합적 분노로 최고경영자를 쫓아내고, 실력자를 쓰러뜨렸으며, 유명인의 명성을 떨어뜨렸다는 게 선정 이유였다. 

 

한편, 검찰발 미투 열풍은 대학가, 일반 기업 등으로 번지며 확산되고 있다. 이날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안태근 성추행사건 철저히 조사를 바란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특검이 나서서 성희롱 사건을 수사해달라”는 청원글이 100건 넘게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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