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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투수가 꿈꾸는 '코리안 드림'…KBO 산업화 시동

기량에 외모까지 상품성 갖춘 왕웨이중, NC行에 대한 기대와 과제

손윤 야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4(Sun) 10:00:00 | 1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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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BO리그에서는 대만 국적의 선수를 볼 수 있을 듯하다. NC가 대만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밀워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한 왕웨이중을 영입할 것이 거의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1월19일 대만 야구 소식을 전하는 CPBL 스탯을 통해 그의 영입 소식이 처음 알려졌다. 이후 NC 구단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이지만 구단 관계자는 “절차상 다소 늦어질 뿐 영입 자체는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한다.

 

 

왕웨이중, 美 밀워키 산하 마이너리그서 활약

 

지금까지 KBO리그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선수가 활약해 왔다. 주로 미국과 캐나다, 중남미 선수를 영입하는 가운데, 일본인 선수를 비롯해 릭 밴덴헐크(네덜란드) 등 유럽 선수도 KBO리그를 밟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순수한(?) 대만 선수가 KBO리그 유니폼을 입은 적은 없다. 굳이 ‘순수한’이라는 말을 붙인 데는 이유가 있다. 과거 KBO리그에서 대만 국적 선수가 활약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KIA(해태 포함)와 LG에서 활약한 소소경 투수가 그 주인공. 다만 소소경은 화교로 대만 국적을 가지고 있을 뿐 한국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다녔다. 즉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어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을 뿐, 한국인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 프로야구만이 아니라 한국 야구계에서 뛴 최초의 순수한 대만 선수는 프로야구가 아닌 실업야구에 있었다. 1980년대 쉬셩밍(등록명 서생명)이 실업야구 최강팀인 한국화장품에서 주축 투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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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무대에 국적의 다양성을 줄 왕웨이중의 기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제구력은 다소 가다듬을 필요가 있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잠재력이 풍부한 투수”라고 평가했다. 미국 통계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빠른 공 평균구속은 94.1마일(시속 약 151km)이었다. 여기에 싱커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던진다. 다만 이 구속은 불펜에서 던진 것이므로 선발로는 평균 145km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에서도 불펜으로 활약했지만, 2016년까지는 주로 선발로 나온 만큼 선발을 맡아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의 영입이 알려지면서 야구팬 사이에서는 그의 잘생긴 외모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야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그의 기량뿐만 아니라 상품성에 주목하는 이도 적지 않다. 다만 앞선 NC 구단 관계자는 “상품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기량만으로 평가한 영입”이라며 확대 해석에는 손사래를 쳤다. 그렇다고 해도 그의 영입에 따른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모기업인 NC소프트는 지난해 12월 대만에 모바일게임 ‘리니지M’을 출시했다. 왕웨이중이 기대한 활약을 펼칠 경우 대만에서 NC소프트 게임들에 대한 관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왕웨이중이 광고 모델로 나설 경우 그 파급효과는 더더욱 클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과거 박찬호 선수가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재미교포가 야구장을 찾은 것처럼 화교가 프로야구에 관심을 더 쏟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는 약 2만 명의 화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들이 왕웨이중과 그 소속팀인 NC를 응원하겠지만, NC의 원정 경기에도 야구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다른 구단도 관중 증가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중 900만 시대라는 새로운 목표를 내건 KBO에는 크든 작든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KBO리그의 산업화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중계권을 사들이는 ‘구매자’였지만, 왕웨이중의 활약에 따라서는 대만에 중계권을 파는 ‘판매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도 적지 않다. 다만 왕웨이중을 통한 중계권 판매라는 단기 효과가 아닌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KBO리그에서 산업화가 화두로 제기되고 있지만, 중계권료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는 만큼 구단 수익 증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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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중계권 ‘구매자’에서 ‘판매자’로

 

그런 점에서 선수 판매는 구단 수익 증대를 꾀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서 선수 판매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이나 박병호 등과 같이 잠재력 있는 젊은 외국인 선수를 육성해 이적금을 챙기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어린 외국인 선수 육성은 구단이 외국인 선수에게 들이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최근 외국인 선수의 경우 계약금과 연봉 등이 크게 오르고 있으며, 이적료만 100만 달러를 준 선수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어린 선수 육성은 그만큼 실패할 위험성도 있지만, 계약금과 연봉 등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이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인원수 제한이 철폐돼야 한다(현재 3명 보유). 물론 선수협과의 이해관계도 있는 만큼 1군 무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인원은 현재처럼 3명으로 하더라도, 퓨처스 등 팜에서는 인원수 제한 없이 뛸 수 있게끔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본 프로야구는 외국 선수가 1군에서는 4명만 뛸 수 있지만, 보유 선수에는 인원수 제한이 없다. 그래서 중남미를 비롯한 대만 등의 젊은 선수를 영입해 육성하는 구단이 적지 않다. 최근 일본 구단들은 이러한 경향을 더더욱 강화해 호주 등으로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그런 만큼 KBO리그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외 시장에 관심을 돌릴 때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물론 외국인 선수와 관련해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선수협과 KBO의 대화를 통한 긴밀한 협조도 필요하다.

 

결국 KBO리그를 밟는 왕웨이중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의 성적만은 아니다. 그는 KBO리그, 또 구단들이 얼마만큼 산업화에 관심을 쏟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또한 선수협의 협조를 끌어낼 필요가 있는 만큼 정운찬 총재 시대의 ‘KBO 행정력’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야구를 ‘비즈니스적’으로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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